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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글

[푸른 오월] - 노천명

[푸른 오월] - 노천명

청자(靑瓷)빛 하늘이
육모정(六角亭) 탑 위에 그린 듯이 곱고,
연못 창포 잎에
여인네 맵시 위에
감미로운 첫여름이 흐른다.

라일락 숲에
내 젊은 꿈이 나비처럼 앉은 정오(正午)
계절의 여왕 오월의 푸른 여신 앞에
내가 웬일로 무색하고 외롭구나.

밀물처럼 가슴 속에 몰려드는 향수를
어찌하는 수 없어,
눈은 먼데 하늘을 본다.

긴 담을 끼고 외딴길을 걸으며 걸으며, 생각이 무지개처럼 핀다.

풀냄새가 물씬
향수보다 좋게
내 코를 스치고
청머루 순이 뻗어 나오던 길섶
어디에선가 한나절 꿩이 울고
나는
활나물, 호납나물, 젓가락나물, 참나물을 찾던
잃어버린 날이 그립지 아니한가, 나의 사람아.

아름다운 노래라도 부르자.
서러운 노래를 부르자.

보리밭 푸른 물결을 헤치며 종달새 모양 내 마음은
하늘 높이 솟는다.

오월의 창공이여!
나의 태양이여!

https://youtu.be/wK8_ZkVRxyk

난상가란

조선 후기에 편찬된 편자(編者) 미상의 한문 소화집(笑話集) <성수패설(醒睡稗說)>에 ‘난상가란(卵上加卵)’이란 말이 나옵니다. 이 말은 달걀 위에 달걀을 포갠다는 뜻으로 지극한 정성을 뜻하는 말입니다.

불가능한 일이지만 지극한 정성에 하늘이 감동함을 비유하는 말로, 이루어지기 어려운 일이라도 정성으로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를 맺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옛날에 한 대신이 죄를 짓고 귀양을 가게 되었습니다. 그의 아내가 언제쯤 돌아오느냐고 물었지요. “글쎄, 달걀 위에 달걀을 포갤 수 있다면 돌아올 수 있을지 모를까, 아마도 살아서 돌아오기는 어려울 것 같소.”

그날부터 그의 아내는 매일같이 달걀이 포개지게 해 달라고 통곡으로 기도하며 달걀 쌓기를 계속했습니다. 언젠가 왕이 미복(微服) 차림으로 민가를 순시하다가 여인의 통곡 소리를 듣고 그 연유를 알아보게 했습니다. 전후 사정을 알게 된 왕은 부인의 지극정성에 감동하여 그 대신을 방면했다고 합니다.

‘난상가란’과 비슷한 이야기로 ‘효자의 죽순과 잉어’라는 고사가 있습니다. 맹종(孟宗)이라는 사람은 어려서부터 부모님 말씀을 잘 듣고, 사람들의 칭찬을 받으며 자랐습니다. 그런데 어린 시절에 그 어머님께서 병환이 나셔서 아무리 좋은 약을 써도 차도가 없었습니다.

맹종은 울면서 기도하였습니다. 매일매일 천지신명(天地神明)께 어머님의 병을 고쳐 주시기를 빌었지요. 하루는 먼 곳에서 아주 용한 의원(醫員)이 찾아 왔습니다. 어머님을 진찰한 의원이 말하기를 “좋은 약이 있기는 하지만, 내년 봄에나 구할 수 있을 것이니 기다릴 수밖에 없구나.” 하고 의원은 걱정할 뿐이었습니다. 맹종은 답답한 마음으로 “무슨 약이온데 내년 봄까지 기다려야 구할 수 있사옵니까?” 하고 물었습니다.

“음, 다른 약이 아니라, 봄에 대밭에서 싹이 터 오른 죽순을 잘라다가 달여 잡수시게 하면 효력이 있을 것이니라.” 이 엄동설한에 어찌 죽순을 구할 수 있겠습니까? 맹종은 할 수 없이 하늘에 기도하였습니다. “천지신명이시여! 죽순을 구할 수 있도록 하여 주시옵소서!” 맹종은 매일 눈 덮인 대밭에 나가서 소복이 쌓인 눈을 쓸어내고, 무릎을 꿇고 앉아 대밭에서 기도드렸습니다.

그린데 이게 웬 일입니까? 어느 날 새벽, 맹종이 무릎 꿇고 앉아서 기도드리는 바로 앞의 얼어붙은 땅 속에서 죽순이 뾰족이 솟아 올라오는 것이 아닌 가요! 맹종은 죽순을 정성으로 달여서 어머님께 올렸습니다. 마침내 어머님의 중병은 물러가고 건강한 모습으로 맹종어머님은 새 기운을 차리게 되었습니다.

또한 ‘왕상(王祥)의 잉어’라는 고사도 전해옵니다. 어떤 효자가 있었는데 병중의 어머니가 잉어를 먹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때가 추운 겨울철이어서 얼음 밑의 잉어를 구하기는 어려웠지요. 그래도 그는 얼음을 깨고 잉어를 낚으려고 애썼습니다. 며칠을 이렇게 얼음 위를 헤매었으나 잉어를 얻지 못하였습니다. 그만 얼음 위에 꿇어앉아 강을 향하여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얼음 속에서 잉어가 튀어나와 효자는 그것으로 병든 어머니를 공양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와 같이 지극한 정성이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습니다. 정성(精誠)이란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온갖 힘을 다하려는 진실 되고 성실한 마음을 말합니다. 정성은 우리가 하늘에 드릴 수 있는 최선이자 최고 것입니다.


https://youtu.be/T3fVza00ki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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