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국보 회인과경, 한반도서 그린 작품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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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05.20 03:16
1888년 쓴 美 전문가 감정서, 도쿄예술대학 뒤늦게 공개
일본 국보로 지정된 '회인과경(繪因果經)'이 한반도에서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는 동양미술 연구자의 감정서가 공개됐다.도쿄예술대학 미술관은 지난달 7일부터 개최하고 있는 전시회 '봄의 명품전'에서 회인과경과 함께 어네스트 페노로사(1853∼1908)의 감정서를 공개했다. 페노로사는 도쿄예술대학 전신인 도쿄미술학교 교수를 지내며 일본 근대 미술 발전에 기여한 인물이다. 페노로사는 1888년 3월에 쓴 친필 감정서에서 "이 작품은 '코리안(Corean)'이 코리아나 일본에서 그렸을 텐데 아마도 코리아에서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 ▲ 석가모니의 생애를 그림과 글로 담은 일본의 국보 회인과경(繪因果經). /연합뉴스
회인과경은 빠르면 6~7세기 늦어도 8세기 후반에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가로 11m, 세로 26㎝의 두루마리 그림으로 석가모니의 생애를 그림과 글로 담은 것이다. 종이 20장을 붙여서 만든 이 그림 중 2장이 빠져 있긴 하지만 당시 중국이나 한국에는 이만큼 잘 보존된 회화 작품이 없다는 측면에서 일본이 자랑하는 국보로 꼽혀 왔다.
도쿄예술대학은 메이지유신 직후인 1880년대 페노로사의 감정을 받아 이 그림을 당시 돈 220엔(현재 화폐 가치 약 1억원)에 구입했다. 대학측은 그동안 회인과경만 해마다 전시하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감정서를 공개했다. 대학 관계자는 "페노로사는 이 그림을 '코리안'이 그렸다고 했지만 당시 그렇게 감정할 근거는 없었고, 이후 연구 과정에서 일본에서 그려졌다는 해석이 정설로 정착했다"고 말했다.
안휘준 서울대 명예교수(한국미술사)는 "선을 그리는 방법 등 많은 부분에서 한국 고대 회화에 나타나는 특성이 보이지 않고 일본적 취향이 많이 드러나는 작품"이라며 "1888년에는 미술사 연구가 궤도에 오르지 못했던 시기라 서양 연구자가 학문적 고찰 없이 추정한 것만 가지고 한반도에서 그렸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힘들다. 철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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