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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

달에서 찾은 '헬륨3' 정말 인류의 미래인가?

달에서 찾은 '헬륨3' 정말 인류의 미래인가?

 

이태규 논설위원

 

2021.07.05. 16:00

 

편집자주

국제 현안과 외교안보 이슈를 조명합니다. 옮겨 적기 보다는 관점을 가지고 바라본 세계를 전합니다.

© 제공: 한국일보

달의 헬륨3에 대한 기대는 오래된 이야기다. 달에 착륙한 아폴로 우주선들은 382kg, 옛소련은 170g의 달의 표토와 암석을 가지고 귀환한다. 이를 분석한 과학자들은 티타늄 등 다양한 광물을 찾아냈는데 더 놀라운 것은 헬륨3의 존재였다. 태양풍에 섞여 있는 헬륨3은 지구에는 거의 도달하지 못하지만 달에는 상당량이 유입돼 퇴적돼 있던 것이다.

세계가 흥분한 이유는 헬륨3를 융합발전에 사용하면 엄청난 양의 전기에너지를 방출한다는 점이다. 과학자들은 달의 지질조사를 거쳐 헬륨3의 분포 지도까지 공개한 상태다. 달의 20%를 차지하는 ‘달의 바다’에 헬륨3의 절반가량이 묻혀 있다.

미국 위스콘신대 융합기술연구소는 달 표토에 110만 톤의 헬륨3가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인류가 수세기에 걸쳐 사용할 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규모다. 인도우주연구기구(ISRO)의 카일라사바디부 시반 소장은 최소 250년간 쓸 수 있다고 계산했다. 러시아 측은 매장량을 247만 톤으로 올려 잡기도 한다.

핵융합은 바닷물에서 쉽게 얻는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이용하지만 삼중수소 대신 헬륨3를 사용하면 보다 효율성이 높은 청정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터빈을 돌리는 발전기도 필요하지 않다. 양성자 2개, 중성자 1개인 헬륨3를 중수소(양성자1, 중성자1)와 핵융합하면 방사선 방출이 거의 없고, 헬륨3와 헬륨3의 융합발전은 아예 방사능 물질을 남기지 않으며 방출하는 전기에너지는 가공할 정도이다. 부산물인 헬룸4는 의료용과 극저온 물질로 사용할 수 있다.

과학자들의 계산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25~40톤의 헬륨3는 우주왕복선에 한번에 적재 가능한데, 이는 미국이 1년 사용하는 에너지를 충분히 공급할 수 있다고 한다. 100톤이면 온난화 문제나 공해, 방사능 문제없이 전 인류가 1년간 사용할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는 추정도 나온다.

달 표면 약 2㎢ 넓이로 깊이 1m가량을 채취하면 100kg가량의 헬륨3를 채취할 수 있고 1톤은 30억 달러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계산되기도 한다. 특히 1톤의 헬륨3를 추출할 때 8톤의 산소와 물, 6톤의 수소까지 부산물로 얻을 수 있는데, 이는 우주기지의 유지 및 우주탐험에 필요한 것들이다.

 

중국 달 탐사 창어 프로젝트의 수석 과학자인 어우양 쯔위안은 매년 3차례의 우주왕복선이 오가면 전 세계 인류가 사용할 수 있는 연료를 충분히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하곤 했다. 헬륨3를 지배할 수 있다면 에너지로부터 자유로운 세상이 되는 것이다.

비관적으로 보는 시각이 없지 않다. 달에서 헬륨3를 발견한 이후 30년이 넘도록 1g도 확보하지 못했고, 이를 확보한다고 해도 핵융합을 일으키기까지 기술적 난관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채굴의 기술적 문제, 핵융합 원자로 개발 문제 등은 21세기 중반에는 극복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제2의 서부개척 시대와 같은 새로운 금광 열풍이 자본과 기술을 집중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달 표면 물질을 1~2m 채굴해 섭씨 600도로 가열해 분리해내는 기술은 연구되고 있다. 개발 중인 우주선을 이용하면 지구로 가져오는 데도 큰 어려움이 없는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