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석 로비..' 성남시 호화 신청사 논란
입력 : 2009.11.05 10:08 / 수정 : 2009.11.05 10:09
연면적 7만4천452㎡에 건축비만 1천610억원
에스컬레이터, 의원개인사무실 설치
“컨벤션 센터 같은 확 트인 로비, 3층까지 오가는 에스컬레이터, 화강석과 대리석으로 덮인 바닥과 벽, 의원 개인 사무실..”오는 18일 개청식을 앞두고 사무실 이전이 한창 진행 중인 경기도 성남시 신청사가 지나치게 호화스럽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성남시의회 부의장은 “너무 호화롭게 지어 주민들 볼 면목이 없다”며 신청사로 가지 않고 혼자 옛 청사에 남아 “호화청사 건립에 대해 주민이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하라”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고, 민주당 성남시 위원회도 “호화청사를 시민에게 돌려주라”고 요구하고 있다.
◇ 스텔스 전투기 모양의 웅장한 청사 = 성남시 신청사는 건축비 1천610억원을 들여 여수동 국민임대주택 단지 주변 7만4천452㎡ 대지 위에 지하 2층, 지상 9층 규모로 지었다.
부지 매입비까지 포함하면 3천200억원이 넘는다.
건축 연면적은 국내 호화청사의 대명사로 불렸던 경기도 용인시청의 3만2천784㎡보다 4만1천525㎡가 넓다.
지난 2005년 완공한 광역자치단체인 전북도(6만2천여㎡)와 전남도(5만5천여㎡)보다 넓고 9만㎡ 규모로 짓는 서울시 신청사에도 규모 면에서 크게 뒤지지 않는다.
외형은 스텔스 전투기 모양을 본떠 6층 의회 건물(연면적 8천256㎡)이 머리 모양을 하고 날개와 몸통이 9층 시청사 본관을 이루고 있다.
컬러 복층 유리와 알루미늄 패널, 무반사 지붕 패널을 외부 마감재로 사용해 신청사에 들어가면 마치 고급 호텔이나 컨벤션 센터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1-3층은 시민공간으로 개방돼 600석 규모의 대강당, 민원 휴게실, 시정종합 홍보관, 대회의실, 문화강좌실, 열린도서관이 들어섰다.
청사 꼭대기인 9층에는 220㎡ 규모의 시장실을 비롯해 부시장실, 상황실이 들어섰다.
민주당 성남시 중원지역위원회는 신청사에 대해 “성남시 신청사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한국판 베르사유 궁전’이라는 별명을 얻었다”면서 “7만4천여㎡ 부지에 3천222억원을 들여 지은 신청사는 아무리 좋게 이해하려고 해도 지나치게 호화롭다”고 지적했다.
- ▲ 경기도 성남시가 중원구 여수동 새청사가 완공됨에 따라 23일부터 부서이전을 시작한다. 성남시 신청사는 건축비 1천610억원을 들여 7만4천452㎡ 대지 위에 지하 2층 지상 9층 규모로 지었다. 청사 외형은 스텔스 전투기 모양을 본떠 의회 건물이 머리 모양을 하고 날개와 몸통이 새 청사 본관을 이루고 있다.
로비 벽은 가로 90㎝ 세로 48㎝ 길이의 갈색 대리석으로 장식돼 있고 바닥은 가로 93㎝ 세로 45㎝의 회색 화강석으로 깔렸다.
4-6층에는 성남시의회 의원 35명에게 내 준 21.8-22.8㎡ 규모의 의원 개인사무실이 자리 잡고 있다. 이 안에는 컴퓨터, 4인용 소파, 냉장고, 책상, 32인치 벽걸이 텔레비전이 새로 설치됐다.
이 의원 개인 사무실은 연간 사용일수가 적어 활용도가 높지 않은데도 의원 모두에게 개인사무실을 주는 것은 과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또 러닝머신 등을 갖춘 체력단련실이 눈에 띄고 사무실마다 디지털 잠금장치가 달렸다.
의원 임기 4년 내 한번 열릴까 말까 한 윤리특별위원회의 사무실과 위원장실을 설치하고 인구증가로 앞으로 추가로 뽑힐 시의원을 위해 개인 사무실 10여개를 미리 만들어 놓았다.
시의회를 지나 시청 건물에 들어서면 컨벤션 센터나 공항, 대형 호텔에 들어선 것처럼 확 트인 로비가 눈에 들어온다. 420㎡ 크기의 농구코트보다 2.8배 넓은 면적이다.
로비에서 1-3층까지는 천장 없이 확 트인 복층 구조라 실제보다 훨씬 더 웅장해 보인다.
원통 모양의 커다란 안내 데스크 옆으로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돼 있어 3층까지 엘리베이터나 계단 없이도 오르내릴 수 있다.
시의회 로비처럼 1-3층 바닥은 회색 화강석으로 깔렸고 벽은 고동색 계통의 대리석으로 덮여 있다.
시청은 “대리석과 화강석의 설치비용을 밝힐 수는 없지만 일반 건물의 바닥과 벽 마감재와 비교해 크게 비싸지 않다”고 밝혔다.
또 층마다 민원인들이 쉴 수 있는 휴식공간이 만들어졌고 청사 중간마다 실내 정원이 조성됐다.
5일 신청사를 구경하러 왔다는 이모(54.여.수정구 거주)씨는 “크고 깨끗하게 잘 지었지만, 예산이 많이 들어간 것 같다”면서 “그 돈으로 나 같은 서민을 위해 좀 더 투자를 하지…. 이건 너무너무 호화스럽다”고 말했다.
성남시 관계자는 “1-3층은 주민 이용이 많아 엘리베이터만으로는 불편할 것 같아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했고, 바닥과 벽은 건물의 외형과 조화되게 일반 벽 마감재보다 조금 비싼 국산 화강석과 대리석으로 꾸몄다”면서 “50년, 100년을 보고 지은 건물이니만큼 너무 호화스러운 쪽으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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