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전통 한옥호텔 '조선왕가'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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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06.21 08:15
- ▲ 조선왕가 호텔
서울에서 자동차로 약 1시간30분 거리에 터를 잡은 경기도 연천군 고문리의 한옥호텔 '조선왕가'가 탄성을 자아내고 있다. 1800년대에 짓고 1935년에 99칸으로 중수된 황실가의 전통한옥이다. 고종(1852~1919)의 손자로 종묘제례를 주관한 이근의 고택인 염근당(念芹堂)을 재건했다.
지난 9일 정식으로 문을 연 '조선왕가'는 대지 4959㎡(약 1500평)에 827㎡(약 250평) 규모다. 서울 명륜동3가 51번지에 있던 조선왕가를 5개월에 걸친 해체와 27개월 동안의 보수작업 끝에 재탄생시켰다. 2008년 6월15일부터 25t 트럭 300대가 기와, 대들보, 서까래, 기둥, 주춧돌, 기단석 등을 현 위치인 자은산 기슭으로 옮겨왔다. 이어 본래의 자재들을 그대로 사용해 작년 9월7일 중건했다.
3대째 한약재 사업을 하고 있는 조선왕가 남권희(51) 회장은 처음에는 왕족의 집이라는 사실을 몰랐다. 한옥에 살고 싶다는 부인 김미향(44)씨를 위해 성균관대로부터 인수, 이전을 위해 해체작업을 벌이던 2008년 8월15일 오후 2시께 상량문이 발견되면서 비로소 어떤 집인지 알게 됐다. 황실가를 상징하는 빨간 비단에 먹으로 쓴 상량문이었다. 금 세 덩어리와 은, 동도 함께 비단보에 싸여 있었다. 상량문은 홍문관 대제학을 지낸 정만조(1858~1936)가 지었고 당대 명필인 농천(農泉) 이병희가 썼다. 왕가의 주인이 이근임을 증명하고, 소박하고 청렴하면서 어진 이근의 성품을 칭송하는 내용이다. 혼탁한 물 속에서도 추운 겨울을 이겨내며 자라는 미나리 같은 기상을 생각하는 집이라는 염근당의 뜻 풀이도 적혀 있다.
조선왕가 앞으로는 연천평야와 한탄강이 펼쳐져 있다. 뒤로는 자은산이 있는 배산임수의 입지조건이다. 곡재로 지어진 사찰이나 반가와 달리 경북에서 가져온 300년산 춘양목 직재로 기둥을 세웠다. 보는 최소 500년 이상(대들보는 600년)된 춘양목을 사용했다. 장대석제 3단 기단, 복과 다산을 의미하는 박쥐 문양 막새에서 왕가의 웅장한 기상이 드러난다.
전통만 내세우지는 않는다. 화장실에 샤워부스와 비데를 설치했고, 대들보 뒤편의 에어콘 바람은 시원하다. 단, TV와 컴퓨터는 놓지 않았다. 남 회장은 "한옥은 자연합일 사상을 잘 보여준다. 자연에서 얻은 물질로 자연에 가장 잘 어울리는, 순응하는 구조로 지어졌다"며 "한옥은 짓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제대로 누리려면 천천히 만끽해야 한다. TV와 컴퓨터는 도심의 공해라고 생각해 없앴다. 콘도 등 수직적 휴가 공간과 달리 진짜 쉼터를 지향한다"고 밝혔다.
또 "그동안 어떻게 하면 한옥을 저렴하게 잘 지을지 공부했다. 도면화, 모듈화하면 세계 어디에서든 한옥호텔을 지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태국, 베트남, 중국 옌벤 등지에서 특히 관심을 보이고 있다.
조선왕가에서는 슬로 라이프를 제대로 향유할 수 있다. 왕가의 비방을 도입한 황토, 편백향 테라피, 왕가비 훈욕 테라피, 각종 자연 테라피로 몸 안의 독소를 제거해 생기와 활력을 되찾게 해준다. 왕가비 훈욕 테라피는 자신의 체질에 맞는 약재를 사용하면 좀 더 효과를 볼 수 있다.
왕가식당에서는 약선 한방비빔밥, 약선 백숙 등 약선요리 자연식도 맛볼 수 있다. 인근 약용식물원에서 재배한 유기농 농산물이 재료다. 약선한방비빔밥에는 엇나리, 미나물, 당귀, 적겨자, 치커리 등 8가지가 들어간다. 또 '왕가의 아침' 카페에서는 쌍화 솔잎 복분자 산수유 등 천연발효 숙성차를 음미할 수 있다.
상설 프로그램이 다양하고, 둘러볼 곳도 많다. 승마, 임동구 박사의 건강캠프, 청소년 전통문화 국제캠프, 외국인 건강관광 2박3일, 클래식 음악회, 홍자은 미술관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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