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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의 윗선, 몸통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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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든 일들을 혼자 해왔을 리 없다”

 

국가정보원이 군 장교, 대학강사, 정당 대의원 등 17년동안 국내외에서 합법적 신분으로 암약해 온 간첩을 검거했다고 발표했음에도 정치권은 재보선 결과와 미디어법에 대한 헌재 판결 등 정치적 현안에만 매달려 있는 모습이다.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은 30일 현재까지 이 문제와 관련해 공식논평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황진하 제2정조위원장 등이 30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이번 사건을 언급했다.

 

황 위원장은 “곳곳에 뚫린 안보망이 대단히 걱정스럽다”며, 최근 일어난 일련의 안보관련 사건을 나열했다.

 

그는 “지난 27일 철책선을 뚫고 남한사람이 북한으로 월북을 했는데 우리군은 북한방송을 듣고서야 철조망이 뚫린 것을 확인했다”며, 이와함께 “불과 한달도 되기 전에 북한주민 11명이 전마선을 타고 귀순을 해왔는데 이것도 해안선에 도착할 때 까지 발견도 못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우리 기업도 새로운 인터넷 망이 북한의 D-DoS 공격에 의해서 전부 해킹을 당했던 것은 얼마 전의 일”이라며 “이것이 북한 체신청 소행이라고 국정원은 발표를 했다”고 주지시켰다.

 

황 위원장은 계속해서 “북한에 포섭되었던 간첩이 17년 동안 대학교 교수, 민주평통자문위원 이런 것 등으로 대담하게 간첩 활동을 해온 것도 밝혀졌다”며, 더불어 “북한 핵개발은 2차에 거쳐 실험을 했고 미사일도 계속 발전시키고 있는 상태이고 북한은 대담하게도 또 파렴치하게도 UN안보리의장에게 플루토늄의 무기화, 우라늄 농축활동을 노골적으로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럼에도 “북한 핵을 해결할 수 있는 묘책은 아직까지도 제대로 해결이 안 되고 있는 상태”라며, “이렇게 구석구석에 위협은 점점 증가하고 있는데 우리 안보망은 허점이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뻥뻥 뚫린 안보망을 가지고는 우리 경제회복도, 서민챙기기도 잘못하면 사상누각이 될 것”이라며 “우리 군은 그리고 우리 공안당국은 안보망의 허점을 아주 철저하게 재점검하고 이것을 완벽하게 대비하는 계기로 만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선진당 “국정원회의에도 참석하는 간첩, 몸통은 없을까?”

 

이런 가운데 정치권에선 자유선진당이 가장 먼저 당 차원의 공식논평을 내놓았다.

 

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이날 위의 제목으로 된 논평에서 “오랜만에 듣는 간첩소식치고는 귀를 의심할 정도로 매머드급”이라고 말했다.

 

“휴전선 철책선만 뻥 뚫린 것이 아니라 온 나라가 뻥뻥 구멍이 뚫려 있다”고 역설한 박 대변인은, “중요한 것은 무려 17년 동안이나 박사간첩이 암약할 수 있도록 도와준 사람들은 물론, 그 윗선이 누구냐, 하는 점”이라며 “‘정계에 진출해 국회의원이나 시장이 되라’는 권유까지 받았는데, 그 모든 일을 이씨 혼자 해왔을 리가 없다. 몸통이 없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정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북한이 한국으로 쏘아 보낸 지령통신이 670건이다. 밝혀진 것만 그렇다”며, 이는 “국내에서 간첩들이 활동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또 “대한민국은 지금 그 구성원들이 나날이 다양해지면서, 간첩들이 암약하기에 훨씬 용이한 환경으로 바뀌고 있다”고도 했다.

 

나아가 “지난 정권에서는 간첩을 안 잡은 건지, 못 잡은 건지 간첩소식을 접하기 어려웠다”며 “지난 정권 10년 동안 남북정상회담이나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등 일련의 이벤트성 남북합의로 인해 남북관계의 위험성과 폭발성이 핑크빛으로 포장되어 안보의식을 마비시켰을 뿐”이라고 일침했다.

 

박 대변인은 “대한민국은 여전히 북핵을 머리에 인 채 살고 있다”며 “국가와 국민의 안보의식, 그 현주소가 알고 싶다”고 덧붙였다.

 

자유진보 “이제야 잡힌 거물급 간첩, 10년 좌파정권의 상흔이다”

 

한편 시민사회진영에서도 이번 간첩사건에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시민단체 자유주의진보연합(자유진보)은 같은 날 위의 제목의 논평을 통해 “이씨의 간첩활동은 경악스러운 수준”이라며, 특히 “그가 군 정훈장교로 활동한 시기는 98년부터 2001년까지로, 김대중 정권이 출범한 후 '햇볕정책'이라는 이름의 굴종적인 대북정책을 추진하던 때”란 점을 상기시켰다.

 

또한 “그는 노무현 정권 말기였던 2006∼2007년 민주평통 자문위원 신분으로 국정원 청사에서 열린 안보정세설명회에 참석해 보이스레코더로 3급 비밀인 설명회 내용을 녹음하고, 군 관련 기밀을 북한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씨의 뒤늦은 검거는 김대중-노무현 좌파정권 10년간 대한민국의 안보가 얼마나 붕괴됐는지를 단적으로 입증한다”고 강조했다.

 

자유진보는 “이 10년 동안 남파간첩과 빨치산은 대통령 직속 기관에 의해 '민주화인사'로 승격했고, 대한민국을 건국시키고 발전시킨 세력은 '수구'로 매도당하는 사태가 비일비재했다. 심지어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7년 10월 정상회담 당시 평양 만수대 방명록에 "인민의 행복이 나오는 인민 주권의 전당"이라는 경악스러운 글귀를 남기기도 했다”며 “만약 지난 대선에서 좌파정권의 집권이 연장됐다면 이씨는 정계 진출의 꿈까지 이뤘을지도 모를 일이다. 10년 좌파정권의 상흔이 이렇게도 깊은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공안 당국이 이씨뿐 아니라 좌파정권 10년간 자유롭게 활보하던 수많은 다른 간첩들에 대해서도 치밀하고 섬세한 수사를 진행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지금 이 순간에도 사회 곳곳에서 북한의 지령에 따라 대한민국 파괴에 몰두하는 자들을 반드시 찾아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동시에 “우리는 최근 김대중-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을 '영웅'으로 떠받드는 국내 좌파세력이 이씨에 대한 검찰과 국정원의 수사마저도 '공안정국 조성'이라고 매도할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부연했다.



[젊고 강한 신문-독립신문/independen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