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토종꿀 사라졌다 |
류영신 기자 ![]() |
| |||||||||
|
지리산 토종꿀이 사라졌다. 지난해부터 전국에 만연된 바이러스로 토종벌(토봉)이 몰살을 했기 때문이다. 이상기후로 양봉까지 집단폐사하면서 벌의 도움을 받아 과일을 생산하는 과수 농가들까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벌의 애벌레를 죽이는 '낭충봉아부패병'이 지난해 중순부터 만연되면서 지리산 자락인 경남 함양군 마천면 토종꿀 생산농가 731곳이 직격탄을 맞았다. 이들 농가가 키우던 토봉 2만 1천879군(1군은 2만 5천~3만 마리)이 전멸했다.
함양군과 토봉농가들은 비싼 값을 치르고 종봉 200군을 새로 구해 왔지만 이마저도 바이러스에 감염돼 모두 죽고 말았다. 농민들은 지난 4월 이후 종봉 구입을 포기한 채 한숨만 짓고 있다. 거창지역 20개 토봉 농가가 키우던 토봉 780군도 모두 폐사하면서 같은 처지에 놓여 있다.
바이러스로 벌 전멸
'명물' 토종꿀 생산 못해
함양·거창 농가 울상
과수농가 피해도 확산
"보상 무일푼… 한숨만"
개량종인 양봉도 심각한 상황을 맞고 있다. 토봉에 치명적인 바이러스 피해는 입지 않았지만 혹한과 때이른 무더위 등 이상기후를 못 견뎌 집단폐사하고 있다. 함양에 있는 57개 농가와 거창의 400여 양봉농가가 키우던 벌의 40%가량이 이미 죽었다.
벌이 사라지면서 꿀 생산이 격감했다. 토종꿀은 토종벌이 없으니 생산이 완전히 중단된 상태고, 양봉꿀도 반 토막이 날 상황이다.
함양지역의 토종꿀 생산 농가들은 매년 마천농협을 통해 인삼공사와 연간 15t의 계약을 맺는 등 연간 80억 원의 소득을 올렸지만 올해는 전무한 상태다. 거창의 양봉농가도 연 평균 60억 원을 벌었지만 올해는 반도 못 건질 처지다.
토종꿀 생산 농민 김 모(70) 씨는 "벌도 다 죽고 벌통까지 모두 태웠는데 정부 지원은 전혀 없고, 많은 돈을 들여 구한 종봉까지 모두 죽어 생계가 막막하다"면서 정부 차원의 지원책 마련을 호소했다. 그는 "토종벌을 몰살시킨 바이러스가 전염성이 매우 강한데도 치료법은커녕 원인조차 규명되지 않은 상태라 지리산 토종꿀은 앞으로 구경조차 힘들게 됐다"고 한숨지었다.
과수 농가들도 비상이 걸렸다. 지리산 자락 등 산간지역에서 생산되는 머루나 다래 등은 토봉이 꽃을 수정시켜줘야 하는데 벌이 사라져 열매가 맺히지 않고 있다. 산에 자생적으로 자라는 과수 역시 열매가 달리지 않고 있다.
들판에서 딸기, 수박 등을 생산하는 시설재배농가들도 양봉을 이용해 수정을 시키는데 벌 공급이 끊겨 올해 생산량이 3분의 1까지 격감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인공수분을 하도록 독려하고 있지만 생산차질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과수 농민 오 모(60)씨는 "과일나무 수분을 위해 벌통을 갖다 놔야 하지만 양봉 가격이 폭등해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면서 "벌이 사라져 과수농가의 생존기반까지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박점용(78) 양봉협회 거창군지부장은 "꿀 생산 농가와 과수농가에겐 가축보다 벌이 더 중요한데도 구제역은 3조 원 가까이 보상해주면서 벌은 400억 원이면 충분한데도 단 한 푼도 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벌이 없다 보니 축제도 차질을 빚고 있다. 함양군 백전면 하고초 마을에서 매년 6월 보름간 열리던 하고초축제도 하고초꿀 생산이 중단되면서 올해는 개최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류영신 기자 ysryu@busan.com
벌의 애벌레를 죽이는 '낭충봉아부패병'이 지난해 중순부터 만연되면서 지리산 자락인 경남 함양군 마천면 토종꿀 생산농가 731곳이 직격탄을 맞았다. 이들 농가가 키우던 토봉 2만 1천879군(1군은 2만 5천~3만 마리)이 전멸했다.
