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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

KF-21 첫 시험비행 성공 직후...중국이 공개한 ‘짝퉁 F-35′

KF-21 첫 시험비행 성공 직후...중국이 공개한 ‘짝퉁 F-35′

[최유식의 온차이나]
KF-21 첫 시험비행 성공 직후
개발 중인 스텔스 J-35 사진·영상 공개
해외 전문지 “F-35 디자인 그대로 베껴
엔진 등 핵심 기술 확보 여부는 미지수”

입력 2022.08.01 00:00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이 7월19일 역사적인 첫 시험비행에 성공하면서 국내외의 주목을 받았죠. 장기적으로 F-35 전투기를 대체해 나갈 후보로 평가한 외신도 있었습니다.

여기에 자극을 받아서일까요? 사흘 뒤인 22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와 틱톡에 중국이 개발 중인 5세대 스텔스 전투기 젠(殲)-35(J-35)의 사진과 동영상이 갑자기 올라왔습니다.

중국은 이런 식으로 개발 중인 무기를 공개하죠. 우리처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게 아니라 군사 동호인들이 찍은 것처럼 해서 슬그머니 소셜미디어에 올립니다. 그래도 이번에는 각도를 제대로 잡아서 고해상도로 찍었더군요. 해외 매체에 “우리가 한국보다 더 좋은 전투기를 개발하고 있으니 기사 좀 써달라”고 얘기하는 것으로 보시면 됩니다.

홍콩의 한 네티즌이 중국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J-35 사진(위)을 토대로 J-35와 F-35를 비교한 그래픽 자료. /트위터 彩云香江 @louischeung_hk

◇팩시밀리로 복사한 듯 베껴

네이벌 뉴스 등 서방 군사 전문 매체의 반응은 한마디로 ‘짝퉁 F-35′라는 거였어요. 마치 팩시밀리로 복사하듯 미국 스텔스 전투기 F-35의 디자인을 베꼈다는 겁니다.

J-35의 앞부분은 적외선 탐지·추적 장비(IRST) 센서가 뾰족하게 나와 있어요. F-35의 전자광학추적장치(EOTS)와 비슷한 기능을 하는 장치라고 합니다. 그 뒤로 약간 기울어진 형태의 레이더 돔이 있는데, 첨단 위상배열(AESA) 레이더의 안테나로 보인다고 해요.

틱톡에 올라온 중국의 스텔스 전투기 J-35 시제기의 비행 모습. /틱톡

조종석 구조와 개폐 방식도 F-35와 거의 비슷합니다. 조종사용 표시 장치는 F-35가 예전에 썼던 전방표시장치(HUD)를 장착했다고 하네요. F-35는 이미 헬멧장착영상장비(HMDS)로 옮겨갔습니다. 엔진 배기구도 F-35와 비슷한 톱니 모양인데, 스텔스 기능을 위한 설계라고 해요.

꼬리날개 윗부분에는 J-15 함재기에서 볼 수 있는 ‘나는 상어’ 로고 옆으로 35라는 글자가 쓰여있고, 그 아래로 350003이라는 일련번호가 있습니다. J-35의 세 번째 시제기라는 뜻이에요.

◇세번째 항모 함재기로 개발

앞뒤 랜딩 기어는 모두 보강 구조로 돼 있어 얼마 전 진수한 세 번째 항모 푸젠호의 전자 사출 장치를 이용해 이·착륙하는 항모 탑재기가 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좁은 항모 갑판 위에 많은 전투기를 탑재할 수 있도록 접이식 날개도 채용했더군요.

 

미 군사매체 ‘1945′는 “중국이 해킹을 통해 F-35와 디자인이 거의 같은 복사판을 만들긴 했지만, 레이더 성능과 스텔스 기능, 전투 능력 등 핵심 기술까지 확보했는지는 의문”이라고 했습니다. 단순한 디자인만 베낀 ‘낮은 수준의 짝퉁(bad copy)’일 가능성이 크다는 거죠.

중국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J-35 시제기의 엔진 배기구 부분. 해외 전문가들은 이 시제기에 중국이 개발한 WS-13엔진이 장착된 것으로 분석했다. /트위터

중국 전투기의 가장 큰 문제는 엔진입니다. 러시아산 제트 엔진을 베낀 짝퉁 엔진을 개발하긴 했는데, 5세대 전투기의 고난도 기동을 감당할 만큼 출력이 뛰어나지 못하다고 해요. F-22를 베껴 만든 첫 스텔스기 J-20 도 아직 이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J-35에는 러시아 미그 29기에 들어가는 RD-93 엔진을 복제해 개량한 WS-21 엔진이 들어간다고 하는데, 이 엔진의 성능이 어느 정도인지는 공개된 자료가 없다고 합니다. 올 11월 주하이에어쇼에 WS-21 엔진을 장착한 J-35가 나온다고 하니 그 이후 분석이 나오겠죠.

◇KF-21 깎아내리는 이유

중국 내에서는 우리의 KF-21과 자국 스텔스기 J-35, J-20 등을 비교하면서 “스텔스 성능에서 중국 전투기의 상대가 안 된다”는 식의 보도가 나옵니다.

KF-21은 애초부터 스텔스 성능이 제한된 4.5세대 전투기로, 해외 수출 등을 염두에 두고 경제성 위주로 개발한 기종이죠. 스텔스 기능이 완벽하다면 좋겠지만 그만큼 가격이 올라가게 될 겁니다. 우리 공군은 중국의 J-35에 대응할 스텔스 전투기 F-35를 이미 보유하고 있죠.

비교 대상이 아닌 전투기를 비교하면서 엉뚱한 궤변을 늘어놓는 걸 보니 내심 KF-21 개발이 상당히 신경 쓰이는 모양입니다.

7월13일 중국 포털사이트 소후에 올라온 KF-21 시험비행에 대한 기사. "외형은 중국이 개발 중인 J-35 와 비슷하지만, 기술은 큰 차이가 난다"는 제목을 달았다. /소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