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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ic News

카다피, 성난 군중에 애원하다 처형당해

리비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는 생포될 당시까지만 해도 비교적 멀쩡한 상태였지만, 이후 관자놀이에 총을 맞아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마지막으로 공개된 생전 모습은 자신을 둘러싼 성난 군중에게 머리채를 쥐어뜯기고 두들겨 맞으며 목숨을 구걸하는 장면이었다.

 

Chaotic: Gaddafi was pushed around by rebel fighters, one of whom filmed the incident on a mobile telephone

애초 그는 ‘교전 중 다리와 머리에 심각한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옮겨지던 중 숨진’ 것으로 알려졌었지만, 그의 사망 소식이 처음 전해진지 12시간도 지나지 않아 이를 뒤집는 영상과 사진, 증언 등의 자료가 현지 언론을 통해 속속 공개되고 있다.

20~21일 유튜브 등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과도 정부(NTC·구 반군) 군인이 탄 트럭에서 하늘을 향해 누워있던 카다피가 비틀거리며 끌려 내려진다.

 

Struggle: Video footage shows Gaddafi being hauled off a rebel fighter truck minutes after his capture

 

셔츠와 얼굴에는 피가 묻어 있지만,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던 다리에는 상처나 혈흔이 보이지 않는다.

트럭에서 내려진 카다피는 자신을 끌고 가려는 군인들에게 손을 내밀며 살려주길 애원하지만, 곧이어 맥없이 여러 명의 군인에게 둘러싸여 맥없이 끌려간다.

화면은 이 때쯤부터 심하게 흔들리지만, 끌려가던 카다피가 주위에 있던 군중들에게 머리채를 쥐여뜯기고 얼굴에 주먹질을 당하는 장면이 중간중간 비쳐진다.

카다피가 다른 트럭으로 옮겨진 듯한 상황에서 누군가 “그를 살려줘, 그를 살려줘!”라고 소리치고 나서 총성과 환호성이 울렸다.

Watch the footage of Gaddafi's last minutes in this video:



성난 군중에게 둘러싸였던 카다피가,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머리에 총을 맞아 숨졌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실제로 이후 공개된 카다피의 시신 사진 중 한 장에는 그의 왼쪽 관자놀이에 총상이 보인다.

 

Graphic: Images of Gaddafi's capture and death may prompt discomfort in Western minds

 

Procession: Libyans have been flocking to the morgue, where Gaddafi's body was taken, and have been taking photographs of him

 

과도 정부 측은 이러한 '처형'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NTC의 마무드 지브릴 총리는 “카다피가 생포됐을 때 건강에는 문제가 없었다”며 ‘생포 당시 중태였다’는 기존 입장을 뒤집으면서도, “그가 하수관에서 발견돼 픽업트럭으로 옮겨졌고, 트럭이 출발하려는 순간에 카다피군과 NTC군 사이에서 교전이 벌어지면서 카다피가 머리에 총을 맞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브릴 총리는 또 “카다피를 죽이라는 지시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Bundled: An ambulance carries Gaddafi's body from Sirte to Misrata

그러나 NTC의 한 소식통은 외신에 “그들(과도 정부군과 시민)이 카다피를 생포했지만, 그를 끌고 가는 동안 카다피를 구타했고, 그를 죽였다”면서 “카다피가 저항했던 것 같다”며 다른 증언을 냈다.

카다피가 미수라타에 도착했을 때 카다피를 검진했던 의사는 그가 머리와 복부에 총을 맞았다고 전했다.

생포 당시의 자세한 상황도 나왔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카다피군은 이날 호송차량을 80대를 앞세워 반군의 포위망을 뚫고 탈출을 시도했다.

하지만, 프랑스의 전투기가 위협 폭격을 가하면서 멀리 가지는 못했고, 이어 과도 정부군의 공격을 받았다.

시르테 서쪽으로부터 3km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이 공격으로 기관총을 실은 픽업트럭 15대가 불탔고, 트럭 인근에는 50여 구의 시신이 발견됐다.

 

Devastated: NATO airstrikes and revolutionary ground forces concentrated on a compound in Sirte, where they believed Gaddafi was hiding

 

Bombed out: Vehicles belonging to Gaddafi's supporters sit destroyed near Sirte after NATO airstrikes

당시 카다피는 도망쳐 인근 하수구로 숨었으나 NTC군에 의해 곧바로 적발됐다.

당시 체포작전에 참여한 NTC군은 “카다피의 부하 중 한 명이 공중에 총을 흔들며 항복하겠다고 소리쳤다”면서 “그러나 그가 나를 보자마자 총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NTC군은 이어 “그때 카다피가 부하들에게 총격을 중지하라고 말한 것 같다”면서 “그 부하는 ’내 주인이 여기 있다. 무아마르 카다피가 여기 있으며 그가 부상당했다고 소리쳤다”고 말했다.

이어 이 NTC군은 하수구에서 카다피를 끌어내 트럭에 태웠다고 전했다.

카다피는 체포 당시 복부 등에 총상을 입은 상태였으며, “뭐가 잘못됐지? 어떻게 돼 가는 거야?”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Brutal: There had been fierce fighting around the drain before Gaddafi was finally killed. The body of a fighter can be seen in the dust at the centre of the scre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