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음악정원1

겨울 숲에서 흔들렸다...Carrickfergus / Celtic Orchestra

 

 

 

 

 

 

이 숲에 들기까지 얼마나 오래도록 무겁거나
낯 뜨겁게 가벼웠나
뒤축이 낡은 영혼을 버리고 누군가 걸어간 길이 있다
길을 묻는 이에게 별을 가리키듯
나무들이 직립의 팔을 들어 하늘로 향하는 곳

눈을 씻고 간절하던 시간을 떠올렸다
이곳에서는 덕지덕지 가난한 이름마저 벗어버려
몸에 걸칠 쓸쓸함도, 두려움도 없지만
바람은 끝내 고요 속에 들지 못하고

새들은 어찌하여 여기 누워 허공을 잊었는가
몸은 아직 세상의 화두에 발을 딛고 있으나
가야할 곳, 적멸을 묻고 싶을 때 겨울 숲에 들어야 하리
"지금이 바로 그 때다"
그 속삭이듯 유혹의 곤두선 소름 끝으로
천수수천 토막이 난 채
벼랑에 선 육신을 치 떨어야 하리
혼백이 둬 번은 날아가야 하리

 

 

 

ㅡ박남준, 겨울 숲에서 흔들렸다

 

 

 

 

* Carrickfergus / Celtic Orchest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