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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제한속도 110㎞ 고속道를 80㎞로 달리는 광역버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제한속도 110㎞ 고속道를 80㎞로 달리는 광역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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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1.06.13 03:02 / 수정 : 2011.06.13 10:28

규제하라 - 차량흐름 막아 사고 위험
규제라니 - 속도 지키는데 뭐가 문제냐

지난 10일 오후 2시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서울 만남의 광장을 2㎞쯤 지난 지점. 고속버스들이 버스전용차로를 벗어나 2차로로 달리다 다시 버스차로로 돌아가는 곡예 운전을 하고 있었다. 시속 80㎞로 버스전용차로를 운행하는 서울역과 동탄신도시 간 광역버스가 시속 100㎞ 이상으로 달리는 고속버스들의 앞을 막고 있었기 때문이다.

전주·익산김포·인천공항을 운행하는 공항버스가 이 광역버스를 추월하기 위해 2차선으로 넘어섰다. 2차로를 달리던 중형 승용차는 공항버스를 피해 급히 3차로로 차선을 옮겼다가 공항버스가 광역버스 앞을 파고들어 추월한 뒤에야 다시 2차로로 돌아왔다.

5분 동안 4번이나 똑같은 광경이 되풀이됐다. 고속버스들이 광역버스 추월을 위해 2차선으로 넘어설 때마다 승용차 운전자들은 깜짝 놀라 갑자기 속도를 줄이거나 급하게 차선을 바꿨다. 한 운전자는 "고속버스가 전용차로로 계속 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가 갑자기 전용차로를 벗어나면 기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광역버스들이 시속 80~90㎞의 느린 속도로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를 달려 대형 사고 위험이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광역버스는 경기·대원·경남·용남고속 등의 업체에서 1200여 대에 달한다.

광역버스들은 승객 안전과 연료 절감을 이유로 시속 80~90㎞로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를 주행하고 있다. 한 광역버스 운전기사는 "회사에서 속도제한 장치를 해서 시속 90㎞를 넘으면 버스 내부에서 경보음이 울리고, 상황실에 과속으로 표시가 돼 속도를 더 낼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이 규정 속도(최저 50㎞, 최고 110㎞)를 위반하지 않는 만큼 규제할 방법이 없다는 주장과 이들 때문에 고속버스들이 무리하게 차로를 변경하는 만큼 이들의 속도를 고속버스에 맞추도록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저속 주행하는 광역버스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다. ID 'AK불영계곡'은 "오산행 고속버스를 탔는데 저속으로 운행하는 광역버스를 추월하려다 2차로에 있던 승용차가 브레이크를 밟아 버스 안의 짐이 다 떨어지고 추돌사고가 날 뻔했다"며 "광역버스 때문에 사고가 날 뻔한 게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했다. ID '5511'은 "특정회사 소속 광역버스가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를 저속으로 달리는 바람에 고속버스들이 곡예운전을 하고 있다"며 "고속버스가 오면 광역버스가 비켜주는 게 매너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경우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광역버스업계 관계자는 "고속버스들이 오면 우리가 비켜주고 있다. 승객 안전과 연료 절감을 위해 정당한 운행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속도로 버스전용차선에서 느리게 운행하는 광역버스 때문에 다른 차들이 줄줄이 밀려 이를 해결해 달라는 민원이 들어오고 있고, 불편을 끼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최저 속도(시속 50㎞) 이상으로 달리면 현행법상 문제는 없기 때문에 제재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찬반토론] 고속道를 80㎞로 달리는 광역버스, 규제해야 vs. 규제 못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