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fred Symphony in B minor, Op.58
(Symphony in four scenes after Byron's dramatic poem)
차이콥스키 / 만프레드 교향곡 B단조
Pyotr Il'ich Tchaikovskiy (1840 ~ 1893)
Vladimir Jurowski, cond / London Philhamonic Orchestra
1884년 10월, 러시아 5인조의 한 사람인 발라키레프는 차이콥스키에게 바이런의 극시 '만프레드'를 기초로 한 표제적인 작품을 쓸 것을 강하게 권유했다. 너무나 멋진 제재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영감이 떠오르지 않아 이 곡에 작품에 곡을 붙일 수 없음을 한탄했던 발라키레프는 차이콥스키에게 '만프레드'에 의한 표제적인 작품의 작곡을 종용했던 것이다.
차이콥스키는 이 제안에 대해 깊이 생각한 후에 발라키레프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냈다. "조급하지 않게 몰두해보겠습니다. 만약 내가 계속 살아있다면 내년 여름 전에는 교향곡이 완성될 것입니다." 결국 차이콥스키의 '만프레드' 교향곡이 완성된 것은 이듬 해 9월 13일. 차이콥스키는 이 작품을 당연히 발라키레프에게 헌정했다.
이 곡의 표제(program)는 바이런의 원작을 기초로 하고 있지만, 발라키레프의 견해와 차이콥스키 자신의 해석도 가미되어 내용적으로는 원작의 뉘앙스와 약간 다르다. 만프레드는 황제 프레드릭 2세의 서자로 태어나 시칠리아의 국왕이 되고 1266년 프랑스의 샤를에게 패하여 전사한 실제 인물이다.
만프레드는 알프스 산중에 성을 쌓는 성주로서 산 속에서 태어나 웅대한 자연의 깊이를 터득한 인물이다. 그의 눈에는 운명에 굴복할 수밖에 없는 인간이란 존재가 너무나 왜소하게 보여 구원할 수 없는 회의에 사로잡힌다. 그는 너무나 괴로운 나머지 마녀로부터 요술을 배우지만 회의는 점점 심해져 결국 절망 끝에 죽음으로써 구원되길 원했으나 그것도 이루지 못한다.
결국 정처 없이 산중을 헤매던 만프레드는 알프스산을 지배하는 아리마네스 신의 궁전에 도착하고, 거기서 여신 네메시스의 도움으로 젊은 날의 연인 아스타르테와 재회한다. 그녀는 만프레드에게서 배신당한 후 목숨을 끊었던 여성. 그러나 그녀는 만프레드의 죄가 결코 용서될 수 없다고 말하며 그에게 죽음을 예고했다. 곧 죽음의 신이 만프레드를 덮쳤으나 만프레드는 마지막 순간까지 인간에 대한 회의를 버리지 않은 채 운명을 매도하면서 비극적인 생애를 마친다.
만프레드 교향곡은 교향곡이라고는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바이런의 '만프레드'를 마치 음악으로 묘사한 듯한 일종의 음화(音畵)라 할 수 있으며 모두 4악장으로 이루어졌다. 또한 후기 3대 교향곡으로 잇는 가교 역할을 하는 작품이다.
1악장은 먼저 힘겨운 행진하는 듯한 선율로 시작한다. 아주 구체적인 표제 묘사적인 음들이 연주되며 극적인 리듬선율로 이어진다. 차이콥스키 특유의 극적인 비장감이 물씬 묻어난다. 이어서 장대하고 길게 이어지는 선율은 그 격렬함은 약해지는 듯하나 그 길이감은 계속 이어진다. 군데 군데, 슬픔과 고뇌에 다시금 깊이 빠져들며 장대한 비극적 거대함에 도달한다.
2악장은 밝고 명랑한 새아침의 느낌이 드는 곡이다. 그러다 아주 낭만적인 부드러운 선율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간다. 여인과의 만남을 그리는 것이 무척 아름답고 낭만적으로 춤을 추는 듯하다. 환희에서 차분한 만남과 관계를 대사로 묘사해놓은 듯하다.
3악장은 평화로운 마을의 풍경이 나타난다. 그리고 불안정한듯하다가 평화로운 마을의 분위기가 다시 묘사된다. 고뇌에찬 묵직한 만프레드의 고뇌가 나타나는 듯하다.
4악장에서는 지옥 악귀들의 난장판이 펼쳐진다. 웅장한 금관의 소리 그리고 요사스럽고 긴급한 현악선율이 배합되어 연주되다, 조용해진다. 다시금 도깨비의 선율이 나타나 화려함으로 이어지다 차분해진다. 여러 다양한 선율주제들이 등장하고 다양한 장면의 느낌을 음악은 수려하게 묘사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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