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ssue

부식 방지 전문 기술자 체계적 양성할 때

[편집자에게] 부식 방지 전문 기술자 체계적 양성할 때

  • 이의호 한국직능개발협회 회장
  • 기사
  • 입력 : 2011.06.21 23:33 / 수정 : 2011.06.22 06:05

이의호 한국직능개발협회 회장

재난은 사후약방문보다 사전 예방이 효과적이란 것은 이제 상식이다. 얼마 전 한국재난안전기술원이 재단법인 형태로 설립됐다는 소식에 국내의 많은 인재(人災)성 재난들을 경제적으로 예방하고, 기술적으로 처방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마지 않는다. 아울러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분야가 바로 부식(腐蝕) 문제인 바 이 분야만은 전문가를 확보해 기술적으로 풀어가도록 제도적 장치 마련을 제안하고자 한다.

건축·시설물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의 원인을 살펴볼 때 예외 없이 부식문제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선진국들은 일찍이 건설·기계 등을 다루는 생산직 기술자 양성시 부식 방지 기술을 반드시 가르치고, 나아가 다양한 방식(防蝕) 전문 기술자를 양성해 설계 단계부터 경제적으로 해결해 오고 있다.

반면 국내 부식 방지 분야는 아직 제대로 관심을 못 받고 있어 부식으로 인한 재난과 경제적 손실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빈발하고 막대한 것이 현실이다.

필자는 1993년 국내 최초로 부식 방지 전문 연구소인 '한국건설방식기술연구소'를 설립한 바 있다. 선진국의 기술자료를 바탕으로 방식기술 편람을 제작·보급하고, 국내의 주요 건축 시설물들의 부식 진단·분석·처방 기술을 제공하며 동시에 국내와 부식 환경이 유사한 한 선진국의 방식 전문 기술자 양성 프로그램을 들여와 전문 기술자까지 양성해 왔으나 우리 사회의 인식 부족으로 연구소는 지난해 설립 17년 만에 결국 문을 닫았다.

그러나 그간 노동부가 부식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여 방식 전문 기술자는 민간자격증 수여 대상에서 제외시키고 올해부터 노동부의 우편원격교육에 부식 방지 기술자 양성도 포함시켜 교육비를 전액 지원하고 있어 그간 어려웠던 연구소 운영이었지만 보람을 얻고 있다. 이제 한국재난안전기술원이 출범한 시점에서 국내에서도 부식문제를 전문 기술자 양성으로 해결토록 하여 재난을 줄이고 동시에 안전성도 향상시키기를 기대한다.

그간 건설 20년도 안 돼 붕괴되는 대형 강교량, 10년 만에 보수하고 20년 만에 재건축하는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의 안전 수명을 선진국처럼 50년, 100년 이상으로 향상시키고 지난 50여년 동안 전국적으로 조성된 부식 실험실에서 개발되는 첨단 방식기술을 수출상품화할 땐 그간 부식으로 인해 입었던 경제적 손실을 모두 회수하는 쾌거도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