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로] PD수첩은 왜 그토록 당당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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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09.12.02 23:18 / 수정 : 2009.12.03 01:02
- ▲ 박정훈·사회정책부장
아무리 '확신범'이라지만 그래도 자숙(自肅) 분위기 아닐까? 그러나 광우병 선동방송을 만들었던 MBC PD수첩 제작진이 반성하고 있을 것이란 기대는 재판을 보고 나서 깨졌다. 그들은 여전히 당당하고 자신감에 차있어 보였으며, 여유있는 웃음마저 보였다.
지금 서울 중앙지법에선 PD수첩 제작진 5명에 대한 명예훼손 소송이 진행 중이다. 쇠고기 수입협상 대표였던 민동석 외교역량평가단장 등이 이들을 고소했고, 검찰이 기소했다. 2일 열린 네 번째 공판에서 PD수첩 변호인은 증인으로 나온 민 단장 등을 사정없이 몰아붙였다.
피고가 자기 방어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나, 내가 놀란 것은 그게 아니었다. PD수첩은 아직도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문제 삼으며 재판의 쟁점으로 삼고 있었다. PD수첩 변호인은 말끝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내세웠고, "건강상 위험"을 언급했다.
이 재판의 향배는 예단하기 힘들다. 광우병의 진실이 아니라, PD수첩의 선동 방송으로 민 단장 등의 '명예가 훼손됐는지'를 가리는 재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실 재판'의 판결은 이미 내려진 지 오래다. 과학의 영역에서 객관적 사실의 잣대로 판결 내린다면, PD수첩은 분명 '유죄'다. 미국 쇠고기가 들어오면 온 국민이 광우병에 걸릴 것처럼 PD수첩이 선동했던 광우병의 공포는 현실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과거 광우병은 매년 3만여건씩 발생해 인류를 공포에 떨게 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전 세계에서 확인된 광우병은 단 20건뿐이다. 광우병이 곧 사라진다는 전문가들도 있다. 광우병의 비밀을 풀었기 때문이다.
광우병은 동물성 사료 때문에 생긴다. 소에게 육식을 시켜 자연의 섭리를 어긴 천형(天刑)이었다. 비밀을 알고 난 인류는 동물성 사료를 중단했고, 광우병은 제압돼가고 있다. 이게 과학적으로 증명된 광우병의 진실이다.
새삼스러운 얘기가 아니다. 작년 4월 말, PD수첩 방송 시점에 이미 증명이 끝난 사실이었다. 당시 전문가들은 "사람이 광우병 걸릴 확률은 벼락 맞을 확률보다 낮다"고 했다. 미국에서는 1998년 이후 인간 광우병은 물론, 소 광우병도 발생건수 제로(0)다.
문제의 PD수첩은 방송 내내 '광우병 쇠고기 목숨 걸고 드시겠습니까'라는 자막을 내걸었다. 나는 이 방송이 해방 이후 최대의 사기극이라고 생각한다. '벼락 맞을 확률'보다 낮은 가능성을 갖고 온 국민을 공포에 떨게 했으니, 이런 사기가 어디 있는가.
그러나 PD수첩은 단 한 번도 자발적으로 사과한 일이 없다. 방송통신심의위 결정에 따라 마지못해 사과문을 방송한 게 전부다. 사과는커녕 재판에서 광우병의 공포를 반복해 주장하고 있다.
지금도 민주노총 산하 공무원 노조 사무실 외벽에는 '광우병 위험 있는 미국 쇠고기…'라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좌파 진영은 여전히 '미국 쇠고기=광우병'이란 논리를 편다. 그러면서도 미국에서 동물성 사료를 금지한 이후 11년간 광우병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침묵한다.
이날 재판에선 이런 장면도 있었다. PD수첩 방송에서 반복적으로 방영된 다우너(주저앉는) 소를 놓고 PD수첩 변호인이 민동석 단장을 추궁했다.
"증인은 이 소가 광우병이 아닌 것을 어떻게 아는가. (동영상이 아니라) 직접 소를 봤나? 해부도 안 해 보고 어떻게 아나?"
물론 해부하지 않아도 우리는 진실을 안다. 문제의 동영상은 미국 인권단체가 동물학대를 고발하려 촬영한 것이고, 광우병과 무관했다. 억지 부리면서도 이렇게 당당할 수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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