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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올레길 여행, 갑자기 내앞에 출몰한 멧돼지 무리

제주도 올레길 여행, 갑자기 내앞에 출몰한 멧돼지 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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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7.20 15:11 | 수정 2020.07.20 15:19

들개 떼도 종종 나타나, 관광객 깜짝 놀라기도
멧돼지 만나면 나무 뒤로 몸 숨기고 자극하지 말아야

제주시 애월읍 지역 바리메오름을 찾았던 A씨는 탐방로 인근에서 무리지어 다니는 멧돼지들을 목격하고 위협을 느꼈다고 제주도에 신고했다. A씨는 “바리메오름에서 멧돼지 5마리 무리가 출몰했다. 이달 초에도 바리메오름 탐방로에서 멧돼지를 본 적이 있다”며 “사람을 보고도 도망가지 않아 탐방객들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 오름 주변에 출몰한 멧돼지./제주도 제공


제주 한라산 둘레길과 올레길, 중산간(해발 200~600m) 지역의 들판과 오름에서 멧돼지와 들개가 출몰해 가축을 공격하거나 사람을 위협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20일 제주도에 따르면 최근 제주시 바리메오름과 천아오름, 한라생태숲, 사려니숲길, 서귀포시 고근산, 엉또폭포, 치유의 숲, 솔오름, 색달매립장 등 일대에서 멧돼지가 출몰한다는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지대가 낮은 서귀포시 중문동 일대와 골프장 등에도 멧돼지들이 자주 나타나면서 주민들과 관광객들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 또 멧돼지들이 과수원과 감자밭을 파헤치며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경우도 계속 발생하고 있다.

제주지역 멧돼지 관련 신고는 매년 평균 50건 안팎이 접수되고 있다. 이에 따른 멧돼지 포획 실적은 2018년 91마리에서 지난해 248마리로 1년 사이 무려 3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15일까지 모두 77마리의 멧돼지가 포획됐다.

야생생물관리협회 서귀포지회 관계자는 “멧돼지는 보통 겁이 많고 조심스러운 성격이지만, 사람이 비명을 지르거나 과격히 움직이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달려들거나, 공격할 수 있다”며 “멧돼지를 만나면 천천히 주변 나무나 바위 등으로 몸을 우선 숨기고, 자극하는 행동을 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고 말했다.

제주 산간지대에 떠돌고 있는 들개./조선DB


들개의 습격도 골치거리다.

제주도에 따르면 2018년엔 닭 693마리와 오리 117마리, 흑염소 3마리, 거위 3마리, 송아지 1마리 등이 들개 피해를 입었다. 지난해에는 닭 500마리와 청둥오리 50마리, 흑염소 5마리가 들개에게 희생됐다.

지난달 28일에는 한림읍 농가에 침입한 들개 6마리가 송아지 4마리를 물어죽이는 등 올해 들어 닭 66마리와 송아지 9마리가 들개 공격을 받았다.

들개는 사람까지 위협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B씨가 제주도청 홈페이지 민원게시판에 “제주시 첨단동길에서 조깅 중 검은 털의 야생개가 달려들어 물려 했다”며 “소리를 지르고 나뭇가지와 돌을 던지며 한참 실랑이했다. 가슴이 철렁했다”고 적었다. 지난 5월에는 관광객 C씨가 민원게시판에 글을 올려 “제주 곳곳에 목줄 없는 큰 개들이 너무 자주 보인다”며 “무서워서 편하게 여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제주 들개는 반려견이었다가 유기견 신세가 된 경우가 많다.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야생성을 갖게 되고 굶주림 끝에 가축을 사냥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18년에는 여러 마리의 들개가 들판에서 노루를 사냥하는 장면이 영상으로 찍히기도 했다.

자치경찰단 관계자는 “최근 중산간 일대에서 들개 습격을 받은 노루 사체가 발견되고 농작물 피해 민원이 많아졌다”며 “목줄 없는 개가 학교 주변을 배회해 아이들에게 우산을 들고 다니게 했다는 학부모의 호소도 있었다”고 전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7/20/202007200238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