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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

<윤석준의 차밀> 중국 비밀무기: HGV의 FOBS 방식

<윤석준의 차밀> 중국 비밀무기: HGV의 FOBS 방식
 
작성자 : 윤석준(210.223.xxx.xxx)
입력 2022-01-17 11:2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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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준의 차밀, 2022년 1월 17일>
 
중국 비밀무기: HGV의 FOBS 방식
 
 
 
2021년 8월부터 10월 간 군사와 안보 전문가 간 중국이 개발한 ‘비밀무기’에 대한 논란이었으나, 확실한 대책 강구없이 우려로만 남은 채 해를 넘겼다. 
 
지난해 7월에 중국은 DF-17 극초음속 중거리 미사일에 탑재한 DF-ZF 극초음속 활공체(Hypersonic Glide Vehicle: HGV)를 과거 냉전시 구소련이 개발하였고 최근 러시아가 아방가드(Avangard) HGV의 운용 개념으로 다시 적용한 『부분궤도 타격체계(Fractional Orbit Bombardment System: FOBS)』 방식으로 발사하는데 성공하였다.
 
일반적으로 마하 5 이상의 극초음속을 내는 HGV 운용 방식은 첫째, 탄도 미사일에 탑재하는 경우 일정한 탄도 궤적으로 우주에서 대기권으로 재진입하여 지상 표적을 타격하는 방식, 둘째, 순항 미사일에 탑재하여 지상에서 20∼30㎞의 저고도로 순항함으로써 표적을 타격하는 방식, 셋째, 냉전시 구소련에 의해 개발되었다가 중단되었던 방식으로 HGV를 고도 150∼160㎞ 저궤도(Low Earth Orbit: LEO)에 진입시키어 북극과 남극을 경유해 지구를 빙빙 장기간 돌다가 지상 미사일 통제소 지시에 의해 저궤도를 이탈(deorbit)하여 극초음속으로 표적을 타격하는 FOBS 방식의 3가지이다.  
 
첫 번째와 두 번째 방식은 이미 잘 알려져 있고 일부 대응책도 강구되고 있으나, 세번째 FOBS 방식은 너무 파격적이고 위협적이어서 대응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HGV의 FOBS 방식은 그동안 미국과 구소련 간 군비통제 규범에 의해 중단되었으나, 2018년 3월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8대 신무기 목록 중 하나로 언급되면서 세계 관심을 받았다. 
 
이런 와중에 지난해 8월부터 10월 간 미국 등 서방 군사 전문가들은 “2021년 7월에 중국이 HGV의 FOBS 방식 개발에 성공하여 중국 내륙에 설정한 가상 표적에 명중하여 세계에 충격을 주었다”고 평가하였다.
 
당시 미국 『The Drive』와 영국 『Financial Times』 등 군사잡지들은 중국 HGV의 FOBS 방식 성공을 중점적으로 보도하면서, 이는 1960년대에 구소련이 R36 미사일 FOBS 타격방식 채택 이후 중단되었다가 2018년부터 러시아가 샤마트(Sarmat RS-SS-X-29)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과 아방가드 HGV를 FOBS 방식으로 실전에 배치하는데 성공한후 세계에서 2번째 사례라고 평가하면서, 이는 미군에게 ‘긴급 상황을 알리는 모닝 콜(Wake-Up Call)’이었다고 보도하였다. 
 
당시 매체들은 비록 지난해 7월 중국 HGV의 FOBS 시험이 설정된 표적으로부터 약 24마일 떨어진 곳으로 타격하는 등의 기술적 문제점을 보였지만, 당시 중국 HGV의 FOBS 방식 성공은 미국에게 ‘충격’이었다며, 이는 미 합참의장 마크 밀리 육군대장이 10월 27일 『CBS』 뉴스와 인터뷰시 기자의 HGV의 FOBS에 대한 질문에 “이는 냉전시 구소련의 미국에 대한 ‘스푸티닉 충격(Sputinik Moment)’과 같았다”고 답변한 주된 이유였다고 보도하였다. 
 
특히 지난해 10월 22일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티모시 라이트(Timothy Wright) 박사는 중국 HGV의 FOBS 방식을 미러 간 미사일 기술 경쟁이 미중 간 미사일 기술 경쟁으로 확대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중국에게는 다음과 같은 전략적 레버리지를 주었다고 평가하였다. 
 
