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정맥류, 치료해야 하나요?
2021-07-17 09:49
글 : 박지영 | 사진(제공) : 셔터스톡
이달의 ‘여성 건강 프로젝트’에서는 여성에게 더 많이 발생하는 ‘하지정맥류’에 대해 알아보았다.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외과에서 ‘하지정맥류’를 진료하는 윤상철 교수가 하지정맥류 증상부터 예방까지 관련 정보와 조언을 들려준다.
Q1 하지정맥류는 다리 피부의 정맥이 확장되고 꼬불꼬불 비틀리면서 늘어나는 질환이라 알고 있습니다. 하지정맥류는 다리에 있는 피부 정맥이 혹처럼 튀어나온다고 해서 하지정맥류라 부릅니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비교적 흔한 질환이지요. 유병률은 전체 인구의 10%, 모세혈관 확장증을 포함하면 80% 이상까지 오릅니다. 국내에서는 매년 약 15만 명이 하지정맥류로 치료받고 약 1만 5,000명 정도가 수술을 받습니다.
Q2 하지정맥류는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유발 인자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하지정맥류가 발생한다고 하는데요. 하지정맥류가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인가요? 가장 큰 원인은 직립보행에 따른 중력의 영향입니다. 액체는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데요, 심장에서 다리로 보낸 혈액은 종아리 근육의 펌프가 밀어올려 다시 심장으로 되돌아와야 하지만 앉거나 선 자세에서는 중력에 의해 하지의 혈액이 발목 쪽으로 역행하게 됩니다. 이때 정맥혈관 안에 위치한 밸브가 열렸다 닫히면서 더 이상 역류되지 않도록 작동해야 합니다. 하지만 정맥 밸브가 작동하지 않으면 혈액 역류가 발생하고 피부 혈관은 부풀어 올라 하지정맥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정맥의 밸브는 매우 얇은 막처럼 생겼는데, 한 번 망가지면 회복되지 않습니다. 그렇게 되면 일어설 때마다 중력에 의한 역류가 발생하고 혈관이 부풀게 되지요. 이 밖에 하지정맥류의 위험인자는 노화, 비만, 가족력, 오래 서 있거나 오래 앉아 있는 자세, 여성호르몬, 피임약, 임신 등이 있습니다. 또 나이 들면서 혈관 벽이 약해질 수 있는데요, 피부의 탄력이 줄어들듯 혈관의 탄력도 줄어들게 되고 밸브도 위축되어 작동하지 않으면 정맥류가 발생할 수 있지요. 실제로 20~30대보다 50~60대의 유병률이 약 15% 더 높다고 보고되고 있어요. 가족력이 있으면 하지정맥류 발생 위험도는 1.7배 더 높으며, 특히 어머니가 하지정맥류 환자라면 딸에게 발생할 확률이 50% 정도이니 선천적으로 모계의 유전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어요. 자세와 관련해 주로 오래 서서 일하는 직업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2018년 국내에서 414명의 간호사를 상대로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유병률은 16.2%로 약간 높은 편이었는데요, 주로 4시간 이상 서서 일하는 경우 위험률이 3.4배 높았다고 합니다. 또한 전체 환자의 60~70%가량이 여성 환자입니다. 여성은 남성보다 대체로 근육량이 적고 피부가 약한 편이며 여성호르몬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하지정맥류가 쉽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Q3 하지정맥류라면 다리에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요? 다리에 느껴지는 증상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먼저 다리가 저리고 붓거나 발이 붓기도 합니다. 퉁퉁한 느낌을 줄 정도로 붓기도 하지요. 자려고 누우면 다리 쪽으로 떨림이나 경련이 일고 쥐가 잘 나기도 합니다. 혈관이 튀어나오진 않지만 하지정맥류를 앓고 있는 분도 있지요. 하지정맥류는 혈관의 모양과 임상 양상에 따라 0단계에서 6단계로 분류합니다. 0단계와 1단계는 혈관이 살짝 비치는 정도지만 하지정맥류로 진단합니다. 울퉁불퉁 튀어나오기 시작하면 2단계 이상 진행한 경우입니다. 혈관만 튀어나온 2단계는 심하지 않지만 3단계 이상에서는 피부 색소침착이나 피부 궤양이 발생하는 심한 단계로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Q4 하지정맥류를 진단하는 검사는 무엇인가요? 먼저 육안으로 피부혈관을 관찰합니다. 모세혈관이 비치는 정도인 0에서 1단계라면 증상 조절만으로 충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2단계 이상 진행해 혈관이 울퉁불퉁 튀어나온 경우라면 치료가 필요할 수 있으므로 초음파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도플러 초음파는 소리를 이용해 혈액 흐름의 방향과 세기를 측정하는데요, 도플러 초음파에서 확연하게 혈액 역류가 관찰된다면 하지정맥류로 진단받고 치료를 계획하게 됩니다. 좀 더 복잡한 형태의 하지정맥류이거나 혈관기형, 심부정맥 이상이 의심된다면 혈관 컴퓨터 촬영, 자기공명영상(MRI), 혈관 조영술 등이 필요합니다.
