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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

과거 물이 흘렀을 때 흔적?… 화성에 ‘돌꽃’이 피었네

과거 물이 흘렀을 때 흔적?… 화성에 ‘돌꽃’이 피었네


화성서 물 흘렀을 때 쓸려온 광물
암석과 결합, 꽃 모양으로 굳어져
물 언제 사라졌는지 알 수 있을 듯

입력 2022.03.09 14:00
 
 
 
 
 
화성의 돌꽃. 화성에 물이 흐르던 시기, 물속의 광물이 암석성분과 결합하면서 독특한 모양을 만들었다. 가지가 뻗은 모양(왼쪽)이나 둥근 형태(오른쪽)를 이룬다./NASA

봄이 시작하는 3월의 첫날,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꽃 사진을 공개했다<사진>. 실제 꽃이 아니라 화성에서 광물이 꽃 모양으로 형성된 모습이다. 돌꽃은 크기가 1㎝이다. 화성에 있는 로버(이동형 탐사 로봇) 큐리오시티는 지난달 24일 화성 적도 부근의 게일 충돌구에서 로봇팔 끝에 달린 확대경 카메라로 돌꽃을 촬영했다. 사진은 여러 장을 합성한 것이다.

자동차만 한 크기의 큐리오시티는 2011년 11월 26일 발사돼 이듬해 8월 6일 폭 154㎞인 게일 충돌구 안쪽 아이올리스 평원에 착륙했다. 임무는 물을 찾고 토양의 성분을 분석해 수십억 년 전 생존했을지도 모를 미생물의 에너지원을 찾는 것이다.

이 점에서 돌꽃은 큐리오시티에 꼭 맞는 연구 대상이다. 나사 과학자들은 돌꽃은 이른바 속성작용(續成作用)의 결과라고 설명한다. 퇴적물이 분지에 쌓여 단단하게 굳기 전까지 물리화학적 변화를 포함하는 일련의 변화 과정을 속성작용이라고 한다.

 

나사 제트추진연구소의 애비게일 프래먼 박사는 “과거 화성에 물이 흘렀을 때 같이 쓸려온 광물이 암석 성분과 결합하면서 이런 모양을 만들었다”며 “속성과정이 빚은 모양을 연구하면 화성에서 언제 물이 사라졌는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화성의 블루베리. 산화철 성분 때문에 푸른빛이 돈다. 화성에 물이 흐르던 시기, 물속의 광물이 암석성분과 결합하면서 독특한 모양을 만들었다./NASA

나사 과학자들은 화성의 돌꽃에 ‘가시자두나무 소금(Blackthorn Salt)’이란 이름을 붙였다. 속성작용으로 생긴 모양은 이번 돌꽃처럼 가지가 난 형태도 있지만, 그 옆에 찍힌 것처럼 둥근 모양도 있다.

큐리오시티의 전임자인 로버 오퍼튜니티는 2004년 화성 적도 부근의 평원에서 푸른 은빛이 도는 둥근 돌들을 발견했다. 산화철 성분이 푸른색을 띠게 했다. 나사 과학자들은 ‘화성의 블루베리’라고 명명했다. 오퍼튜니티는 2003년 7월 7일에 발사돼 이듬해 1월 25일 메리디아니 평원에 착륙했다.

 
 
1997년 이후 줄곧 과학 분야만 취재하고, 국내 유일 과학기자 기명칼럼인 ‘이영완의 사이언스카페’에서 자연과 역사, 문화를 과학으로 풀어내길 좋아하는 이야기꾼, 이영완 과학전문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