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물가, 왜 이렇게 비싼가] 물가 4% 올랐는데… 삼겹살 1년새 15% 올라 1만원(음식점 1인분) 훌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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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06.27 02:50
괴로운 직장인들 - 점심 한끼에 1만원 가까워 도시락·컵라면族 늘어나
한숨 쉬는 주부들 - 고등어 44%·계란 20% 등 장바구니 물가도 대폭 뛰어
중소기업에 다니는 유현웅(33)씨는 얼마 전 대리로 진급해 가족들에게 한턱 내기로 했다. "부담 없이 돼지고기나 먹자"는 부모님 말씀에 유씨는 남동생까지 4명이 냉면과 돼지갈비로 유명한 서울 방이동의 한 식당을 찾았다. 유씨는 '돼지갈비 2만2000원, 냉면 1만1000원'이라고 적힌 메뉴판을 보고 당황했다. 돼지갈비 4인분에 냉면 한 그릇씩만 먹어도 13만2000원이 나올 터였다. "이렇게 비싼 건 못 먹겠다"는 부모님의 만류로 유씨 가족은 다른 음식점으로 옮겼다. 주택가에 있는 허름한 고깃집에서 유씨 가족은 돼지갈비 6인분(7만8000원), 소주 2병(6000원), 냉면 2개(1만원), 공깃밥 2개(4000원)를 먹었다. 유씨는 "계획했던 예산(10만원)에 겨우 맞췄지만 네 식구가 10만원 가지고 돼지고기도 마음 놓고 못 사먹는 게 화가 났다"고 말했다.가파르게 오르는 '동네 물가'가 서민 생활을 위협하고 있다. 주부들은 장을 보거나 외식 한 번 하는 게 두렵고 직장인들은 한 끼를 때우는 데에도 적잖은 부담을 느껴야 할 정도다.
서민들이 가장 피부로 느끼는 '고(高)물가'는 외식비이다. 올 들어 구제역 여파로 삼겹살, 돈가스, 김치찌개 등 돼지고기가 들어가는 음식 가격은 어김없이 올랐다. 유씨가 처음 들어갔던 음식점도 올해 초 2만원이던 돼지갈비 가격을 10% 올린 것이다. 서울 신문로에서 중국음식점을 운영하는 형계영(51)씨는 "밀가루와 돼지고기 등 재료값 인상에 어쩔 수 없이 자장면은 500원, 탕수육 가격은 5000원 올렸더니 매출이 20% 정도 줄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여름에 인기가 높은 냉면과 콩국수는 이제는 서민 음식으로 부르기 민망할 정도다. 서울 시내 유명 냉면집은 대부분 한 그릇에 1만원 선이다. 직장인 박성현(41)씨는 "사리를 추가해 먹으면 냉면 한 그릇이 1만7000원"이라며 "이젠 냉면집을 가려 해도 큰 마음을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서소문동의 한 콩국수 음식점도 올해 8500원에서 9500원으로 가격을 올렸다.
통계청이 6월 초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월 기준으로 삼겹살 가격은 1년 전보다 14.5%, 탕수육은 11.4%가 올랐다. 설렁탕(8.8%), 자장면(8.2%), 김치찌개 백반(7.3%) 등의 가격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서민들의 외식 메뉴 가격 인상 폭이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4.1%)을 2배 이상 웃돈 것이다.
- ▲ 구제역 여파로 돼지고기를 쓰는 음식 가격이 크게 올랐다. 서울 남산 근처 한 돈가스 전문점이 가격을 1000원 인상했다는 안내문을 큼지막하게 붙여놓고 있다. / 주완중 기자 wjjoo@chosun.com
가공식품도 줄줄이 올랐다. 설탕과 식용유 등 부엌살림에 빠질 수 없는 품목이 대형마트에서 1년 만에 20~30%씩 올랐다. 6월 들어 뚜레주르·파리바게뜨 등 제과업체가 값을 올렸고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생수·과자·아이스크림·탄산음료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부쩍 오른 외식가격은 직장인들의 생활 패턴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직장인 김현태(36)씨는 한 달 전부터 도시락을 싸 출근한다. 김씨는 "매일 1만원씩 점심값을 쓰는 것보다 낫다"며 "편의점 컵라면으로 점심을 때우는 동료도 있다"고 말했다. 4000 ~5000원씩 하는 비싼 브랜드 커피를 끊거나 퇴근 후 동료와 회식 횟수를 줄이는 직장인도 부쩍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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