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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文 지키자” 합창, 벼랑 끝 국민은 누가 지키나

與 “文 지키자” 합창, 벼랑 끝 국민은 누가 지키나

bluegu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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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與 “文 지키자” 합창,
    벼랑 끝 국민은 누가 지키나
    정권 출범 부터 피해망상 빠져 “선거 지면 죽는다” 죽일 사람 없으니 문재인만 말고 어려운 국민도 지켜달라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부정적인 이른바 ‘대깨문’을 향해 “그들이 (차라리 야당을 찍겠다는데) 안일하게 생각하면 문재인 대통령을 지킬 수 없다”고 했다. 송 대표는 정권이 바뀌면 문 대통령이 노무현처럼 될 수 있다는 식으로 말했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드루킹 여론 조작으로 수감되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이낙연 전 대표에게 “문 대통령을 지켜달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어떤 일이 있어도 대통령님을 잘 모시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을 지키자”는 이들의 간절함은 단순한 정권 말기 현상이 아니다. 문재인 취임 첫날부터 이 정권은 오로지 ‘문재인 지키기’ 하나밖에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련한 여권 정치인 한 사람은 문 정권 출범 직후 “이 정부는 정권 출범하자마자 정권 재창출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지금도 요직에 있는 그의 눈에 문 정권의 의도가 간파된 것이다. 이 모든 일들의 바탕에는 역대 어떤 정권보다 심각한 피해망상증이 있다. 문 정권이 전(前) 정권 사람들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네 사람이 자살하고 징역형 합계가 100년을 넘었다. 두 전직 대통령이 아직도 감옥에 있다. 때린 사람은 발 뻗고 잘 수 없다. 권력을 놓치면 자신들도 똑같이 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정권 첫날부터 이들의 머리 위를 떠돌고 있다. 이들의 피해망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이 2019년 집권 2주년 날 청와대 정책실장과 민주당 원내대표가 나눈 대화다. 마이크가 켜진 상태인 줄 몰랐던 그들은 속내를 그대로 드러냈다. 두 사람은 “정부 관료들이 말을 덜 듣는다” “(민주당 장관이) 한 달 없는 사이에 자기들끼리 이상한 짓 많이 해서”라고 공무원 비난을 하다 “진짜 집권 2주년이 아니고 마치 4주년 같다”는 말을 했다. 정권 중반도 안 됐는데 말기같이 느낀다는 것이다. 당시 정부 공무원들은 말을 안 듣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정권 눈치를 너무 봐 정책이 엉망이 되는 지경이었다.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이 대표적이다. 공무원들이 정권을 위해 불법과 조작까지 서슴지 않았다. 그때 ‘집권 4주년 같다’고 느낀 국민도 거의 없었을 것이다. 오직 이 정권 사람들만 피해망상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래서 자신들끼리 입버릇처럼 “선거 지면 죽는다”고 하고 다녔다. 자유 민주 국가에서 선거에 진다고 죽을 일이 없지만 이들은 정말 ‘죽는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작년 총선 직전 민주당 핵심 인사가 “총선에서 지면 우리는 다 죽어”라고 했다는 것은 그래도 정치인의 경우다. 기무사 ‘계엄 문건’ 군·경 합동수사단 일부 인사들까지 ‘정권이 교체되면 우리는 모두 다 죽는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1번을 찍어야 한다”는 말들을 했다는 것이다. 이 수사는 문 대통령 지시로 시작돼 무려 200여 명을 괴롭혔지만 완전히 사실무근으로 드러났다. 그렇다고 해도 대통령 지시를 이행했을 뿐인 군·경 관계자들까지 ‘선거 지면 죽는다’고 했다는 것은 정권의 피해망상이 소수 핵심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일부에선 ‘문 정권이 실제 죽을 짓을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문 정권이 잘못한 일은 이루 헤아릴 수가 없다. 하지만 만약 야당의 누가 대통령이 된다고 해도 문 정권이 했던 식의 정치 보복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고 싶어도 못 한다. 대다수 국민은 정치 보복의 악순환을 바라지 않는다. 지금 ‘전 정권 전면 수사 불가피’를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선거에서 이길 수 없을 것이다. 심리적으로 피해망상은 자기 스스로가 가진 적대감, 공격성이 남에게 투사돼 ‘저 사람이 나에게 해를 끼칠 것’ 이라는 강박관념을 갖는 것이다. 피해망상을 가진 이들이 떠올리는 ‘가해자’는 사실은 자기 자신의 복제품이다. 이 정권 사람들의 ‘선거 지면 죽는다’는 것도 그들 스스로가 정권 내내 해온 가혹한 정치 보복과 상대 불인정, 무시, 독선, 일방 통행, 막무가내 밀어붙이기를 자신도 똑같이 당할 것이란 불안감이다. 정권 실세들이 “문 대통령을 지키자”고 하는 것은 결국 자신들 모두의 안위를 걱정하는 것이다. 이들이 ‘문재인을 지키자’고 합창을 하는 와중에 한 국민이 청와대에 청원 글을 올렸다. 그 내용이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부동산 정책 담당자의 처벌을 청원합니다’라는 글은 ‘전세금이 2억5000만원 올랐는데 아무리 궁리해도 그 돈이 나올 구멍이 없다. 답도 없고 희망도 없는 문제로 부부가 매일 싸운다. 정부 수반의 말을 믿은 대가가 이렇다. 내 가정과 가족의 행복을 지키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범죄밖에 없다. 도둑질, 강도질, 마약, 사기를 않고 2억5000만원을 벌 수 있는 일이 무엇입니까’라고 했다. 전세 대란은 순전히 이 정권이 만든 평지풍파다. 수많은 국민을 막다른 벼랑으로 몬 정책 실패다. 그 책임자들이 전세 대란과 자영업 붕괴로 절망한 국민을 지키자는 것이 아니라 ‘문재인을 지키자’고 한다. 정말 입에서 그 말이 나오나. 글 / 조선일보 칼럼 / 양상훈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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