첫째, 미국 미사일 방어체계 무력화이다. 지난해 DF-ZF HGV의 FOBS 방식 성공은 그동안 미국이 중국의 획일적 탄도 미사일을 겨냥해 구축한 지역 미사일 방어체계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였다. 특히 라이트 박사는 이에 따라 미국이 기존 지역 미사일 방어체계을 전면 업그레이드하거나 재설계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고 평가하였다.
 
둘째, 재래식과 핵 동시 탄두이다. 라이트 박사는 지난해 7월 중국이 HGV FOBS 방식에 성공한 이후, 만일 러시아와 같이 1∼3 메카톤 규모의 핵탄두를 탑재하면 이는 중국 지상용 대륙간 탄도 미사일과 진(晉)급 전략핵잠수함(SSBN)의 쥐량(巨悢)-2형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SLBM)과 함께 미국과 비교시 열세한 핵무기 능력을 극복하는 ‘비밀무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셋째, HGV의 FOBS 방식에 대한 감시 및 추적의 어려움이다. HGV의 FOBS 방식은 1회성 극초음속 탄도 미사일과 순항 미사일보다, 150∼160㎞ 저궤도를 무한정 돌면서 표적이 결정되는 장소와 시간에 저궤도를 이탈해 상대방 표적을 타격함으로써 상대방의 탄도 미사일 조기경보체계가 HGV FOBS의 타격시점과 장소를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  
 
넷째, FOBS 방식의 정밀성이다. FOBS 방식을 갖춘 HGV는 원뿔형 또는 쐐기형으로 보조날개 4개와 역추진용 동력체를 갖추고 있어 지상 통제 지시에 의해 저궤도 이탈후 상하(vertically) 및 좌우(laterally) 회피기동으로서 표적을 정확히 타격하며, 이는 지난 1월 6일 『로이터(Reuters)』가 주장한 『기동형 재진입체(MaRV)』와 다른 점이다. 
 
다섯째, 중국의 HGV FOBS 시험 부인(否認)이다. 라이트 박사는 지난해 10월 중국 외교부가 7월과 8월의 HGV FOBS 방식 성공을 부인(否認)하면서, 이를 인공위성 또는 우주체(spacecraft)이라고 주장하였다며, 이는 중국이 DF-ZF의 FOBS 방식을 비밀무기로 간주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또한, 라이트 박사는 그동안 중국이 미국과 러시아와 달리 핵무기 군비통제 협정에 있어 제한을 받지 않아 더욱 정교한 FOBS 방식을 갖춘 HGV를 개발할 수 있었다고 전망하였다. 그동안 러시아는 미국과 Outer Space Treaty, SALT Ⅱ와 Anti-Ballistic Missile Treaty 등에 의해 HGV의 FOBS 개발에 제한을 받았으나, 중국은 전혀 제약을 받지 않았다. 
 
특히 지난해 9월 미국 『헤리티지 연구소』 딘청(Dean Cheng) 박사는 지난해 7월 FOBS 방식 시험과 8월 타격 성공은 향후 중국이 미국과의 전략경쟁에서 유리한 협상 레버리지를 갖게 된 것이라고 평가하였으며, 11월 29일 미국 『Sandbox』는 FOBS 타격방식을 갖춘 HGV는 미 공군의 X-37B 무인 우주체와 유사한 개념으로서 그동안 중국이 미국과 미사일 경쟁에 있어 불리한 지리적 여건에 있던 단점을 극복할 수 있게 되었다고 평가하였다. 
 
또한, 지난해 10월 28일 미국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와 11월 29일 『AFP』는 지난해 7월과 8월 중국 HGV의 FOBS 방식에 동원된 발사체와 HGV를 2019년 10월 1일 공개한 DF-17 중거리 미사일 1단계 발사체와 DF-ZF라고 전망하며, 향후 DF-ZF에 약 1∼3메가톤의 핵탄두를 탑재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이에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이 러시아 아방가드 HGV FOBS 타격방식을 모방한 DF-17 탑재 DF-ZF FOBS 방식이 러시아 지르콘(Zircon) 극초음속 순항 미사일을 모방한 신쿵-2(星空-二: Starry Sky-2)형 순항 HGV과 함께 동아시아에 전진배치된 미 해군 핵항모와 괌 등의 전진기지를 주요 표적을 타격하는 전략적 ‘비밀무기’로 운용될 것으로 전망하였다. 
 