함양군과 토봉농가들은 비싼 값을 치르고 종봉 200군을 새로 구해 왔지만 이마저도 바이러스에 감염돼 모두 죽고 말았다. 농민들은 지난 4월 이후 종봉 구입을 포기한 채 한숨만 짓고 있다. 거창지역 20개 토봉 농가가 키우던 토봉 780군도 모두 폐사하면서 같은 처지에 놓여 있다.
바이러스로 벌 전멸
'명물' 토종꿀 생산 못해
함양·거창 농가 울상
과수농가 피해도 확산
"보상 무일푼… 한숨만"
개량종인 양봉도 심각한 상황을 맞고 있다. 토봉에 치명적인 바이러스 피해는 입지 않았지만 혹한과 때이른 무더위 등 이상기후를 못 견뎌 집단폐사하고 있다. 함양에 있는 57개 농가와 거창의 400여 양봉농가가 키우던 벌의 40%가량이 이미 죽었다.
벌이 사라지면서 꿀 생산이 격감했다. 토종꿀은 토종벌이 없으니 생산이 완전히 중단된 상태고, 양봉꿀도 반 토막이 날 상황이다.
함양지역의 토종꿀 생산 농가들은 매년 마천농협을 통해 인삼공사와 연간 15t의 계약을 맺는 등 연간 80억 원의 소득을 올렸지만 올해는 전무한 상태다. 거창의 양봉농가도 연 평균 60억 원을 벌었지만 올해는 반도 못 건질 처지다.
토종꿀 생산 농민 김 모(70) 씨는 "벌도 다 죽고 벌통까지 모두 태웠는데 정부 지원은 전혀 없고, 많은 돈을 들여 구한 종봉까지 모두 죽어 생계가 막막하다"면서 정부 차원의 지원책 마련을 호소했다. 그는 "토종벌을 몰살시킨 바이러스가 전염성이 매우 강한데도 치료법은커녕 원인조차 규명되지 않은 상태라 지리산 토종꿀은 앞으로 구경조차 힘들게 됐다"고 한숨지었다.
과수 농가들도 비상이 걸렸다. 지리산 자락 등 산간지역에서 생산되는 머루나 다래 등은 토봉이 꽃을 수정시켜줘야 하는데 벌이 사라져 열매가 맺히지 않고 있다. 산에 자생적으로 자라는 과수 역시 열매가 달리지 않고 있다.
들판에서 딸기, 수박 등을 생산하는 시설재배농가들도 양봉을 이용해 수정을 시키는데 벌 공급이 끊겨 올해 생산량이 3분의 1까지 격감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인공수분을 하도록 독려하고 있지만 생산차질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과수 농민 오 모(60)씨는 "과일나무 수분을 위해 벌통을 갖다 놔야 하지만 양봉 가격이 폭등해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면서 "벌이 사라져 과수농가의 생존기반까지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박점용(78) 양봉협회 거창군지부장은 "꿀 생산 농가와 과수농가에겐 가축보다 벌이 더 중요한데도 구제역은 3조 원 가까이 보상해주면서 벌은 400억 원이면 충분한데도 단 한 푼도 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벌이 없다 보니 축제도 차질을 빚고 있다. 함양군 백전면 하고초 마을에서 매년 6월 보름간 열리던 하고초축제도 하고초꿀 생산이 중단되면서 올해는 개최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류영신 기자 ysryu@busan.com
지리산 토종꿀이 사라졌다. 지난해부터 전국에 만연된 바이러스로 토종벌(토봉)이 몰살을 했기 때문이다. 이상기후로 양봉까지 집단폐사하면서 벌의 도움을 받아 과일을 생산하는 과수 농가들까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벌의 애벌레를 죽이는 '낭충봉아부패병'이 지난해 중순부터 만연되면서 지리산 자락인 경남 함양군 마천면 토종꿀 생산농가 731곳이 직격탄을 맞았다. 이들 농가가 키우던 토봉 2만 1천879군(1군은 2만 5천~3만 마리)이 전멸했다.
