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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인물,문물

? 인간의 세가지 불가항력 ?

? 인간의 세가지 불가항력 ?

* 무신론을 믿든, 유신론을 믿든, 모든 인간은 다음과 같은 세가지 불가항력 속에 놓여 있다.

첫째 불가항력은 인간이 자기 탄생의 시간차원(시대)과 공간차원(장소), 그리고 인간차원(핏줄)을 선택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일제(日帝)시대에 태어났기 때문에 억울하게 끌려가 일생을 망친 사람, 아프리카(Africa)의 빈곤 지역에 태어났기 때문에 기아로 죽어 가는 어린이들, 부모를 잘못 만났기 때문에 고생하는 고아들이 얼마나 많은가?

둘째 불가항력은 인간이 자신의 능력을 선택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인간은 육체적, 정신적, 정서적 능력에 있어서  평등하게 태어나지 않는다.
모든 인간이 노력한다고 올림픽의 어느 스타처럼 100m를 9초86에 달릴 수 있을까?
누구나 노력한다고 해서 아인슈타인(A. Einstein) 같은 업적을 낼 수 있을까?

1987년에 베를린 필하모니(Berlin Philharmony)의 지휘자 허버트 카라얀(Herbert von Karajan)은 소프라노’조수미’를 베를린으로 불러 오디션(audition)을 가졌다.
노래가 끝나자 카라얀의 첫마디는 “하늘이 내린 목소리로다” 하며 감탄했다고 한다.
음악의 세계를 달관한 지휘자 카라얀도 성악가의 능력을 천부(天賦)의 자질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모든 인간이 평등하게 태어났다 = All men are created equal.’는 외침은 법(法)과 제도 차원에서 불평을 제거하기 위한 슬로건에 불과하다.

실제로 모든 인간은 육체적, 정신적 능력에서는 물론, 얼굴이나 몸매의 아름다움에 있어서 평등하게 태어나지 않았다.

세번째 불가항력은 모든 인간이 벗어날 수 없는 불확실성(不確實性, uncertainty)에 대한 것이다.
‘나는 운전을 잘하니까 교통사고 염려 없다.’ 혹은 '나는 건강 관리를 잘하니까 암에 걸릴 염려 없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또 지진이나 수해(水害) 혹은 전쟁발발 같은 재해로부터 초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오만이다.

이 진리를 깨달은 '최귀동(崔童)'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최할아버지는 일제(日帝) 시대 징용에 끌려갔다가  육체적, 정신적으로 만신창이가 되어 해방 후 집(충북 음성)에 돌아와 보니 집도 사라지고 없었다.
그는 남은 여생을 살아 갈 힘도, 희망도 잃고, 생을 스스로 마감하려고 어느 다리 밑으로 내려갔다고 한다.
거기서 그는 “여보시오, 당신은 걸을 수 있군요. 나 배가 고파 죽겠으니 밥 좀 얻어다 주시오.” 하는 신음소리를 들었다.
이 하소연에 최할아버지는 여기 저기 구걸 다니며 밥을 얻어다 이들을 먹여 살려야 했다.
여기서 최할아버지는 ‘얻어먹으러 다닐 수 있는 능력도 은총’이라는 사실을 하나의 진리로 깨달았다.
오늘날 충북 음성에 있는 ‘꽃동네’ 입구에는 최씨의 깨달음이 큰 바위에 새겨져 있다.

오늘 내가 이렇게 건재하는 것은 내가 잘나서 혹은 내 노력의 당연한 결과라는 생각은 오만이 될 수 있다. ?

- 윤석철 교수 지음 '경영. 경제. 인생'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