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cience

치명도 낮다더니 아이들에겐 더 위험?… 오미크론의 역설

치명도 낮다더니 아이들에겐 더 위험?… 오미크론의 역설

 

입력 2022.03.02 16:10
 
 
 
 
 
<YONHAP PHOTO-3572> 개학 앞두고 코로나19 검사받는 어린이 (춘천=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전국 대부분 초·중·고등학교 개학을 이틀 앞둔 28일 강원 춘천시 강원체육고등학교 인근에 마련된 강원도교육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검사소에서 한 어린이가 검사를 받고 있다. 도교육청은 전국 최초로 학생과 교직원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선별검사소를 마련해 이날부터 운영하고 있다. 2022.2.28 yangdoo@yna.co.kr/2022-02-28 10:30:25/ <저작권자 ⓒ 1980-2022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오미크론 확산 이후 만 3세 이하 영유아를 비롯한 어린이 코로나 확진자가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월 세계적인 과학전문지 ‘네이처’에는 ‘오미크론이 어린이에게 더 독한가’란 제목의 분석 기사가 실렸다. 그동안 코로나에 걸린 어린이는 중증으로 악화하거나 사망하는 경우가 성인보다 많지 않았는데, 오미크론이 유행하면서 어린이 환자가 급격히 늘자 그 원인이 무엇인지 분석한 것이다.

실제 미국에서는 오미크론이 확산되자 어린이 환자들의 입원이 대폭 늘어났다. 전체 코로나 입원 환자의 5%를 차지했는데, 이는 과거 변이 유행때보다 4배 높은 수치다. 영국에서도 오미크론 유행 기간 코로나로 입원한 1살 이하 어린이 숫자가 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처는 “오미크론이 델타보다 젊은 층에서는 입원이나 사망을 일으킬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이는데, 왜 많은 어린이들이 입원하게 됐는지 과학자들이 밝혀내려 연구 중”이라고 했다.

네이처가 분석한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어린이들이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백신을 맞거나 감염된 적이 있는 성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오미크론 유행에 더 취약하다는 것이다. 네이처는 “대부분 국가에서 아직 5세 미만 어린이에게는 코로나 백신 접종을 허용하지 않았다”며 “5~11세 어린이에게 백신 접종을 허용한 미국에서도 접종률이 3분의 1 미만”이라고 전했다.

오미크론 변이의 특성이 어린이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영향을 많이 주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치명도 낮은 오미크론의 역설’인 셈이다. 오미크론의 중증화 비율은 델타 대비 3분의 1 수준이다. 주로 폐를 공격했던 델타와 달리, 오미크론 변이는 주로 상기도(코, 인두, 목구멍, 후두 등)를 공격하는데, 이 때문에 성인보다 비강이 작아 쉽게 막힐 수 있는 어린이가 위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워싱턴DC 소재 ‘어린이국립병원’ 로베르타 드비아시 소아감염병과장은 “많은 어린이들이 오미크론에 감염된 후 개 짖는 것처럼 ‘컹컹’ 기침을 하는 증상을 보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이는 오미크론이 성인과 다른 방식으로 어린이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걸 보여준다”고 했다.

 

그러나 강력한 전파력으로 오미크론 환자가 늘고 있지만, 개별 어린이들의 입원 확률은 델타 대비 오미크론이 3분의1에서 2분의 1정도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네이처는 전했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대의 마이클 앱소우드 교수는 “어린이들의 입원이 늘긴 했지만, 심각한 증상을 더 보이지는 않았다”고 했다고 네이처는 전했다.

한편 2일 방역 당국은 영유아·소아 확진자의 대면 진료와 입원 치료를 위한 ‘소아특화 거점전담병원’ 26곳을 지정하고 이날부터 운영한다고 밝혔다. 의사 소통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소아 확진자가 늘면서 의료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우려가 나오자 정부가 보완책을 마련한 것이다. 이에 대해 마상혁 경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절대적인 어린이 확진자 숫자에 비해 너무도 부족한 규모”라며 “지금은 오미크론에 걸리면 아기가 아무리 열이 나도 곧장 병원에 갈 수 없기 때문에 부모의 공포가 더 큰만큼, 가능하면 희망하는 병원들은 모두 소아 대면 진료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