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면 머리 잘린다?… 예멘 ‘지옥의 동굴’ 내부 최초 공개

들어가면 머리 잘린다?… 예멘 ‘지옥의 동굴’ 내부 최초 공개

정채빈 기자

입력 2021.09.23 20:31

 

 

 

 

 

지난 15일(현지 시각) 예멘의 미스터리 동굴 ‘바르호우트의 우물’ 내부로 내려가고 있는 오만의 동굴탐사팀(OCET) 대원./AFP 연합뉴스

‘지옥의 동굴’이라 불리는 예멘의 미스터리 동굴의 탐사가 이뤄져 내부 사진이 최초로 공개됐다.

22일(현지 시각) BBC, AFP 등에 따르면 최근 오만의 동굴탐사팀(OCET)이 예멘 동쪽의 마라주 사막에 있는 해당 동굴의 내부를 최초로 직접 확인했다. 이 동굴의 정식 명칭은 ‘바르호우트의 우물’이다.

깊이 100~250m, 폭 30m 정도로 추정돼 온 이곳에 대한 탐사는 약 6시간 동안 이뤄졌다.

‘바르호우트의 우물’ 내부 탐사를 준비하고 있는 OCET 대원들./AFP 연합뉴스

예멘 당국은 지금까지 이 구멍 속에 무엇이 있는지, 악취의 원인은 무엇인지 파악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다만 과거 탐사대원들이 이 동굴의 지하 50~60m 지점까지 내려갔으나 원인 모를 냄새와 함께 내부에서 이상한 무언가를 발견해 탐사를 멈췄었다고 전했다.

현지 주민들 또한 이 동굴에서 나는 악취 때문에 이를 ‘악마를 가두기 위한 감옥’으로 여겨왔다. 심지어 해당 지역의 일부 주민들은 이 구멍에 들어가면 머리가 잘리는 등 끔찍한 일이 벌어진다고 믿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바르호우트의 우물’ 아래에서 발견된 석순 앞에 서 있는 OCET 대원./AFP 연합뉴스

그러나 이번 탐사를 이끈 오만 독일공과대학의 지질학교수 모하메드 알-킨디는 동굴 내부 탐사 결과 “죽은 동물의 사체나 뱀 등이 있긴 했지만, 주민들이 생각하는 초자연적인 현상의 흔적은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나와 팀원 7명은 (주민들이 말하는)’저주’의 기운을 느끼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알-킨디는 “(동굴 속) 뱀의 숫자가 많았던 것은 포식자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이는 매우 정상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또한 “주민들은 이곳의 물이 가장 사악하다고 여겨왔지만, 우리가 본 것은 순수한 담수뿐이었다”며 “심지어 이 물을 마셔봤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다만 이상한 냄새를 맡은 것은 사실”이라며 “이는 매우 신비한 현상”이라고 밝혔다.

알-킨디는 “싱크홀 내부에서 물과 암석, 토양, 일부 죽은 동물 사체 등의 샘플을 수집했으며 분석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 동굴이 생긴 시기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그간 전문가들은 이곳을 싱크홀의 일종으로 추측해왔다.

 

 

정채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