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뒤집어 놓더니… 재방송까지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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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강수 기자 ksyoum@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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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01.27 04:56

PD수첩 '무죄판결 옹호 방송'에 비판 목소리
항소심 등 남아 있는데 재판에 영향줄 수 있어
검찰 "필요한 부분만 발췌… 전체 원본 테이프 내놔야"

MBC PD수첩이 26일 '형사소송 1심, PD수첩 무죄'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을 방송했다. 2008년 '광우병' 편을 만들었던 PD수첩 제작진이 지난 20일 1심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것과 관련, 구체적인 무죄 증거 자료를 보여주겠다는 취지였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의 주무 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는 PD수첩 방송에 앞서 해당 프로그램 방영을 하지 말라는 내용의 공문을 MBC측에 보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왜곡·과장 방송으로 대한민국을 마비시켜놓고 '1심 승소'라는 것을 빌미로 또 '재방송'한 것 아니냐"며 "PD수첩 제작진의 뻔뻔함이 놀라울 뿐"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이날 프로그램은 2008년 MBC 스스로 '광우병'편에 대해 '사과방송'한 것과 배치되고, 지난해 서울고법이 PD수첩의 광우병 방송 주요 내용에 대해 '허위 보도'라고 한 판결과도 어긋나는 것이어서 시청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킨다고 지적한다.

▲ MBC PD수첩은 26일‘형사소송 1심 PD수첩무죄’라는 제목의 방송을 내보냈다. / MBC PD수첩 캡처 화면

실제로 PD수첩의 보도 내용 중 일부는 명백하게 오보로 판명이 난 상태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인 아레사 빈슨의 사인(死因)이 인간광우병(vCJD)이거나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방송한 것이다. 실제 아레사 빈슨의 사인은 인간광우병과 무관한 급성 베르니케 뇌병변으로 최종 확인됐다. 지난해 6월 서울고법은 이 같은 아레사 빈슨 사례를 포함, '주저앉는 소는 모두 광우병에 걸렸다고 느끼게 한 내용' 등 PD수첩의 5가지 방송 내용에 대해 '허위 보도'라고 판결했었다.

하지만 PD수첩은 이날 방송에서 ▲아레사 빈슨의 어머니 로빈 빈슨이 'CJD(크로이츠펠트 야코프병·광우병과 무관함)'를 'vCJD(인간광우병)'라는 의미로 사용했다 ▲로빈 빈슨이 자신의 딸을 수술한 병원을 상대로 한 소장에서 '우리 딸은 광우병으로 불리는 vCJD 진단을 받았다'는 내용이 있다고 주장하며 허위 사실을 방송한 것이 아니라는 논지를 폈다. '다우너 소(주저앉는 소)는 광우병 의심소가 맞다'는 주장도 폈다.

이에 대해 검찰측은 "로빈 빈슨 인터뷰 내용을 전부 다 들어보면 그는 CJD와 vCJD를 구분했고, CJD 앞에 'v'가 붙으면 전혀 다른 병이 된다는 얘기도 했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또 "PD수첩이 자신의 보도 내용에 대해 그렇게 자신있다면 인터뷰 내용이 모두 담긴 원본 테이프를 공개하면 분명하게 밝혀진다"면서 "그런데도 원본 테이프 공개를 계속 거부한다면 인터뷰에서 필요한 부분만 의도적으로 발췌·조작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헌 시민과함께하는변호사들(시변) 공동대표도 "아직 항소심이 남아 있는데 MBC가 '무죄의 증거'라며 일방적으로 방송하면 이것보다 이후 재판에 더 영향을 주는 행위가 어디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작년 6월 서울고법 재판에서 허위 보도로 판결이 났을 때는 PD수첩이 이런 방송을 하지 않았다"며 "공영방송이라는 MBC가 자신에게 맞는 주장만 일방적으로 방송하면 갈등만 더 커진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시변과 바른사회시민회의, 공정언론시민연대 등 3개 시민단체는 'PD수첩 판결, 진단과 평가' 공동 세미나를 열어 PD수첩과 MBC의 태도를 비판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최홍재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는 "PD수첩 문제의 본질은 좌우 이념이 아니라 언론인의 양심에 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PD수첩 '광우병'편 보도 후 촛불시위 사태가 벌어졌을 때, 방송통신심의위에서 '사과방송' 제재를 받았을 때 그리고 정정 보도 소송에서 PD수첩 주요 내용이 허위 보도로 결론났을 때 MBC 스스로가 보도의 원칙이라는 잣대로 진상을 조사하고 반성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광우병 시국'에 불지른 PD수첩… 기름 부었던 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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