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본질은”… 현직 의사의 호소
지난달 24일 서울 아산병원 간호사가 근무 중 뇌출혈로 쓰러진 뒤 같은 병원에 처치 가능한 의사가 없어 다른 병원으로 전원됐다가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국내 빅5로 꼽히는 병원에서 응급수술할 뇌혈관외과의가 자리를 비웠다는 것을 두고 온라인에선 비판이 제기된 가운데, 현직 의사가 “사건의 본질은 우리나라 빅5 병원에 뇌혈관외과 교수가 기껏해야 2~3명이 전부인 것”이라고 전했다.
3일 해당 사건을 보도한 KBS 유튜브 영상에 자신을 분당서울대병원 방재승 신경외과(뇌혈관외과) 교수라고 밝힌 네티즌이 장문의 댓글을 달았다. 방 교수는 “참담한 심정”이라면서 “그럴 수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현실을 이해해 달라”고 했다.
방 교수는 “그날은 머리를 여는 개두술이 필요했는데, 뇌혈관내시술 교수가 파장이 커질 것을 각오하면서 어떻게든 간호사를 살리려고 서울대병원으로 보내서 수술을 하게 했다”고 했다. 이어 방 교수는 “그 큰 아산병원에서 뇌혈관외과 교수 2명이 365일을 퐁당퐁당 당직 서서 근무했다”며 “나이 50 넘어서까지 인생을 바치며 과로하면서 근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했다.
방 교수는 “뇌혈관 수술 분야는 위험도와 중증도에 비해 턱없이 낮은 의료 수가로 인해 지원자가 급감하고 있다”며 “그나마 뇌혈관외과의사를 전임의까지 트레이닝시켜 양성하면 대부분 머리 열고 수술하지 않는, 내혈관내시술 의사의 길을 선택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40대 이상의 실력 있는 뇌혈관외과의사는 고갈돼 가고 있다”고 전했다.
방 교수는 그러면서 “중증의료분야 지원, 뇌혈관외과분야 지원 이야기는 ‘의사들 밥그릇 논쟁’이 아니다”라며면서 “우리가 그토록 존경했던 아주대병원 이국종 교수가 그렇게 중증의료치료에 매진하다가 나가떨어진 배경을 국민들도 알았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방 교수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또 누구 책임자를 처벌하고 끝내는 식이 아니라, 뇌혈관외과 의사를 보호하고 실력 있는 후학을 양성할 제도 개선이 근본 대책”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 의료 접근성과 시스템이 좋은 것은 사실 의료인들의 노력과 희생의 결과라는 것을 알아달라”고도 호소했다.
이번 사건은 아산 병원 내부 직원이 지난달 31일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폭로하면서 알려졌다. 보건복지부는 2일 이번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병원 측은 당시 뇌출혈 수술을 할 수 있는 신경외과 의사 2명은 휴가 중이었으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보자는 생각으로 서울대병원에 전원했다는 입장이다
'Issu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준석, 왜 자신의 '탐욕'은 깨닫지 못하나 (0) | 2022.08.04 |
---|---|
배우자실 운전기사 였는데 김혜경 차는 운전 안했다?…이재명 해명 의문만 증폭 (0) | 2022.08.04 |
虎假狐威(호가호위) (0) | 2022.08.03 |
北 식량난 심각해졌나… “10대 여성까지 생계형 성매매 뛰어 들어” (0) | 2022.08.03 |
휴가 떠난 文에 전여옥 "나랏돈 '휴가행차'…실내 선글라스 웃겨" (0) | 2022.08.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