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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비대위 전환’ 전국위 소집案 의결... 이준석 측 “일방결정, 부끄럽다”

與, ‘비대위 전환’ 전국위 소집案 의결... 이준석 측 “일방결정, 부끄럽다”

입력 2022.08.02 09:28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원내대표실을 나서고 있다. /이덕훈 기자

국민의힘 지도부는 2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을 위한 상임전국위 및 전국위 소집 안건을 의결했다. 전날 의원총회에 이어 비대위 절차가 속전속결로 진행되자, 이준석 대표 측은 “절차에 맞지도 않고 명분도 부족한 처사”라며 반발했다.

이날 최고위 회의에는 권성동 원내대표, 배현진·윤영석 최고위원, 성일종 정책위의장 등 4명이 참석했다. 비대위 전환 반대 입장인 정미경·김용태 최고위원은 불참했다. 배현진·윤영석 최고위원은 최근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으나, 사퇴 수리가 되지 않아 이날 최고위에 참석했다.

국민의힘 최고위원직 사퇴를 밝힌 배현진, 윤영석 최고위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을 위한 상임전국위원회 및 전국위원회 소집 안건을 의결한 뒤 원내대표실을 나서고 있다./이덕훈 기자

“현 정국 돌파를 위해선 당(黨)·정(政)·대통령실이 전면 쇄신돼야한다”며 유일하게 최고위원직 사퇴서를 제출한 조수진 의원은 사퇴서가 처리돼 이날 자리하지 않았다. 앞서 사퇴가 완료된 김재원 전 최고위원도 회의에서 빠졌다. 조수진·김재원 전 최고위원을 제외한 7명의 재적 최고위원 중 4명이 참석해 과반 정족수를 채운 것이다.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한 모습. /국회사진기자단

박형수 원내대변인은 “재적 최고위원 정원 7명 가운데 4명이 참석해 상임전국위·전국위 소집 안건을 가결했다”고 밝혔다.

사흘간의 공고 기간을 거쳐 이르면 오는 5일 열리게 될 상임전국위·전국위는 현재 상황을 비상상황으로 볼지 등 비대위 출범을 위한 당헌당규 해석, 비대위원장 선임 안건 등을 논의하게 된다.

국민의힘 전국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는 5선 중진 서병수 의원은 1일 조선일보 통화에서 “나는 현 시국이 비상 상황이라고 보진 않는다. 전국위 의장으로서 자진해 전국위를 소집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최고위에서 의결해 전국위 소집 요건을 충족시키면 위원들을 모아 사회를 보고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최고위가 요청하면 상임전국위에서 현재 당 상황이 ‘비상 상황’인지에 대해 해석을 하게 되고, 만약 유권 해석이 떨어지면 전국위원회를 열어 비대위 규정을 고쳐야 할 것”이라며 “당헌 당규상 그렇게 소집할 수밖에 없게 돼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전국위원회의장인 서병수 의원./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당헌당규에서 전국위 소집은 ▲당 소속 의원 4분의 1 이상 소집 요구가 있거나, ▲전국위 의장이 소집하거나 ▲최고위에서 소집 안건이 의결이 되거나 등 세 가지 요건 중 하나만 충족하면 가능하다.

이날 이준석 대표가 당원권 6개월 징계 상태에서 당 지도체제가 비대위로 전환되는 수순으로 넘어가자, 이 대표 측은 유감을 뜻을 밝혔다. 허은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부끄럽다. 우리는 옳은 길로 가야한다. 원팀이 중요하다”면서 “하지만 이대로라면 당도 대통령도 나라도 문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건 아니다”면서 “침묵이 찬성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정상적인 절차를 무시한 일방적인 결정을 전체 투표로 결정한 것처럼 언론 플레이하는 것도 공정하지 않다”고 했다.

7월 8일 윤리위에서 소명한뒤 나서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이덕훈 기자

김용태 최고위원도 입장문을 내고 “당장 권성동 원내대표께서는 원내대표직까지 내려놓으십시오. 당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놓고 뻔뻔하게 원내대표직은 유지해 지도부의 한 자리를 붙잡고 있겠다는 것은 욕심입니다. 그 욕심이 국가와 국민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비대위를 추진하는 당 지도부를 겨냥해 “절대반지를 향한 그들의 탐욕은 계속된다”며 직격했다.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권력투쟁의 상징물로 등장하는 ‘절대반지’를 현재의 당 상황에 비유한 것으로 해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