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千年의 비색… 日서 먼저 열린 고려 건국 특별전

千年의 비색… 日서 먼저 열린 고려 건국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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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09.04 03:03 | 수정 2018.09.04 07:57

고려 건국 1100주년 맞아 간사이서 세 개의 기념 전시 개막

일본 오사카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도지마 강(當島川)과 도사보리 강(土佐堀川) 사이 길게 떠 있는 나카노시마(中之島). 강물을 바라보고 우뚝 선 건물 외벽에 초대형 전시 포스터가 내걸렸다. 비취색 몸체를 타고 올라간 아홉 마리 용(龍)이 고개를 쳐들고 솟아 있는 청자 정병(淨甁). 그 위용이 눈부시다. 지난 1일 오사카시립 동양도자미술관에서 개막한 '고려청자―비취의 반짝임' 특별전이다.

아홉 개 용머리가 솟아 있는‘청자양각용파도문 구룡정병’.
아홉 개 용머리가 솟아 있는‘청자양각용파도문 구룡정병’. /오사카 시립 동양도자미술관
올해 고려(918~1392) 건국 1100주년을 맞아 12월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대고려전'이 열리지만, 일본 간사이(關西) 지역에선 이보다 앞서 '고려 열풍'이 시작됐다. 이날 오사카시립 동양도자미술관을 시작으로 10월 1일 나라 네이라쿠 미술관, 6일 야마토분카칸(大和文華館)에서 특별전이 잇달아 개막한다.

◇일본 내 고려청자 명품이 다 모였다

첫 테이프를 끊은 동양도자미술관 특별전은 과연 명불허전이다. 자체 소장품 200점을 포함해 도쿄국립박물관, 네즈미술관 등 일본 국내 7개 기관에서 최상급 고려청자 명품을 모조리 끌어와 총 243점을 내놨다. '청자 양각 연당초문(蓮唐草文) 정병'을 비롯해 일본 중요문화재로 지정된 작품이 3점. '청자 사자형 베개'를 비롯해 최초 공개되는 작품도 10여 점에 달한다.

①아이치현미술관 소장 '철지금은상감 거울걸이'. ②고려 12세기 '청자 사자형 베개'. ③12세기 전반 '청자음각화문윤화형 완탁'.
①아이치현미술관 소장 '철지금은상감 거울걸이'. ②고려 12세기 '청자 사자형 베개'. ③12세기 전반 '청자음각화문윤화형 완탁'. /오사카 시립 동양도자미술관·야마토분카칸
중국 송나라 태평노인은 송나라 명품을 기록한 책자 '수중금(袖中錦·소매 속에 간직할 귀한 것)'에서 '고려 비색(翡色)이 천하제일의 청자'라 했다. 특히 포스터에 걸린 12세기 걸작 '청자 양각 용파도문(龍波濤文) 구룡정병'은 정병 몸체 위에 구룡(九龍)이 입을 벌려 하늘로 물을 토하는 형상을 조각한 특이한 예다. 우리나라 정병 중에서 구룡 장식을 갖춘 유일한 작품이다. 높이 33.5㎝. 탄생한 아기 석가에게 하늘에서 용 9마리가 물을 토해 목욕시켜 줬다는 장면을 형상화했다. 용의 이빨까지 정교하게 표현됐고, 유려하게 양각(陽刻)한 용의 몸이 마치 파도 속에서 꿈틀대는 듯 힘이 넘친다.

전시는 청자의 가치를 재발견한 근대 이야기로 문을 연다. 미술관 측은 "고려 왕조가 멸망하면서 잊힌 고려청자는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걸쳐 고려 왕릉을 비롯한 무덤에서 출토·도굴되면서 다시 세상에 나타났다. 아름다운 비색의 청자는 사람들을 순식간에 매료시켜 재현품도 만들어지는 등 각광을 받았다"고 소개한다. 본격 전시가 시작되는 1장에선 청자 만드는 계기가 된 고려의 차(茶) 문화를 소개하고, 2장 귀족 문화, 3장 염원의 문화로 이어지며 청자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준다. 두 날개 활짝 벌린 세 마리 학이 구름 가운데 날고 있는 청자 그릇이 360도 천천히 회전하며 자태를 뽐내고, 빙렬 한 점 없이 깨끗한 비췻빛 접시는 숨 막힐 듯 아름답다. 전시를 기획한 정은진 학예사는 "관요(官窯)로 유명한 북송 여요(汝窯)에서 생산된 여요청자와 비교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최상급 고려청자들만 출품됐다"며 "고려청자 컬렉션으로 유명한 동양도자미술관에서도 이 정도 대규모의 고려청자 특별전은 30년 만에 열리는 것"이라고 했다. 11월 25일까지.

◇오사카·나라의 미술관 세 곳 연계

다음 달 1일부터 내년 3월 10일까지 나라 네이라쿠 미술관에서 열리는 '비색과 상감의 고려청자·인화문의 조선 분청사기' 특별전은 상감 기법의 고려청자 작품을 중심으로 조선시대 분청사기까지 총 55점을 전시한다.

나라 야마토분카칸에서 10월 6일부터 11월 11일까지 열리는 '건국 1100년 고려―금속공예의 빛과 신앙'전은 왕후 귀족을 중심으로 꽃피운 고려의 금속공예술을 집중 조명한다.

아이치현미술관이 소장한 '철지금은상감 거울걸이'를 비롯해 장신구와 범종, 불감과 사리용구 등을 통해 고려의 수준 높은 미의식과 제작 기술을 보여준다. 세 미술관이 협력한 특별 전시라 한 곳의 티켓을 가져가면 다른 전시를 할인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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