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는 1990년대 중반 ‘마로니에’라는 프로젝트를 주도하며 ‘칵테일 사랑’을
히트시킨 바 있었던 작곡가 겸 프로듀서 김선민이 1996년 이후 새롭게 주력한
프로 젝트로, 프로듀서 본인은 노출되지 않은 채 탁월한 가창력의 여성 보컬리스트를
솔로 가수처럼 전면에 앞세우는 방법으로 활동을 전개하였다. 초기 듣기 편한 발라드
위주의 음악성을 구사하던 이 프로젝트는, 이후 팝페라 기법을 적절히 차용하는 모습을
보이며 차별화를 꾀하기도 했다. 페이지의 첫 음반은 1996년에 발표되었으며,
이 음반의 머릿 곡은 ‘마지막 너를 보내며’였다. 당시 페이지의 보컬리스트였던
오현란은 이 음반 이후 솔로로 독립하였으며, 이후 그녀의 빈자리에는 안상예라는
신인이 영입되었다 (그사이 1997년, 2명의 남성 보컬을 앞세운 비정규 음반
[2 Page]가 출반되기도 했다).
안상예는 1998년과 1999년에 연달아 발매된 페이지의 2, 3집에 각각 참여하였는데,
특히 2집에 수록된 ‘미안해요’가 폭넓은 인기를 모았다. 또한 3집 [Blue Note]에는
솔리드의 전멤버 김조한과의 듀엣곡 ‘Say Goodbye’가 수록 되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후 페이지는 수년간의 공백기를 겪다가, 2002년
이가은이라는 새 보컬리스트를 앞세운 가운데 신보 [Love Is Blue]를 발표하며
가요계에 복귀하게 된다. 성악을 전공한 것으로 알려진 이가은은 페이지의
음악 색을 팝페라 풍으로 전환시키는 데에 결정적 역할을 했으며, 1집의 히트곡이었던
‘마지막 너를 보내며’를 오현란과의 듀엣으로 수록하기도 했다. 이후 페이지는
[Quella Ragazza E Un Sogno](2003), [She Is](2004) 등의 신작들을 1년 단위로
발표하며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였다. 이즈음부터 페이지의 활동은 프로젝트로서의
성격 보다는 이가은의 솔로활동에 좀더 가까운 모양새로 초점이 맞춰지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