특히 이들은 지난해 7월 중국 HGV FOBS 방식 성공이 러시아 또는 중국으로부터 FOBS 기술을 이전받은 결과라며, 북한과 러시아 간 암묵적 군사과학기술 협력과 미국 중국 때리기의 최근 상황을 고려할 시, 러시아와 중국이 HGV의 FOBS 기술을 북한에 주었을 가능성을 제기하였다. 실제 러시아와 중국은 HGV 동체를 델타형으로 설계하고, 2∼4개 보조날개를 HGV 하부에 부착하여 지상 미사일 통제소 통제에 의해 상하좌우 회피 기동을 하는 공통점을 갖고 있으며, 중국이 러시아보다 역주행 동력체(retro-rocket fire), 핵탄두 탑재 기술, 저궤도에서의 무제한 극초음속 기동 기술 등에서 다소 앞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군사 전문가들은 이들 러시아와 중국의 HGV FOBS 개발이 올해 발표될 조 바이든 행정부의 『미국 핵태세 검토 보고서(US Nuclear Posture Review)』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하면서, 지난해 말에 보도된 새로운 NPR이 미국 ‘핵무기 선제타격 원’칙을 포기할 것이라는 내용과 달리 어떤 형태로든 NPR이 변화될 가능성에 비중을 두었다. 하지만 근본적 문제는 바이든 행정부가 러시아와 중국의 HGV FOBS 위협에 직면한 것이라면서 향후 바이든 행정부가 어떻게 핵우세 전략을 유지하런지가 의문이라고 지적하였다.  
 
불행히도 이러한 우려가 최근 한반도에 나타났다는 것이다. 지난 1월 5일과 1월 11일에 북한은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하였다고 발표하면서 1월 11일 발사 시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현장에 있었다고 보도하였다. 
 
문제는 북한이 어떻게 HGV를 개발하였는가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1960년대에 구소련이 R-360의 FOBS 방식을 개발할 당시에 중국과 북한 모두가 구소련의 미사일 기술에 의존한 관계였다면서 근래에 북한도 중국과 같이 HGV의 FOBS 방식 이론과 기술을 러시아로부터 전수받음으로써 지난 1월 5일과 11일의 2회 HGV 시험 발사에 성공한 것으로 전망하였다. 하지만 지난 1월 6일 『로이터(Reuters)』는 폴업(pull-up) 기능과 마하 5 정도의 속력을 근거로 HGV가 아닌 MaRV로 평가하기도 하였다. 
 
결국 지난 2회의 북한 HGV 또는 MaRV 시험발사는 남북한 간 미사일 개발 경쟁에서의 되돌릴 수 없는 ‘게임 체인저’이자, 한국에게는 북한의 ‘전략무기’ 위협이 무엇인가를 암시하는 ‘모닝 콜’일 것이다.  
 
실제 지난해 1월에 북한은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을 전략무기 중 하나이자, 5개년 군사개혁 최우선 과업이라고 강조하였는바, 이번 2회의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발사가 향후 러시아와 중국과 같은 HGV의 FOBS 방식으로 업그레이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여진다.  
 
만일 향후 북한이 러시아와 중국과 같이 ‘전략무기’이자 ‘비밀무기’인 HGV의 FOBS 방식을 채택하게 되면, 이는 지난해 1월에 선언한 핵잠수함 건조와 군사위성 체계 구축 과업과 함께 북한의 전략무기 현대화 완성을 의미하게 될 것이며, 실제 그렇게 되면 북한의 HGV FOBS 방식은 이미 노출된 화성-15호 ICBM에 추가한 ‘진짜’ 전략무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바라옵건데 지난해 7월 중국 HGV의 FOBS 방식 성공이 중국만의 사례이기를 희망하나, 만일 이러한 기술이 북한으로 확산된다면, 한국과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는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크며, 이는 한국군에게 ‘악몽(nightmare)’일 것이다. 
 
궁극적으로 지난해 7월과 8월 중국이 HGV의 FOBS 방식에 성공한 것이 경쟁국 미국만이 아닌, 한국에게도 간접적 위기이자 충격으로 나타났다고 봐야 할 것이다.
 
 
작성자 윤석준은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이자,
한국해로연구회 집행연구위원, The Diplomat 초빙연구위원과 육군발전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며,
예비역 해군대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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