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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정보

[스크랩] 음이온 열풍은 허풍?


 

웰빙 시대와 맞물려 음이온의 효과를 믿는 사람이 늘면서 음이온 열풍이 불고 있다. 현대사회에 접어들면서 양이온(먼지, 곰팡이, 세균)이 증가함에 따라 음이온의 필요성이 높아진 까닭일까? 거리를 걷다보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음이온 팔찌와 목걸이를 많이 하고 다닌다.

 

신경통에 특효라던 자석 팔찌와 벨트, 효도 선물로 인기였던 옥 자수정 맥반석 등 장신구까지 건강과 관련된 장신구의 역사는 유구하다. 동굴벽화를 보면 제대로 된 옷이 없던 선사시대 사람조차 목걸이와 팔찌는 걸치고 있다. 물론 이때의 목걸이는 장신구라기보다 부적이나 호신용에 가까웠을 것이다. 중세에 오면 장신구는 치장과 함께 지위를 나타내는 주요 도구가 된다. 그러나 지금 불고 있는 건강 팔찌 열풍은 젊은이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전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요즘 웬만한 건강 관련 제품에는 음이온이 약방의 감초다. 음이온 팔찌 재료로 많이 쓰이는 광물은 토르말린. 토르말린(Tourmaline)은 열이나 마찰, 충격, 압력을 가하면 음이온이 방출된다는 보석이다. 스리랑카어 ‘토르말리(tormali)’에서 유래된 이름으로 일명 ‘전기석’이라고도 부른다. 토르말린이 공기 속의 수분이나 몸에서 증발한 땀과 반응하면 음이온이 발생한다는 점에 착안, 토르말린이 함유된 목걸이 팔찌 귀고리 등이 등장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음이온은 몸이 산성화되는 것을 막고,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등 면역 기능 강화에 도움을 준다. 음이온은 원자나 분자에 하나 이상의 전자가 더해져서 생기는 화학종(化學種)을 일컫는 과학용어다. 지금까지 세상에는 110종의 원소와 3700만종의 분자가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원칙적으로 모든 원자나 분자는 다른 원자나 분자로부터 전자를 얻어서 음이온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전자를 빼앗기면 양이온이 된다.

 

문제는 팔찌에 들어가는 토르말린 같은 보석이나 티타늄, 게르마늄과 같은 금속은 음이온으로 만들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음이온의 효과를 보려면 양이온과 음이온의 비율이 1 대 3.5 이상으로 음이온이 더 높아야 한다. 하지만 도시에서는 자동차 배기가스, 매연 등이 양이온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1 대 0.8로 양이온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음이온의 효과는 인정한다. 하지만 음이온 발생으로 건강에 좋다는 팔찌와 목걸이의 효과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의사들 반응 역시 회의적이다. 팔찌 등에서 음이온이 다량 나온다면 효과가 있겠지만 그 양이 너무 적어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전기를 띤 양이온과 음이온은 공기 중에서는 너무 불안정하기 때문에 존재할 수 없다. 광고에 따르면 건강 팔찌에서 나오는 음이온의 수는 공기 1000분의 1ℓ에 수천 개라고 한다. 공기 1000분의 1ℓ에 들어 있는 산소와 질소 분자의 수는 무려 3000경개에 이른다. 결국 공기 분자 3경개에 음이온 1개가 섞여 있다는 뜻이다. 그런 음이온을 찾아내는 일은 모래밭에서 바늘 찾기보다 훨씬 더 어렵다. 존재를 확인하기도 어려운 음이온이 인체에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는 것은 불충분한 주장이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차라리 가정에 푸른 잎을 가진 화분을 들여놓거나, 폭포수나 깊은 산 속에서 삼림욕을 즐기는 것이 오히려 음이온 팔찌를 하는 것보다 음이온 효과를 더 크게 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충고하고 있다.
 

 

 

 

2005년 9월 6일 (화) 주간조선


 
가져온 곳: [익숙한 그 집앞]  글쓴이: 어리버리 바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