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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정원1

Claude Choe Collection / 송년 인사



"Fruits with Flower" by Water-lily / Oil on Canvas (24"x30")



* Claude Choe Collection *


여러님들 안녕하세요?

해마다 이맘때면 님들께 쓰는 편지랄까

2007년부터 9번의 송년 인사 글을 써왔는데..

올해는 10번째란 나름 각별한 의미에도

그저 덤덤하고 아무런 감흥이 안나니..

 청청하던 식물도 철 지나며 쇠듯

사람의 감성도 나이들며 그 연함을 잃고 쇠가는 것인지요.


아무튼 무엇으로라도 인사를 드리고 싶은데..

근래에 그린 그림 한점에

 8년 전에 썼던 송년 글이라도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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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해를  보내며...
 
어제 불던 봄 바람이, 어느 새 싸늘 바람되더니...
이제는 제법 코트 깃을 여미게 맵찬 바람이되어...
또 한해를 보내야하는 아쉬움과 마주하는 시간입니다.
 
하루의 무고에 드리는 밤기도처럼
지난 한해를  돌아보며...
감사가 차오르는 가슴에 두 손을 모읍니다.
 
그 감사의 마음 중에는 님들과의 만남, 
이 음악정원의 존재도 함께 입니다.
 
갖가지 꽃들이 만발한 이곳을 거닐며 맡는 그 향기는
내 마음의 뜨락에 새로운 싹을 키워 올려주는
촉촉한 봄비와도 같은 것이라 할지요.
더구나 고국의 미지의 님들과의 이런 교류는...
생각치 못했던 흐믓함이기도 합니다.
 
제가 띄우는 음악은...
그것을 위해서 들이는 저의 시간은...
나를 20여년 키워준 모국, 그리운 고향이란 님 앞에 
손수 키운 꽃 한송이라도 바치고픈 저의 마음입니다.
 
하루 아침에, 익숙하던 모든 것에서 떠나
새로이 시작된 제 2의 인생...
어느덧, 수십년 세월이 흐르는 동안
 이런 저런 내 삶의 애환이 서린 이곳...
어디든 정 들면 고향이라고,
이제는 이곳이 고향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내가 태어난 곳...
부모 형제 친구와 함께했던 지난 시간이,
얽힌 정이, 내 숨결이 배어있는 땅, 그 영원한 본향은
언제나 아련한 꿈 속같은 또 다른 감상을 불러주지요.
 
이곳의 생활이 늘 고향 그리움에 머물게 한가하지는 않지만
마음 한켠에... 가 보고 싶은 곳, 거닐어 보고 싶은 거리,
만나고 싶은 친구들, 함께 되 짚어보고 싶은 기억들...
이런 그리움의 가지 가지들을 담고
때때로 꺼내 보며 다독여보는 맛은
내 삶의 한 순간을 따스하게하는 혼자 음미하며 마시는 
한 잔의 차와도 같은 것이라 하겠습니다.
 
혹, 지금 내게 그리움이 뭐냐고 묻는 이가 있다면
감히,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그리움이란... 먼 곳에 소중한 무엇을 가진 자만이
누릴 수있는 "감정의 사치" 라고...
그리고 그 맛은 아리하고도 달콤하노라고...
 
이곳에서 바라보는 그 곳...
흔히 멀리에서 보는 것은
그것이 경치이든, 사람이든 더 아름답게 보인다지요.
결국 먼 거리의 영상에는 
보는 이의 상상이 더해질 여지가 있고..
그 상상이란, 무릇  아름다움에 바탕하기 때문일까요?
 
 그래서 제 그리움 속의 모든 것도
실체보다 더 곱게 그려져 있는 것일까요?
그리고 저는 그것을 무슨 진귀한 보석이나처럼
흐믓함으로 안고 있는 것일까요?
 
아무튼, 너르나 너른 이 정원 속에...
여러 님들의 재능과 감성에 따라 
각기 다른  모양과 색깔로 피어나는 현란한 꽃들 속에...
시공을 넘어 수수한 꽃, 수련(睡蓮)도
함께 자리 할 수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이렇듯 희한한 세상에 살고있음..살아있음..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바라건대, 제가 띄워드리는 음악으로
님들의 분주했던 마음이
차분히 가라 앉기라도 하였다면...
또는 님들의 정서의 샘에  
혹, 새로움이 솟기라도 하였다면...
저의 이 작은 성의도 보람되다 할것입니다.
 
언제나 관심으로 들리시어
나름으로의 취향에도
과분한 치하와 고마운 인사를 주신 님들께...
말 없는 성원을 주신 여러 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매일 햇살일 수는 없는 삶의 순환 속에서 
어두웠던 마음, 우울했던 일상도
세월의 강을 따라  그 기억이 희미해져 가겠지요.
 
그리하여 새로운 희망을 싹틔울 밝은 기운이
우리 가슴에 환히 퍼지기를 기원합니다.
 
새해에도 좋은 뜻, 고운 꿈 이루시는

보람된 하루 하루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2008년 12월 27일
California 에서 Water-lily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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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CAFEH-KaeTw




12/27/2016     Water-l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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