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예순여덟 살인 마이클 브린, 이라는 서울 주재 외국기자가 있다.
영국 에딘버러 대학을 졸업했고, 한국에는 1982년부터 살기 시작했다.
38년 동안을 살았다는 뜻이다.
북한문제 전문가이면서 영국 신문과 미국 신문의 한국 특파원을 지냈고, 외신기자클럽 회장을 역임한 바 있었던 사람이다.
그는 ‘한국, 한국인’이란 책도 냈으며,
어떻게 보면, 웬만한 한국인보다 한국과 한국 정치를 더 속속들이 잘 아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가 오늘 아침 조선일보에 ‘바보! 북한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 라는 칼럼을 썼다.
여기서 ‘북한’은 김정은 정권을 비롯한 그의 아버지, 할아버지 모두를 가리킨다.
‘그 북한이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여기서 ‘당신’은 과거 김대중 정권은 물론이고, 지금의 문재인 대통령, 그리고 주사파 출신 정부 인사들을 가리킨다.
대뜸 “바보!”라고 불러놓고, “북한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라고 단정 짓는 제목을 붙였는데,
다른 말로 풀어본다면 ‘문재인 대통령님, 바보처럼 굴지 마세요, 아무리 애를 써도 김정은은 당신을 좋아하지 않아요’, 라고 따끔하게 충고하는 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마이클 브린은 지금 이 시점에 이런 칼럼을 썼을까.
본인이 그 이유를 밝히고 있다.
“얼마 전 서해안에서 북한이 자행한 어업 지도원 총격 살해 사건은 우리를 충격에 빠뜨렸다, 우리는 이 사건을 통해 뭔가 새로운 걸 배워야 한다.
현 정부는 북한과 대화를 원하고 협력을 바라지만 명심해야 할 교훈이 있다.
그것은 북한에 대해 환상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자, 여기서 말하는 환상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북한이 진심을 갖고 당신과 대화에 나설 것이라는 환상, 북한 김정은이 문재인 대통령을 정말 좋아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환상, 그런 것을 뜻한다.
마이클 브린은 우선 김정은 정권과 문재인 대통령의 관계를 꼬집듯 분석하기 위해 2004년 미국에서 나왔던 연애 상담 에세이 책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를 인용한다.
이 책은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에 올라 두 달 만에 100만부가 팔려나가는 초대형 판매량을 기록했다. 목차를 간단히 살려보면 이렇게 돼 있다.
1. "당신에게 접근하지 않는다면,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2. 전화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3. 당신과 데이트하지 않는다면,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
8. 헤어지자는 말을 쉽게 한다면,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9. 갑자기 연락을 끊었다면,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10. 그를 독차지할 수 없다면,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11. 당신의 감정을 무시한다면,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등등이다.
이 책의 목차는 정말 우연인 듯 북한 정권이 문재인 정부에게 하고 있는 행태를 그대로 드러내는 비유가 아닐 수 없다.
김정은 정권은 문재인 정부에게 접근하지도 않고, 전화 약속도 안 지키고, 데이트도 않고, 즉 만나주지도 않고, 헤어지자는 말을 쉽게 하고, 문재인 정부의 감정을 대놓고 무시하고 있다.
마이클 브린은 한국의 현 정부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라면서 이 책속 에 나와 있는 구절을 인용한다.
“정신 차려.
그 사람은 너한테 관심이 없어.
시간 낭비하지 마.”
마이클 브린은 주사파 출신 정부 인사들이 이념적으로 북한에 빠져 있는 부분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정서적인 뿌리”에서 북한과 사랑에 빠져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렇게 말했다.
“장담컨대 북한과 사랑에 빠진 이들은 북한 지도자나 체제를 경외하는 게 아니다.
주사파들도 바보는 아니다.
그들이 북한에 대해 느끼는 애정은 이를 통해 자신들이 해묵은 남북문제를 해결하고 통일에 기여한다고 믿고 있는데서 나온다.
스스로를 분단 시대 영웅처럼 상상한다는 얘기다.
그런 몽상이 지난 20년간 끊임없이 북한과 대화를 시도해온 원동력이었다.”
쉽게 말해서 철없는 자기 환상, 자기 애착, 철 지난 나르시시즘 때문에 자꾸 북한에게 애정을 구걸하고 있다는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그런 결과로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으로 가고 술잔을 기울이며 김정일 위원장을 초청했지만 그는 서울에 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아들 지도자 김정은과 함께 소나무를 심었지만, 두 사람이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아무런 기약도 없다는 것이다.
칼럼은 이렇게 말한다.
“김일성은 박정희와 통일을 원하지 않았고, 김정일은 김대중과 통일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
김정은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이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왜 그럴까.
이유는 명백하다.
주사파들만 모르는 척 하고 있을 뿐 보통 상식을 가진 한국 국민들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마이클 브린의 목소리를 빌리면 이렇다.
“김씨 일가와 북한 집권층은 자유를 부정하고 발전을 막으면서 1960년대 군사기지처럼 북한을 다스리고 싶어 한다.
그 수단으로 남한으로부터 위협을 계속 활용한다.
긴장이 풀어지면 주민들이 봉기할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북한의 진정한 변화는 정권 교체 말고는 기대하기 어렵다.”
자, 이런 분석을 문재인 대통령은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는 말일까.
아니면 일부러 귀를 막고 모르는 척 하고 있는 것일까.
마이클 브린은 거의 결론처럼 이런 분석까지 내놓는다.
즉 “북한은 남한을 믿지 않는다”면서 “(이 이유는) 한국 정치가 보여준 악랄함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무슨 뜻일까.
과거에 한국 정치가 무엇을 보여줬길래, 어떤 악랄한 측면이 있길래 북한은 남한을 믿지 못하는 것일까.
칼럼에 나오는 대답을 직접 옮기면 이렇다.
“북한은 아마도 문재인 대통령도 퇴임 후 2~3년 내에 감옥에 간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그래왔기 때문이다.”
그렇다.
다시 말해 그렇기 때문에 북한 김정은은 문재인 대통령이 어떤 약속을 하든, 어떤 미소를 짓든 그것을 믿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러분은 이런 진단을 어떻게 보십니까.
저는 조금 놀랐습니다.
우리가 술자리 같은 사석에서는 꺼낼 수 있는 말이었고, 익명을 전제로 한 인터넷 댓글에서도 간혹 저런 말을 꺼내긴 했지만, 서울 주재 유명 외국 언론인이 한국의 유력 일간지 칼럼에 ‘지금 대통령도 퇴임 후 2~3년 내에 감옥에 갈 것이라고 북한은 생각한다’는 말을 과감하게 쓴 것이다.
마이클 브린은 박근혜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 얘기도 꺼냈다.
이렇게 말했다.
“분노한 민심을 단두대 삼아 대단치 않은 구실로 전직 대통령들을 감옥에 보낸 게 한국 정치사다.”
한국 언론인들이 차마 공개적으로 하지 못하는 말을 외국 언론인이 하고 있다.
근본적으로 본다면 현직 대통령에게 무슨 악담을 하려는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해수부 공무원 총격 피살 사건을 계기로 문재인 정권에게 제발 북한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라고 간곡하게 당부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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