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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노트20, LTE보다 20배 빠른 '리얼 5G' 못 쓴다

 

갤노트20, LTE보다 20배 빠른 '리얼 5G' 못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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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8.21 06:00

28㎓ 상용화 후 어쩔려고…갤노트20·LG벨벳 등 28㎓ 안테나 빠져
갤노트20 등 단말기는 5G 광고 속 LTE 20배 속도 못써
28㎓ 압박 정부 정책과 시장은 ‘엇박자’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노트20를 구매한 소비자는 ‘리얼 5G’를 경험할 수 없다. 북미와 달리 국내에서 출시하는 갤럭시노트20은 데이터 속도가 빠른 28㎓ 대역용 주파수를 사용할 수 있는 안테나는 없다. 이통3사는 3.5㎓ 대역을 초기 5G 통신용으로 사용 중이며, 연말부터 고속을 지원하는 28㎓ 대역 5G 통신망을 구축한다. 삼성전자가 연초 출시한 갤럭시S20에 이어 갤럭시노트20도 28㎓ 대역 5G는 못쓴다.

5G 단말기를 구매한 고객 중 일부는 LTE보다 20배 빠른 속도의 5G를 기대했을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19년 4월 5G 상용화 당시 LTE 보다 20배 빠른 속도의 5G 기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 했다며 자화자찬했다. 하지만 상용화 1년 4개월이 넘도록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LTE보다 4배 빠른 수준의 5G가 구현됐을 뿐이다. 한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60% 이상인 삼성전자가 올해 내놓은 두 종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28㎓ 대역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은 정부 정책의 실패 아니냐는 평가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이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20 / 삼성전자

2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노트20는 5G TDD Sub6(6㎓ 이하) N78(3500) 대역을 지원한다. 28㎓ 초고주파(mmWave, 밀리미터파) 대역은 빠졌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갤럭시노트20에는 통신망 구축 환경에 맞춰 28㎓ 대역을 지원하는 모듈을 탑재하지 않았다"며 "28㎓ 대역 망을 구축하더라도 현재 기기로는 이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향후 이통사가 28㎓ 대역 망 구축을 완료한 후 진정한 5G 통신 서비스인 SA(단독모드)를 상용화 해도 갤럭시노트20은 3.5㎓ 대역만 쓸 수 있다.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한 지원이 가능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지만, 단말기 자체에 초고대역 주파수를 지원하는 ‘안테나’가 없는 만큼 불가능한 얘기다. SA 상용화 시점에 맞춰 나온 5G 스마트폰은 28㎓ 대역 지원이 가능하겠지만, 갤럭시S20이나 갤럭시노트20과 같은 경우 지원이 안된다. 빠른 5G 서비스를 원했던 소비자 입장에서는 혼선이 생길 수 있다.

KT 직원이 5G 기지국을 점검하고 있다/ KT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20 출시 전 이통3사가 28㎓ 상용화 시점과 관련한 모종의 합의를 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19 여파로 28㎓ 대역 망 구축이 지연하는 상황인 만큼, 28㎓ 상용화 시점을 한참 뒤로 미루기로 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28㎓ 지원 모듈 탑재 부담을 덜면서 내수용 갤럭시노트20 내부 설계 시 공간적 제약 문제를 해소하는 동시에 비용 절감도 가능할 수 있다.

이통업계 한 관계자는 "28㎓ 대역 단독 모드(SA) 상용화 시점과 관련해 삼성전자 측과 논의 과정을 거치겠지만, 제조사에 안테나 탑재를 강요하거나 하지는 못한다"며 "28㎓ 대역 지원 시점을 가늠할 수 없고 제조 단가와 결부되는 사안인 만큼 (삼성전자가) 전략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전자가 상반기 출시한 전략 스마트폰 ‘LG 벨벳’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LG전자는 21일 북미시장에 출시하는 버라이즌용 LG 벨벳 5G UW에 28㎓ 대역을 지원하는 mmWave 안테나를 처음 탑재했다. 하지만 국내 출시 제품에는 이것이 빠졌다.

이통사는 28㎓ 대역 망 구축을 연말에나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5G 관련 B2B와 B2C 분야에서 뚜렷한 수익을 만들지 못했고, 28㎓ 대역으로 통신망을 구축하려면 3.5㎓ 통신망 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든다. 선제적으로 통신망 구축에 들어가는 비용 집행에 인색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이통사는 3.5㎓ 전국망 구축과 인빌딩 커버리지 확보를 위한 5G 투자부터 먼저 해야 한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1년간(2019년 4월부터 2020년 3월) 접수한 5G 서비스 관련 소비자 피해구제 신청 중 32.3%는 통신 품질 불량 문제였다.

기존 2G와 3G, 4G에서 사용하던 주파수 관련 재할당비도 마련해야 해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3.5㎓ 대역을 지원하는 5G 스마트폰 보급이 늘어나는 것은 좋지만, 추후 28㎓ 대역 상용화 후 기존 스마트폰 이용자의 불만이 커질 수 있다"며 "매끄러운 5G 상용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못한 과기정통부의 관리 책임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



출처 : http://it.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8/20/202008200369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