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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정원1

춤을 추리라 - - - Petra - Paul Speer

 

 

춤을 추리라

 

 

춤을 추리라

차 배 형 / 2017.2.24.

 

쪽빛 하늘가에 지친 바람이 머물러 가고

고동치는 미열이 대지를 달구는 한낮 오면

쫓기우듯 흘러내리는 눈물을 몰래 감추고서

노을 저편에 넋을 놓고 한바탕 춤을 추리라.

 

작은 어깨를 움츠려 살며시 대지에 엎드려

희뿌연 가슴 지그시 눌러 너른 초원에 묻고

게슴츠레한 눈망울로 담장 넘어 고개 내밀면

저만치 맴돌던 설움이 나를 오라 부르겠지.

 

허공에 살포시 한 손 내밀어 흔들다 접으며

맹한 동공을 굴려 하늘을 응시하는 눈동자

실루엣은 새하얀 속살을 헤집고 흘러내려

타는 하늘 저편으로 날아 대지를 덮어가네.

 

푸른 들녘을 적셔가는 거친 숨소리

검은 실루엣 사이로 비치는 뽀얀 청춘들

한참을 맴돌다 대지에 돌아앉은 낮은 목소리

꽃잎에 머물다 방울방울 목선을 타고 도란대네.

 

한동안 타다 남은 봉긋한 뽀얀 젖가슴

어둠속에 저 홀로 동여맨 날들이 서러워

몰래 숨겨놓은 뜨거운 청춘의 향기 맡으며

숨차오는 붉은 영혼을 붙들고 어서 가자하네.

 

저벅이는 발자국소리 들려오는 한나절

보라색 꽃잎이 바람에 흩어져 입술을 적시고

석양이 한적한 강가를 태우는 봄날이 오면

먼저 떠난 푸른 영혼마저 다시 돌아오겠지.

 

타는 노을 속으로 흩어지는 금빛 머릿결

붉은 열기 감싸 안고 휘도는 뽀얀 실루엣

정지된 신호등 앞에 모여선 영혼들처럼

한동안 못다 부른 삶의 노래를 불러보리라.

 

누군가 그리워 낯선 거리를 맴도는 그림자

청춘의 열기가 그리워 떠나지 못하는 인생

어디론가 끝없이 달리고 싶은 한적한 기찻길

말없이 온 몸으로 맞는 따스한 햇살이 그리워라.

 

  Petra - Paul Spe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