함양군과 토봉농가들은 비싼 값을 치르고 종봉 200군을 새로 구해 왔지만 이마저도 바이러스에 감염돼 모두 죽고 말았다. 농민들은 지난 4월 이후 종봉 구입을 포기한 채 한숨만 짓고 있다. 거창지역 20개 토봉 농가가 키우던 토봉 780군도 모두 폐사하면서 같은 처지에 놓여 있다.
바이러스로 벌 전멸
'명물' 토종꿀 생산 못해
함양·거창 농가 울상
과수농가 피해도 확산
"보상 무일푼… 한숨만"
개량종인 양봉도 심각한 상황을 맞고 있다. 토봉에 치명적인 바이러스 피해는 입지 않았지만 혹한과 때이른 무더위 등 이상기후를 못 견뎌 집단폐사하고 있다. 함양에 있는 57개 농가와 거창의 400여 양봉농가가 키우던 벌의 40%가량이 이미 죽었다.
벌이 사라지면서 꿀 생산이 격감했다. 토종꿀은 토종벌이 없으니 생산이 완전히 중단된 상태고, 양봉꿀도 반 토막이 날 상황이다.
함양지역의 토종꿀 생산 농가들은 매년 마천농협을 통해 인삼공사와 연간 15t의 계약을 맺는 등 연간 80억 원의 소득을 올렸지만 올해는 전무한 상태다. 거창의 양봉농가도 연 평균 60억 원을 벌었지만 올해는 반도 못 건질 처지다.
토종꿀 생산 농민 김 모(70) 씨는 "벌도 다 죽고 벌통까지 모두 태웠는데 정부 지원은 전혀 없고, 많은 돈을 들여 구한 종봉까지 모두 죽어 생계가 막막하다"면서 정부 차원의 지원책 마련을 호소했다. 그는 "토종벌을 몰살시킨 바이러스가 전염성이 매우 강한데도 치료법은커녕 원인조차 규명되지 않은 상태라 지리산 토종꿀은 앞으로 구경조차 힘들게 됐다"고 한숨지었다.
과수 농가들도 비상이 걸렸다. 지리산 자락 등 산간지역에서 생산되는 머루나 다래 등은 토봉이 꽃을 수정시켜줘야 하는데 벌이 사라져 열매가 맺히지 않고 있다. 산에 자생적으로 자라는 과수 역시 열매가 달리지 않고 있다.
들판에서 딸기, 수박 등을 생산하는 시설재배농가들도 양봉을 이용해 수정을 시키는데 벌 공급이 끊겨 올해 생산량이 3분의 1까지 격감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인공수분을 하도록 독려하고 있지만 생산차질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과수 농민 오 모(60)씨는 "과일나무 수분을 위해 벌통을 갖다 놔야 하지만 양봉 가격이 폭등해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면서 "벌이 사라져 과수농가의 생존기반까지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박점용(78) 양봉협회 거창군지부장은 "꿀 생산 농가와 과수농가에겐 가축보다 벌이 더 중요한데도 구제역은 3조 원 가까이 보상해주면서 벌은 400억 원이면 충분한데도 단 한 푼도 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벌이 없다 보니 축제도 차질을 빚고 있다. 함양군 백전면 하고초 마을에서 매년 6월 보름간 열리던 하고초축제도 하고초꿀 생산이 중단되면서 올해는 개최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류영신 기자 ysryu@busan.com
벌의 애벌레를 죽이는 '낭충봉아부패병'이 지난해 중순부터 만연되면서 지리산 자락인 경남 함양군 마천면 토종꿀 생산농가 731곳이 직격탄을 맞았다. 이들 농가가 키우던 토봉 2만 1천879군(1군은 2만 5천~3만 마리)이 전멸했다.
