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이준석이 가는 길
'개고기' 같은 막말은 하지 말았어야…'소도 비빌 언덕'이 있어야.
옛 말에 "손자를 귀여워하면 할아버지 수염 뽑는다"고 했다. 최근 정치인 이준석이 보여주는 행태가 마치 이같은 속담 같기도 하다. '국민의힘'당 윤리위원회가 당대표 이준석과 연관된 세칭 '성상납 접대 의혹'과 '수습무마 의혹' 등에 대한 책임을 물어 당원권 정지 6개월을 의결했다. 이어서 전국위원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시키고 비상대책위원장에 5선의 주호영 의원을 선임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이준석은 당대표 자격을 박탈당했다.
이준석은 이에 반발하며 '비대위 출범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접수시킨 뒤 징계결정 36일 만인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공식입장을 밝혔다. 이준석은 윤 대통령이 대선과정에서 자신에 대해 "이XX, 저XX"라 했다고 폭로했다. 또 이준석은 대선기간 동안 "양의 머리를 흔들며 개고기를 가장 열심히 팔았고 가장 잘 팔았던 사람이 바로 저였습니다 .선거 과정중에서 그 자괴감에 몇번이나 뿌리치고 연을 끊고 싶었던 적도 있습니다"라고 했다. 이준석은 기자회견 도중 눈물까지 보이며 할 소리와 해서는 안될 소리를 가리지 않고 자신의 입장 밝히기에 열을 올렸다. 그러나 이준석 징계의 발단이 된 '성상납 대접 의혹'에 대해선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이준석의 이같은 입장 표명에 대해 한국일보는 사설에서 "당사자들은 모두 반성하고 자중해야 한다. 이 대표부터 책임있는 위치를 망각하고 자극적인 말과 정치투쟁에 몰두해 '공멸'을 자초한다는 점에서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는 정작 이 모든 사태의 단초를 제공한 성상납 및 증거인멸 의혹에 대선 말이 없었다. 당 윤리위의 품위손상이 징계 사유였음에도 성찰이나 반성이 없는 모습은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또 "윤핵관으로 불리는 대통령 측근들도 2선 후퇴가 도리"라고 했다. 정치인 이준석은 자신이 저지른 과거사로 인해 정치인생의 중대한 위기에 봉착했다. 이준석이 어째서 이런 위기에 놓이게 되었는가? 나름대로 이유가 있어 보인다. 이준석은 당대표 최종 경선에서 일반국민 투표 58.76%, 당원투표 37.41% 등 합산 43.82%로 당선됐다. 2위를 한 나경원 후보는 일반국민 투표 28.27%, 당원투표 40.93% 등 합산 37.1%였다. 이준석은 당내 지지기반이 나경원에 비해 약했음이 드러났다. 일반국민 투표 여론조사에선 나경원을 크게 앞섰지만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는 '역선택의혹'이 제기된 바도 있다. 당무(黨務)는 국무(國務)와 다르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이준석은 당대표가 되긴 했으나 당내 세력분포 면에서 열세였다. 국민의힘 당 양대 계파인 '친이'와 '친박'도 아닌 소수계파인 '유승민계'로는 기댈 언덕이 열악했다. 유승민 자체가 문제가 많지 않은가? 그래서 이준석은 당선 일성으로 '공존(共存)'을 외쳤다. '각각의 다움'도 부르짖으며 '화합'도 주장했다. 여러가지 야채가 모여 비빔밥의 색채를 유지하듯 각자의 '다움'을 잃지 말고 '공존화합'할 것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준석의 언행은 '재승박덕'이요 '유아독존'에다 '포용과 겸양'의 미덕을 보이지 못하고 '자기 제일'을 강조한 얄팍한 '꼼수정치'에 빠져들고 말았다는 지적을 받고도 있다. 국민의힘 당이 최근 거둔 3차례의 승리가 모두 자신이 앞장서서 쟁취한 승리임을 자랑했다. 과연 그럴까? 착각은 자유다. 이준석은 아장아장 걷는 걸음걸이에서 나타나듯이 대인(大人)답거나 청년다운 싱싱함과 젊음도 찾아보기 힘들어 보인다. 지나치게 사랑을 주고 거리를 가까이 하면 잘난 체하고 겸손함이 없고 건방지고 방자해져서 상대방을 하찮게 보는 단점이 있다. 가까이 잘해 주면 버르장머리가 없고 멀리 하면 토라져서 덤벼드는 약점이 탈이다. 이준석은 이번 기자회견에서 정치를 그만둘 사람처럼 함부로 망언을 내뱉고 말았다. 그러면서 "윤핵관(尹核關)들과 다투어 보겠다"고도 했다. 윤핵관들과 앞으로 다퉈가면서도 한솥밥을 먹을 사람이라면 '개고기' 같은 막말은 하지 말았어야 했다. 이준석이 당대표가 되고 난 뒤 보여준 작태는 국민들로부터 믿음과 신뢰를 받지 못했다. 경박한 언행이 앞으로 정치인 이준석을 괴롭힐 것 같다. '소도 비빌 언덕'이 있어야 한다. 이준석은 과연 어느 언덕에다 대고 비빌 것인가? 그것부터 잘 생각해 보기 바란다. 이 세상에 준재(俊才)들은 많다. |
[ 2022-08-16, 05:24 ] |
'Issu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재인이 죄값을 치르게 해야제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원했던 것은 바로 탈원전 심판입니다. (0) | 2022.08.20 |
---|---|
두 배 비싸게 만든 김원웅식 위인전… 김구 290쪽, 모친은 430쪽 (0) | 2022.08.20 |
불치의 중2병 환자'…제명이 답입니다난 ㅂㅅ이라고 해도 돼고 남이 '이 새끼 저 새끼' 하면 쥑일 넘이라고 우겨댑니다. (0) | 2022.08.19 |
"김원웅 전 광복회장, 추가 비리 8억 넘는다"… 보훈처 5명 고발 (0) | 2022.08.19 |
김미화, 이번엔 전남편 명예훼손 고소… 유튜브서 무슨 말 했길래 (0) | 2022.08.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