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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만에 대만 땅 밟은 美하원의장 “中 공격에 맞서 자유 수호 연대”

25년만에 대만 땅 밟은 美하원의장 “中 공격에 맞서 자유 수호 연대”

공항에 펠로시 환영 인파
“대만 국민에 대한 미국의 연대 어느때보다 중요”
3일 차이잉원 총통 예방

입력 2022.08.03 01:37 | 수정 2022.08.03 01:43
 
 
 
 
 

동아시아 순방 중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2일(현지 시각) 중국의 강한 반발에도 대만 땅을 밟았다. 그는 이날 대만 도착 이후 트위터 글을 올리고 “대만을 여행함으로써 우리는 민주주의에 대한 약속을 기린다. 대만의 자유, 그리고 모든 민주주의가 존중 받아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한다”고 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이 3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의회를 방문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펠로시 의장 등 미 의회 대표단은 이날 오후 10시43분(한국 시각 11시43분) 대만 타이베이 쑹산공항에 도착했다. 말레이시아에서 이륙한지 7시간만이다. 항공기항로 추적서비스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 등이 탑승한 것으로 추정되는 미 공군 비행기 C-40C(편명 SPAR19)는 이날 오후 3시42분경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이륙했다.

그는 성명에서 “전 세계가 독재와 민주주의 사이에서 선택을 마주한 상황에서 2300만 대만 국민에 대한 미국의 연대는 오늘날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우리의 방문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한국, 일본을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 순방의 일환으로 상호 안보, 경제 협력 및 민주적 통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우리의 대만 방문은 1979년 제정된 대만 관계법, 미·중 공동성명, 6개 보장안 등에 따른 미국의 오랜 (양안) 정책과 결코 모순되지 않는다. 미국은 현 상황을 바꾸려는 일방적인 노력에 계속 반대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백악관도 이번 펠로시의 대만 방문과 행정부 정책과는 별개라는 입장을 내놨었는데 이와 맥락을 같이하는 발언이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8월 2일 대만 타이베이에 도착하고 있다./AP 연합뉴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8월 2일 대만 타이베이에 도착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펠로시 의장은 이날 워싱턴포스트에 ‘내가 대만 (의회) 대표단을 이끄는 이유’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도 “우리는 독재와 민주주의 사이에서 세계가 선택에 직면한 시기에 이번 순방을 시작했다”며 “미국과 우리 동맹은 우리가 결코 독재에 굴복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했다. 진보 일각에서도 펠로시의 대만 방문이 미중간 불필요한 긴장을 불러일으킨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대만 방문의 정당성에 대해 길게 설명했다.

 

그는 “최근 몇 년간 중국은 대만과의 긴장을 극적으로 격화했다”며 “중국은 대만 방공구역 인근, 심지어 그 위에서 폭격기와 전투기, 정찰 항공기 순찰을 강화해 왔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대만과 민주주의 그 자체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위협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중국 공산당의 가속하는 공격에 맞서 우리 의회 대표단의 방문은 미국이 우리 민주주의적 파트너인 대만이 자국과 그 자유를 수호하는 상황에서 대만과 함께한다는 명백한 표시로 보여져야 한다”고 했다.

펠로시 의장은 중국 정부가 민감해 하는 천안문 사태와 홍콩 및 티베트, 위구르족 탄압 등을 거론하고 “시진핑 주석이 권력 장악을 강화하면서 중국의 최악의 인권 기록과 법치주의 무시는 계속되고 있다”고도 했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8월 2일 대만 타이베이에 도착해 숙소로 향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이날 펠로시 의장 도착 전부터 현지 공항 인근에는 환영 인파가 몰렸다. 펠로시 의장 측이 대만 방문을 공식 발표하지 않았음에도 대중들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출발한 여객기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며 소셜미디어에 상황을 공유했다고 AP통신 등은 전했다. 펠로시 의장 등 미 대표단이 비행기에서 내리자 조지프 우 대만 외교장관 등이 일행을 맞았다. 펠로시 의장 일행은 도착 직후 준비된 차량으로 이동했으며, 공항과 길거리엔 펠로시 의장 일행을 환영하는 대만 국민들이 나와 환호했다.

미국내 권력 서열 3위인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은 클린턴 행정부 시절 1997년 뉴트 깅그리치 전 의장의 방문 이후 25년만이다. 그는 3일 대만 총통과 면담 및 오찬, 입법원(의회)과 인권박물관 방문, 중국 반체제 인사 면담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오후에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한국을 찾아 4일엔 김진표 국회의장을 면담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