함양군과 토봉농가들은 비싼 값을 치르고 종봉 200군을 새로 구해 왔지만 이마저도 바이러스에 감염돼 모두 죽고 말았다. 농민들은 지난 4월 이후 종봉 구입을 포기한 채 한숨만 짓고 있다. 거창지역 20개 토봉 농가가 키우던 토봉 780군도 모두 폐사하면서 같은 처지에 놓여 있다.
바이러스로 벌 전멸
'명물' 토종꿀 생산 못해
함양·거창 농가 울상
과수농가 피해도 확산
"보상 무일푼… 한숨만"
개량종인 양봉도 심각한 상황을 맞고 있다. 토봉에 치명적인 바이러스 피해는 입지 않았지만 혹한과 때이른 무더위 등 이상기후를 못 견뎌 집단폐사하고 있다. 함양에 있는 57개 농가와 거창의 400여 양봉농가가 키우던 벌의 40%가량이 이미 죽었다.
벌이 사라지면서 꿀 생산이 격감했다. 토종꿀은 토종벌이 없으니 생산이 완전히 중단된 상태고, 양봉꿀도 반 토막이 날 상황이다.
함양지역의 토종꿀 생산 농가들은 매년 마천농협을 통해 인삼공사와 연간 15t의 계약을 맺는 등 연간 80억 원의 소득을 올렸지만 올해는 전무한 상태다. 거창의 양봉농가도 연 평균 60억 원을 벌었지만 올해는 반도 못 건질 처지다.
토종꿀 생산 농민 김 모(70) 씨는 "벌도 다 죽고 벌통까지 모두 태웠는데 정부 지원은 전혀 없고, 많은 돈을 들여 구한 종봉까지 모두 죽어 생계가 막막하다"면서 정부 차원의 지원책 마련을 호소했다. 그는 "토종벌을 몰살시킨 바이러스가 전염성이 매우 강한데도 치료법은커녕 원인조차 규명되지 않은 상태라 지리산 토종꿀은 앞으로 구경조차 힘들게 됐다"고 한숨지었다.
과수 농가들도 비상이 걸렸다. 지리산 자락 등 산간지역에서 생산되는 머루나 다래 등은 토봉이 꽃을 수정시켜줘야 하는데 벌이 사라져 열매가 맺히지 않고 있다. 산에 자생적으로 자라는 과수 역시 열매가 달리지 않고 있다.
들판에서 딸기, 수박 등을 생산하는 시설재배농가들도 양봉을 이용해 수정을 시키는데 벌 공급이 끊겨 올해 생산량이 3분의 1까지 격감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인공수분을 하도록 독려하고 있지만 생산차질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과수 농민 오 모(60)씨는 "과일나무 수분을 위해 벌통을 갖다 놔야 하지만 양봉 가격이 폭등해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면서 "벌이 사라져 과수농가의 생존기반까지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박점용(78) 양봉협회 거창군지부장은 "꿀 생산 농가와 과수농가에겐 가축보다 벌이 더 중요한데도 구제역은 3조 원 가까이 보상해주면서 벌은 400억 원이면 충분한데도 단 한 푼도 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벌이 없다 보니 축제도 차질을 빚고 있다. 함양군 백전면 하고초 마을에서 매년 6월 보름간 열리던 하고초축제도 하고초꿀 생산이 중단되면서 올해는 개최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류영신 기자 ysryu@busan.com
'Issu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국이 미국을 추월한다고? (0) | 2011.05.21 |
---|---|
한국의 무슬림, 얼마나 되나 (0) | 2011.05.21 |
차세대 다목적 무인 스텔스기 '팬텀 레이' 공개 (0) | 2011.05.20 |
우리나라 주요 도시의 옛 모습 (0) | 2011.05.20 |
대지진 2~3일前 -"지진 예측 길 열려" (0) | 2011.05.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