Q5 하지정맥류는 꼭 치료해야 하나요? 모든 하지정맥류 환자들이 반드시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도 이야기하고, 또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고도 이야기하는데요. 하지정맥류는 갑자기 건강을 위협하는 급성질환이 아니고 대부분 만성질환입니다. 겉으로 보이는 미용상 불편감이 많지만 하지정맥류의 가장 많은 증상은 약 70%에서 붓기와 관련된 통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역류한 혈액이 하지에 정체되면 다리가 쉽게 붓고 국소 염증 반응으로 통증이 발생할 수 있지요. 만성 통증 질환의 일종이라고 보면 됩니다. 진행성 질환이기에 심해지면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초음파 검사에서 확연한 혈액 역류가 보이지 않고 일시적인 혈액 역류만 보이는 경우에는 압박 스타킹이나 약물 치료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의료용 압박 스타킹은 다리에 단계적 압력을 주도록 설계되어 혈액의 흐름을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약물 치료는 혈관 벽을 강화시켜 혈액순환을 도와주고 염증 반응을 억제해 통증을 줄여줍니다. 잦은 다리 붓기와 통증을 경험한다면 약물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Q6 하지정맥류를 스스로 진단해볼 수 있는 체크리스트가 있나요? 하지정맥류 의심 증상을 체크해 하지정맥류 유무를 알아보는 자가진단표가 많습니다. 자가진단표를 통한 하지정맥류 진단율이 정립되어 있지는 않지만 하지정맥류의 증상이 다양한 만큼 한 번쯤 체크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이외에 호주의 더 베인 인스티튜트(The vein institute)에서 제공하는 플랫폼(https://www.theveininstitute.com.au/vein-screening/)에서 증상을 입력해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스스로 신체 진찰을 시행할 수도 있죠. 트렌델렌버그 테스트(Trendelenburg test)는 누운 자세에서 한쪽 다리를 들어 올려 정맥이 튀어나오지 않게 한 다음 손가락이나 고무밴드로 사타구니 부위 정맥을 압박한 자세에서 일어섭니다. 이때 정맥이 튀어나오면 사타구니 하방 쪽 혈관의 문제이며 정맥이 튀어나오지 않으면 사타구니 쪽 피부혈관에서 혈액 역류가 발생함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자가진단 항목
- 종종 다리가 저리고 아파서 잠에서 깬다.
- 수면 중 다리 경련이 일어난다.
- 오후나 저녁에 다리가 자주 붓는다.
- 다리에 실핏줄이 보이거나 튀어나온 혈관이 보인다.
- 다리가 가렵고 터질 듯한 느낌을 자주 받는다.
- 하지정맥류 가족력이 있다.
- 피부 색소 침착, 가려움증을 동반한 피부질환, 원인 모를 다리 통증, 다리에서 열감이 느껴진다.
Q7 평소 생활 습관을 통해 하지정맥류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무엇보다 장시간 같은 자세로 서 있거나 앉아 있는 것을 피하는 게 좋습니다. 직업상 서서 일할 수밖에 없다면 의료용 압박 스타킹을 착용하는 게 좋습니다. 다리를 올리는 자세는 심장보다 높게 유지해 붓기를 줄여주는 효과가 있으므로 자주 붓기를 경험한다면 다리를 올리고 자면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누운 자세에서 하지정맥의 압력은 정상으로 돌아가므로 별다른 증상이 없다면 굳이 다리를 올리고 잘 필요는 없습니다. 규칙적으로 운동하며 근육의 기능을 유지하고 혈관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게 좋겠습니다.
윤상철 교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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