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가 핀란드·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반대하는 이유

스웨덴과 핀란드가 18일(현지시간) 서방의 군사 동맹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공식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터키가 두 나라의 가입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군사적 비동맹 중립 노선을 지켜온 스웨덴과 핀란드이지만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및 러시아와의 지리적 근접성을 계기로 안보에 위협을 느끼면서 급격히 방향을 전환했다.
그러나 곧이어 NATO 회원국인 터키의 반대에 부딪혔다.
쿠르드족의 분리독립을 외치는 '쿠르드노동자당(PKK)' 등 터키와 인근 지역에서 활동하는 무장단체에 대한 스웨덴과 핀란드의 옹호적인 태도를 문제 삼았다.
터키는 이들 단체를 자국의 안보 위협 세력으로 여기며 반목을 거듭하고 있다.
NATO 규정에 따르면 기존 30개 회원국의 만장일치가 있어야만 신규 회원국으로 가입할 수 있다.
그렇다면 터키가 반대하는 배경은 무엇이며, 이번 갈등이 외교적으로 해결될 가능성은 없을까?

터키가 반대하는 이유
지난 1952년 NATO에 가입한 터키는 전통적으로 NATO의 '열린 문'(확장) 정책을 지지해왔다. 앞선 1999년과 2004년 러시아와 가까운 동유럽 국가들의 NATO 가입을 통한 NATO의 동진에도 반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터키가 테러단체로 지정한 PKK와 그 분파로 여기는 '인민수비대(YPG)'에 맞서 벌여온 전쟁을 이들 북유럽 국가가 지지하지 않는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PKK는 또한 유럽연합(EU), 미국, 영국 등이 '테러 조직'으로 지정한 단체다.
그러나 그 분파인 YPG는 시리아 북부에서 이슬람국가(IS)에 맞서 싸우는 미국 주도 연합군의 주요 파트너다.
터키 당국은 스웨덴과 핀란드 모두 PKK 조직원을 숨겨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스웨덴과 핀란드는 지난 2019년 터키가 시리아 북부에서 YPG를 겨냥한 군사 공세를 벌이자 무기 금수 조치에 동참하기도 했다.
터키 외교관 출신이자 벨기에 브뤼셀의 비영리단체 '카네기 유럽'의 객원 연구원인 시난 울겐은 핀란드와 스웨덴의 합류 전 터키의 "합법적인 우려 사항"이 해결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울겐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터키에는 특히 스웨덴의 입장과 관련해 몇 가지 정당한 우려 사안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우려에는 PKK와 그 관련 조직들의 활동에 대한 스웨덴의 입장 및 터키가 PKK의 시리아 분파로 보는 'PYD(민주동맹당)'에 대한 스웨덴의 지지가 포함됩니다."
또한 터키는 스웨덴과 핀란드 정부가 "테러범으로 의심되는" 인물 각각 21명, 12명의 인도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울겐은 "지난 수년간 터키 측에서 내놓은 여러 가지 요구 사항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있다. 그리고 이제 터키는 스웨덴이 NATO에 동참하길 원하는 만큼, 이에 조건을 붙일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