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김철중 의학전문기자·의사 doctor@chosun.com
어느 대학은 레지던트가 하도 없어서 중국 조선족 의사를 데리고 와서 트레이닝을 시켰더니 넉 달 만에 도망을 갔다고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조선족 의사는 시내 어학원에서 중국어를 가르치고 있더라는 것이다. 힘들게 근무해서 흉부외과 전문의가 돼도 보상이 없으니 그럴 만도 하다며 다들 혀를 찼다.
최근 '뉴하트'니, '외과의사 봉달희'니, 외과 의사들의 보람 있는 삶을 다룬 드라마 때문에 젊은 의사들이 외과에 관심을 보이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러면 뭐 해요, 부모들이 나서서 말리는데…." 그러면서 그동안 병원에서는 흉부외과 의사를 'CS', 즉 Cardiac(심장) Surgeon(외과의사)이라고 불러왔는데, 요즘에는 미치지 않고는 흉부외과를 할 수 없다고 해서 Crazy Surgeon(CS)이라고 부른다고 했다.
정부가 흉부외과 의료 인력 문제에 관심을 보이냐고 물었더니 대답은 이랬다. "우리가 공청회를 열어서 문제 제기를 하려고 했더니 보건복지부에서 연락 오기를, 괜히 그런 거 하지 마시고 가만히 계시면 의료수가 알아서 올려줄 테니 기다려 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랬더니 수가가 기껏 0.7% 인상됐어요. 우리는 바빠서 정부 사람들 찾아다닐 시간도 없는데…, 이제는 배신감마저 느낍니다." "그러길래 우리는 마음씨 좋은 '흥부외과'라니까…."
늦은 저녁 식사 자리를 파하고 돌아서는 그들의 어깨가 처져 보였다.
입력 : 2008.12.10 03:11
'Current I' 카테고리의 다른 글
5.18은 하늘이 알고 땅이 안다. (0) | 2009.10.27 |
---|---|
북한 여성들모습 (0) | 2009.10.27 |
흉부외과 전공의 급여 2배 인상 (0) | 2009.10.27 |
흉부외과 전공의(醫) 월급 300만원 더 드립니다" (0) | 2009.10.27 |
의료계의 3D 분야, 흉부외과ㆍ외과ㆍ산부인과의 절규 (0) | 2009.10.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