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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

한국군 ‘독침’ SLBM 개발, 마지막 비행시험만 남았다

한국군 ‘독침’ SLBM 개발, 마지막 비행시험만 남았다

수중사출 실험 성공... 내주 시험 성공땐 세계 8번째 보유국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입력 2021.09.07 18:46

 

 

 

 

 

 

군 당국이 최근 첫 국산 3000t급 잠수함(장보고3급)인 도산안창호함에서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수중사출(射出) 시험에 성공, 마지막 비행시험 단계만을 남겨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이 다음주쯤 이뤄질 SLBM 비행시험에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북한에 이어 세계 8번째 SLBM 개발 성공국이 된다. SLBM은 수중의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탄도미사일로 적에게 탐지되지 않고 기습적인 발사가 가능해 일종의 ‘독침 전략무기’로 꼽힌다.

◇첫 국산 3000t급 잠수함에서 이달초 SLBM 수중 사출시험 성공

정부 소식통은 7일 “지난주 도산안창호함에서의 SLBM 수중 사출시험에 성공한 것으로 안다”며 “SLBM이 물밖으로 솟구쳐 오른 뒤 엔진이 점화되는 ‘콜드 론치’(cold launch)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콜드 론치는 잠수함의 미사일 발사관에서 가스 압력으로 SLBM을 수면 밖 일정 높이까지 밀어 올린 뒤 미사일 엔진이 점화돼 비행토록 하는 SLBM 발사의 핵심 기술이다. 군 소식통은 “일각에서 우리가 SLBM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그렇게 평가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SLBM 비행시험에 성공해야 제대로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항해 중인 해군 첫 국산 3000t급 잠수함인 도산안창호함. 9월초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수중사출시험에 성공해 마지막 비행시험 단계만을 남겨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

군 당국은 다음주쯤 충남 안흥시험장 앞바다 수중의 도산안창호함에서 SLBM을 발사, 100~200㎞ 이상 비행하는 비행시험을 실시한 뒤 성공하면 도산안창호함에 SLBM을 실전배치할 계획이다. 도산안창호함에는 6기의 SLBM 수직발사관이 장착돼 있다.

도산안창호함 SLBM은 사거리 500㎞인 기존 현무-2B 탄도미사일을 개량한 것으로, 사거리는 비슷하지만 위력은 현무-2B 보다 다소 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산안창호함의 SLBM 발사관 직경이 현무-2B보다 다소 작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강력한 탄두를 장착한 ‘괴물 미사일’ 현무-4는 도산안창호함에 탑재할 수 없다.

◇SLBM은 사거리 500km 현무2급, ‘괴물 미사일’ 현무-4는 탑재 못해

당초 도산안창호함에는 현무-3(최대 사거리 1000㎞) 등 순항미사일이 탑재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북한이 지난 2015년 ‘북극성-1형’ SLBM 시험발사에 성공하면서 우리도 SLBM을 긴급 개발, 배치키로 했다. 한 소식통은 “급히 잠수함에 SLBM 수직발사관을 집어넣다보니 큰 발사관을 장착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북한이 2021년1월 열병식에서 첫 공개한 신형 '북극성-5ㅅ'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2020년10월 당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공개된 '북극성-4ㅅ'보다 탄두 등을 키운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중앙통신

보통 SLBM 기술 개발은 지상 사출시험, 수중 바지선 사출시험, 잠수함 시험발사 등 3단계로 진행된다. 지난해 말까지 지상 및 수중 바지선 사출시험을 사실상 마쳤다. 올들어 지난달 도산안창호함 해군 인도 후 이달초 잠수함에서의 수중 사출시험에 성공, 마지막 잠수함 수중발사 비행시험만을 남겨두게 된 것이다. 현재 SLBM 보유국은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인도, 중국, 북한 등 7개국이다.

 

북한은 지난 2015년 ‘북극성-1형’과 2019년 ‘북극성-3형’ SLBM 수중 시험발사에 성공했고, 지난해 10월 ‘북극성-4ㅅ’, 지난 1월 ‘북극성-5ㅅ’ 등 직경이 더 커진 신형 SLBM을 열병식에서 공개했다. 이들은 도산안창호함에 탑재될 국산 SLBM보다 길이와 직경 등이 크고 사정거리도 긴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현재 이들 SLBM을 탑재할 로미오급 개량형 신형 잠수함(3000t급·SLBM 3발 탑재) 건조를 사실상 마무리하고 진수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SLBM에 EMP탄 장착 등 위력 강화할 필요

군 당국이 SLBM 비행시험에 성공하더라도 넘어야 할 ‘산’들은 남아 있다. 우선 탄두위력 강화 등 보다 강력한 SLBM를 도입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장보고3급은 건조 단계에 따라 배치(batch) 1·2·3로 나뉘는데 SLBM은 배치1에 6발이, 배치2·3에 각각 10발이 탑재된다.

현무-2 탄도미사일 발사 장면. 국산 SLBM은 최대 사거리 500㎞인 현무-2B 탄도미사일을 개량한 것으로 알려졌다. photo 조선일보

도산안창호함 등 장보고3급은 척당 건조비가 1조원에 달하는 비싼 전략무기인 만큼 SLBM의 위력을 지금보다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괴물 미사일’ 현무-4급은 어렵더라도 지하관통 능력이 뛰어난 탄두나, 적 전자장비를 마비시킬 수 있는 EMP(전자기펄스) 탄두 등을 장착한 SLBM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북한은 북극성-1형(최대 사거리 1300㎞)과 북극성3형(최대 사거리 2000여㎞) SLBM 시험발사에 성공한 상태다. 지난해 10월 열병식에선 북극성-4ㅅ(시옷)형 SLBM이 처음으로 공개됐는데 북극성 3형(직경 1.5m)에 비해 직경(1.8m)이 커져 중장기적으로는 다탄두 탑재가 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1월 열병식에선 북극성-4ㅅ형보다 커진 북극성-5ㅅ형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들 2개 신형 SLBM의 시험발사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1993년 이후 줄곧 28년간 국방부를 출입, 우리나라 최초이자 현직 최장수 군사전문기자로 꼽힙니다. 누적 방문자 4억명을 돌파한 대한민국 최대의 군사안보 커뮤니티인 ‘유용원의 군사세계’를 비롯, 유튜브(구독자 24만명), 페이스북(팔로워 6만명3000여명), 네이버TV, 인스타그램 등 7개의 개인 채널을 운영하며 많은 분들과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