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cience

'조인트 스타스' 정찰기, 北 이동식 발사대 등 수백개 동시 탐지

입력 : 2017.11.22 03:12

[오늘의 주제: 트럼프 "한국의 최첨단 감시 자산 획득 지지" 한다는데… 대북 정찰 자산 어떤 게 있나]

美위성은 5~15㎝ 물체 식별… 우린 70㎝… 美軍에 대북 정보 90% 의존하는 게 현실
감시 '눈' 약하니… 킬체인 등 3축도 '구멍'
전작권 전환 위해서도 정찰능력 확보 시급

軍, 이지스함과 '그린파인 레이더' 보유로 北미사일 발사 뒤 탐지·추적 능력은 향상

지난 7일 한미 정상회담 후 나온 공동 언론 발표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첨단 정찰 체계를 포함한 최첨단 군사 자산 획득과 개발을 지지한다는 뜻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한 기자회견에서 "첨단 정찰 자산을 비롯한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군사적 전략 자산 획득에 대해 한미 협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한국군의 '첨단 정찰 자산'이 중대 현안으로 떠오른 것은 대북 전략 정보의 90% 이상을 미군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 때문이다. 한국군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킬 체인(Kill Chain), 한국형 미사일 방어(KAMD), 대량 응징 보복(KMPR) 등 3축 체계 구축을 추진 중이다. 킬 체인은 북한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 등을 30분 내에 탐지하고 현무2 탄도미사일 등으로 때려서 파괴하겠다는 계획이다. KAMD는 날아오는 북 미사일을 패트리엇 PAC3 미사일 등으로 요격하는 것이다. KMPR은 북 대규모 도발 때 최고 명령권자인 김정은을 제거하는 등 강력한 응징 보복을 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이런 계획이 성공하려면 북의 미사일 이동식 발사대가 어디에 있는지 즉각 탐지할 수 있어야 한다. 북의 미사일 발사대를 찾지 못하면 현무2 미사일이 아무리 많아도 소용없다. 문제는 북한의 이동식 발사대가 100기 이상이어서 실시간으로 찾아내기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김정은 '참수 작전'도 그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면 무용지물이다. 문재인 정부가 내걸고 있는 전시작전통제권의 한국군 전환 역시 북한군 움직임을 파악하는 능력을 한국이 갖추지 않는 한 위험천만한 도박일 뿐이다.

우리 군은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함경남도 신포 SLBM(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잠수함 기지 등 주요 시설과 화성12·14형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 움직임 등을 주로 미국의 KH12·13 정찰위성 정보에 의존하고 있다. 이런 위성은 지상에서 수백㎞ 상공에서 5~15㎝ 크기 물체를 식별할 수 있다. 북의 미사일 발사를 가장 먼저 탐지하는 것도 미국의 DSP 조기 경보 위성이다.

경기도 오산 주한 미군 기지에 배치돼 있는 U-2S 정찰기는 DMZ(비무장지대)에서 200㎞ 떨어져 있는 북한 후방 지역까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U-2S는 전자 정보와 통신 감청 정보도 수집한다. 평택 캠프 험프리스의 RC7 정찰기는 DMZ 인근 지역을 감시한다.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기지에서 출동하는 RC135 정찰기는 통신 감청 및 주파수 정보, 발사된 북 미사일 궤적(軌跡) 정보 등을 모은다. 4800㎞ 떨어져 있는 농구공 크기 물체도 식별하는 해상 배치 X밴드 레이더(SBX)도 모항(母港)인 하와이에서 서태평양으로 종종 출동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감시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대북 정보 수집에서 인간 정보와 통신 감청 등 일부 분야를 빼면 미국에 크게 뒤떨어진다. 최전방 지역과 섬에 배치돼 있는 통신 감청 기지는 교신을 가로채 북한의 내밀한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다. 백두 정찰기도 통신 감청을 주 임무로 한다. 우리 정찰기(영상 촬영)가 북한을 감시할 수 있는 능력은 DMZ에서 150㎞ 이내다. SAR(합성 개구) 레이더를 단 금강 정찰기와 카메라를 단 RF16 정찰기가 여기에 해당한다.

공군이 4대를 보유하고 있는 E737 '피스 아이' 조기경보통제기는 최장 700㎞ 떨어져 있는 적 항공기 등을 잡아낼 수 있다. '피스 아이'는 북 미사일 발사도 탐지하고 저공 침투하는 북 AN2기도 잡아낼 수 있다. 위성은 아리랑 위성(다목적 실용 위성)이 정찰 역할을 겸하고 있다. 하지만 해상도(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수준)가 70㎝로 미 정찰위성보다 크게 떨어진다.

다만 북 미사일이 발사된 뒤 탐지·추적하는 우리 군의 능력은 이지스함 보유와 이스라엘제 '그린 파인' 조기경보레이더 도입으로 크게 향상됐다. 이지스함의 AN/SPY-1D 레이더는 최장 1000㎞ 떨어져 있는 적 미사일과 항공기를 파악할 수 있다. 그린 파인 레이더는 최대 탐지 거리가 900㎞다. 북한과 가장 가까이 있는 점 때문에 북 미사일 발사 뒤의 초기 비행 정보는 미국과 일본도 한국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군단급 무인기 '송골매', 사단급 무인기 등 국산 무인기와 이스라엘제 '헤론' '서처' 등 무인 정찰기도 늘어나고 있다.

정부와 군 당국은 2020년대 초반까지 독자적인 정보 수집 능력을 크게 키울 계획이다. 전작권 조기 전환 등을 위해서다. 무엇보다 '425 사업'이라는 정찰위성 5기 확보 여부가 관건이다. 이에 따르면 해상도는 30㎝급으로 크게 높아지고 5기 중 4기가 밤에도 촬영 가능한 레이더(SAR) 위성이다.

미국제 장거리 전략 무인 정찰기인 글로벌 호크도 내년부터 4 대가 들어온다. 글로벌 호크는 18㎞ 상공에서 25㎝ 크기 물체를 식별한다. 아직 도입이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문 대통령이 언급한 첨단 정찰 자산으로는 E8 '조인트 스타스'가 우선 거론된다. 조인트 스타스는 250~500㎞ 떨어진 미사일 이동식 발사대, 전차 등 지상 목표물 수백 개를 동시에 탐지할 수 있다. 이 정찰기의 대당 가격은 3600억원에 이른다.

  •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1/21/201711210334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