전세 75억 사상 최고가 경신...강남 아닌 이 동네
전세 75억 사상 최고가 경신...강남 아닌 이 동네

서울에서 웬만한 직장인 연봉을 아파트 월세로 내는 사례가 나왔다.
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서울 강남구 PH129(더펜트하우스 청담) 전용면적 273.96㎡ 6층의 임대차 계약이 보증금 4억원, 월세 4000만원에 체결됐다. 이는 작년 7월30일 서울 성동구 아크로포레스트 전용 264.546㎡가 기록했던 월세 최고 기록(2700만원)을 뛰어넘는 역대 최고가다. 아크로포레스트는 보증금이 20억원으로 PH129보다 16억원 높다. 하지만 보통 보증금 1억원을 월세 30만~40만원으로 환산하기 때문에 16억원을 월세로 환산해도 최대 640만원. 아크로포레스트의 보증금을 4억원으로 환산했을 때의 월세(3340만원)도 PH129보다 660만원 낮다.
◇ 월세도 4000만원 사상 최고치… 웬만한 1년치 연봉을 한달 월세로
이번에 계약된 PH129의 월세는 전국에서 가장 아파트 월세가 비싼 서울 강남구 평균 월세가격(약 250만원)의 16배에 달한다. PH129는 현대건설이 청담동 엘루이호텔 부지에 지하 6층~지상 20층, 29가구 규모로 지은 고급 주택이다. 유명 연예인과 일타 강사 등이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거래된 전용 273㎡ 6층의 올해 공시가격은 74억3100만원이고 네이버부동산에 등록된 동일 면적의 매도 호가(呼價)는 최소 90억원(저층)에서 최고 150억원에 달한다. 강남에서 영업중인 한 공인중개사는 “초고가 월세는 주로 목돈을 묵혀두기 싫어하는 사업가나 고소득 전문직이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지난달 전세 시장에서도 최고가 기록이 나왔다. 성동구 갤러리아포레 전용 272.21㎡는 지난달 5일 75억원(44층)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지난해 2월19일 강남구 브르넨청담 전용 219.96㎡의 보증금(71억원)보다 4억원 높다.
한편, 올해 8월부터 계약갱신청구권(2+2년)을 한 차례 사용해 인상률 상한선(5%)이 풀리는 전·월세 매물이 시장에 늘어나면서 임대차 시장이 불안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임차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신규 전·월세 계약의 가격 상승률도 제한하는 등 추가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