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자동으로 적군 공격하는 AI 살상무기 등장… UN “리비아 내전에 투입”
입력 2021.06.05 12:02
터키 방산업체 STM이 만든 '카르구-2'의 홍보 동영상/STM
인간이 조종하지 않아도 알아서 적을 찾아 사살하는 인공지능(AI) 살상 무기가 실전에 사용된 사실이 유엔(UN) 보고서를 통해 최초 공개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유엔 전문가 패널의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리비아 정부군이 운용하는 AI 무인기(드론)가 반군을 공격했다. 터키가 지원하고 미국과 다른 서방 세력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트리폴리 기반 정부군과 러시아의 지원을 받고 있는 칼리파 하이프터가 이끄는 민병대 사이의 내전에서 쓰였다는 것이다. AI 드론은 로켓 공격으로부터 도망치는 반군 세력을 추격해 공격했다.
리비아 민병대 칼리파 하이프터/로이터 연합뉴스
보고서는 AI 드론의 공격으로 인한 사망이나 부상 등 피해 상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 공격에서 사용된 드론에 대해 “스스로 움직이는 치명적인 무기 체계”라고 평가했다.
또 “통제 센터에서 보내는 데이터 없이 독자적으로 표적을 공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표적을 향해 무기를 발사한 뒤 자체적으로 다시 다른 표적을 찾아 공격하도록 프로그램이 설계됐다는 의미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드론은 군인들이 도망치려 할 때 사용됐으며 “사람들은 드론에 의해 사냥 당하고 원격으로 교전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호송대와 후퇴하는 전투기를 공격했다는 자료도 나왔다.
군사용 드론은 10년 이상 각종 작전 현장에서 사용됐다. 하지만 모두 사람이 직접 조종하는 원격 조종 형태로 표적을 공격해왔다. 드론이 자체 판단으로 인간을 공격한 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터키 방산업체 STM이 만든 '카르구-2'의 홍보 동영상/STM
이번에 사용된 드론은 터키 방산업체 STM이 만든 ‘카르구-2’다. 업체 측에 따르면 ‘카르구-2’는 AI 기능을 이용해 자동으로 움직일 수 있고, 원격 조종도 가능하다. 터키는 무인기 외에도 다양한 무기체계를 리비아 정부군에 지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보고서 내용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미네소타주 세인트폴 맥칼리스터 칼리지의 제임스 다우스 교수는 “전세계 군대가 자율 무기 시스템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며 “AI 시스템은 인간보다 더 나은 능력이 있지만 농부가 갈퀴를 들고 있는 것과 총을 들고있는 적군 병사를 혼동하는 등 쉽게 실수를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트워치(HRW)의 메리 웨어햄은 국제사회가 AI 무기 사용을 금지하는 조약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수경 기자
사회부 주말뉴스부 문화부를 거쳐 국제부에서 국제 뉴스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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