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0억원 돈다발 들고 튀더니… 국민 버린 아프간 대통령의 초호화 생활
2100억원 돈다발 들고 튀더니… 국민 버린 아프간 대통령의 초호화 생활

탈레반이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을 점령하자 국민을 버리고 해외로 도주한 아슈라프 가니(73) 전 대통령과 일부 고위 관료들이 최근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호화로운 삶을 누리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 시각) 가니 전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이 미국과 유럽, 중동의 고급 맨션과 특급 호텔에 체류 중이라고 보도했다. 또 아프간 내 자산을 해외로 쉽게 옮기기 위해 외국 시민권을 보유하고 있다고도 했다. 일부는 탈레반 집권 이전부터 외국의 고가 부동산을 사들이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2019년 재선에 성공해 아프간을 이끌던 가니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아프간을 탈출한 이후 지금까지 아랍에미리트(UAE)에 머물고 있다. 처음 수개월은 아부다비의 5성급 호텔 생활을 했으나 현재는 UAE가 제공한 개인 저택을 거주지로 삼고 있다.
앞서 그는 아프간을 떠나면서 1억6900만 달러(약 2174억원)에 달하는 현금다발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주아프간 러시아 대사관 대변인은 언론을 통해 “정부가 붕괴할 때 가니 대통령은 돈으로 가득한 차 4대와 함께 탈출했다”며 “돈을 (탈출용) 헬기에 실으려 했는데 다 들어가지 않아 일부는 활주로에 남겨둬야 했다”고 주장했었다.

이후 가니 전 대통령은 뒤늦게 페이스북에 성명문을 발표하고 대규모 학살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떠난 것이라는 취지의 해명을 했다. 돈다발 의혹에는 “근거 없는 주장이고 거짓말이다. UAE 공항에 도착할 때 난 빈손이었다”며 “대통령이 국민을 팔아넘기고 자신의 목숨과 이익을 위해 도피했다는 말을 믿지 말라”고 반박했다.
가니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함둘라 모히브 전 국가안보 보좌관도 미국에 정착해 살고 있다. 플로리다 해변에 위치한 침실 4개짜리 저택을 소유한 상태다. 또 그의 부인 역시 워싱턴 DC에 수익용 부동산을 소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모히브 전 보좌관은 “내 이름으로 된 부동산은 전 세계 어느 곳에도 없다”며 부인하고 있다.
재무장관 출신인 에클릴 하키미도 캘리포니아에 최소 10개 이상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그는 장관 재직 시절부터 해당 지역의 건물을 사들였다. 전체 부동산 가치는 1000만 달러(약 128억원)에 달하며, 이중에는 250만 달러(약 32억원) 상당의 호화 주택도 포함됐다.
또 다른 재무장관 출신인 칼리드 파옌다는 워싱턴 DC 인근에 부동산 2개를 가지고 있다. 그는 100만 달러(약 12억8000만원)가 넘는 부동산을 구매하면서 전액을 현금으로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 압둘 라시드 도스툼 전 부통령은 터키의 고급 주택에 거주하고 있고, 무스타파 마스투르 전 경제장관은 두바이에 호화 아파트를 소유했다고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