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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

레이더도 못잡는 기만탄… 다급한 러, 극비 신무기 퍼부었다

레이더도 못잡는 기만탄… 다급한 러, 극비 신무기 퍼부었다

미 정보당국 “핵탄두에 쓰이던 침투 보조 장치 비슷”
“신기술 노출되는 것 감수할 정도로 급박”

입력 2022.03.16 12:01
 
 
 
 
 
폭발물 전문가 커뮤니티 CAT-UXO의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러시아 신무기 '기만탄' 사진/트위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그 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신무기를 발사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른바 ‘기만(欺瞞)탄’으로 방공 레이더와 열추적 미사일을 피하기 위한 것이다.

NYT는 정보 당국을 인용해 이 기만탄이 약 30 ㎝ 길이에, 화살 모양이고 오렌지색 꼬리를 갖고 있다고 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 밖에서 우크라이나를 향해 이스칸데르 M 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쏘고 있다. 이스칸데르M 미사일이 국경을 넘어 발사되기 때문에 방공 시스템에 감지 되는데, 이 때 기만탄을 같이 발사해 무력화한다는 것이다.

이 기만탄은 무선 신호를 발생해 위치 감지 시스템을 먹통으로 만들거나 제대로 추적하지 못하게 하고, 발열장치도 있어 탄도 미사일을 요격하려는 열추적 미사일을 유인한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미사일을 방공 시스템을 통해 막아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기만탄은 약 2주전부터 소셜미디어에 사진이 돌며 회자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모양과 크기를 보고 접속탄에서 나오는 소형 폭탄으로 착각했다. 그만큼 생소한 무기인 것이다.

폭발물 전문가 커뮤니티 CAT-UXO의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러시아 신무기 '기만탄' 사진/트위터

영국군에서 22년간 폭발물 처리 군인으로 일한 전문가 리처드 스티븐스는 NYT에 “수 많은 중국과 러시아 탄약을 봤지만 이건 처음 본다”고 했다. 자신이 2011년부터 운영 중인 군·민간인 폭발물 전문 사이트에 사진을 올렸지만, 아무도 본적이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미 정보 당국자는 이 기만탄이 냉전 때인 1970년대 핵탄두에 쓰이던 ‘침투 보조장치(penetration aids)’와 비슷하다고 했다. 당시에 미사일요격 시스템을 피하기 위해 쓰였던 것이다.

미 미들베리국제학연구소(MIIS)의 제프리 루이스 교수는 “이 무기는 극비였기 때문에 지금까지 본 적이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어떻게 작동하는 지 파악하면 대응책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또, “이 무기가 수집되면 서방 정보 당국이 연구하고 나토 방공망 시스템이 이스칸데르 M 미사일을 방어할 수 있게 프로그램을 짤 텐데 그걸 알고도 기만탄을 쓴 것 보면 러시아군 지도부가 부주의하거나 그만큼 급박한 상황에 몰린 것이라 유추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자신들의 무기 관련 보안을 중요시 하는 데, 이 전쟁이 그걸 포기할 만큼 중요하다는 의미”라며 “미 정보 당국에는 러시아 신기술이 공개돼 매우 신난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