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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

허블 우주망원경이 포착한 스타트렉 우주선

허블 우주망원경이 포착한 스타트렉 우주선

[사이언스샷]

입력 2022.01.30 09:00
 
 
 
 
 
허블 우주망원경이 포착한 은하단 NGC 7764A. 오른쪽 두 은하의 모습이 스타트렉의 우주선 엔터프라이즈호를 연상케한다./NASA ESA

우주선이 광속(光速)보다 빨리 순간 이동하기 직전 카메라에 찍힌 것일까. 미항공우주국(NASA·나사)은 지난 28일(현지 시각) “허블 우주망원경이 우주선 모양의 은하들을 촬영했다”고 밝혔다.

허블 우주망원경은 은하 세 개가 같이 있는 모습을 포착했다. 가운데 은하에서 뻗어 나온 팔이 오른쪽 위에 있는 은하와 연결돼 마치 하나로 보인다. 그 모습이 미국 CBS방송의 TV드라마 스타트렉 시리즈에 나온 우주선 엔터프라이즈호를 닮았다. 드라마에서 엔터프라이즈는 광속의 수백 배 속도로 이동했다.

미 CBS방송의 TV드라마 스타트렉에 나온 우주선 엔터프라이즈호(USS Enterprise NCC-1701-A)./CBS Paramount

◇엔터프라이즈호 닮은 두 은하

허블이 포착한 은하단은 NGC 7764A로 불린다. 이 은하단은 지구에서 4억2500만광년(光年·1광년은 빛이 1년 가는 거리로 약 9조4600억㎞) 떨어진 불사조자리에 있다.

각각의 은하는 NGC 7764A1, NGC 7764A2, NGC 7764A3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우주선을 닮은 두 은하는 서로 별과 가스구름으로 연결된 모습이 마치 엄청난 속도로 충돌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그 충돌로 왼쪽 아래로 볼링 공 같은 은하가 떨어져 나왔을지 모른다.

하지만 유럽우주국(ESA)은 은하 사이의 상호 작용은 엄청나게 오랜 시간에 걸쳐 일어난다고 밝혔다. 은하들이 정면으로 부딪히는 일도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왼쪽 아래에 있는 은하가 다른 두 은하와 상대적으로 가까운 거리에 있지만 실제로 상호 작용하는 지도 불분명하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상상도. 25일 지구에서 150만km 떨어진 최종 임무 위치에 도착했다./ESA

◇허블 후계자 제임스 웹도 곧 활동

허블 우주망원경은 최근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발사되면서 다시 주목을 받았다. 1990년 발사된 허블은 최초의 우주망원경이다. 지난 32년간 지구 상공 547㎞를 돌며 우주를 관측했다.

우주망원경은 지구 대기를 거치지 않은 빛을 보므로 지상의 천체망원경보다 더 정확하게 우주를 관측할 수 있다. 해상도는 사람 눈보다 1000배 좋다. 이 때문에 허블은 우주를 보는 지구의 눈으로 불렸다.

이제 인류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라는 새로운 눈을 확보했다. 제임스 웹은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발사돼 지난 25일 지구에서 150만㎞ 떨어진 임무 지점에 안착했다.

제임스 웹의 주반사거울은 지름이 6.5m로 허블 망원경(2.4m)의 2.7배이다. 면적도 6배 크다. 그만큼 우주에서 오는 빛을 더 잘 모을 수 있다. 나사는 “허블 망원경보다 100배 더 희미한 물체를 구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장비 시험을 거쳐 오는 6월부터 우주 관측 임무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