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대홍수]
대홍수에 쩔쩔매는
태국 첫 여성 총리 친나왓
- 입력 : 2011.10.22 03:03
- ▲ /AP 연합뉴스
수해 두달만에 대책센터 설치
"대처 능력 부족" 비난 거세
"언론인 여러분들이 자비를 베풀어주세요. 지금은 정쟁을 할 때가 아니라 국민들의 사기 회복을 위해 힘을 합칠 때입니다."잉락 친나왓(44) 태국 총리는 지난 19일 홍수피해대책 관련 기자회견에서 두 손을 모은 채 고개를 숙여가며 울먹였다. 홍수피해를 두고 정부의 늑장 대응과 무능력을 질타하는 야당과 군부, 재계 등 반대 세력에 밀리자 '언론만이라도 나를 지지해달라'고 읍소한 것이다.
친나왓 정권은 취임 초부터 휘청대 조롱거리가 됐다. 8월 취임식 전부터 홍수로 인한 침수 경고가 나왔는데도 9월 말에야 해외 망명 중인 오빠 탁신 친나왓 전 총리가 각료들을 불러모아 피해대책 화상회의를 해 "여동생은 뭐 하는 거냐"는 말을 들었다. 공장과 농지, 문화유산이 다 물에 잠기기 시작한 이달 8일에야 처음 홍수피해대책센터를 설치했다. 친나왓 총리는 홍수 때문에 산업시설이 타격을 받고 대량 실직사태가 이어지는데도 자신의 포퓰리즘 선거 공약이었던 '최저 임금 40% 인상안'을 밀어붙여 재계로부터 "경제를 초토화하려는 것이냐"는 반발을 샀다.
최근엔 과학기술부 장관이 "방콕 북부 주민들은 7시간 내 대피하라"고 했다가 법무장관이 20분만에 이를 해제하는가 하면, 농림장관이 "강물이 다 빠져나가 방콕은 안전하다"고 선언했는데 이튿날 야당 소속 방콕주지사가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고 하는 등 부처 간 의견 조율도 엉망이었다. 태국 한 사립대학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 78%가 "정부 발표를 믿을 수 없다"고 답했다.
미국 유학 출신의 친나왓은 가족기업에서 부동산·통신 분야를 다뤄봤을 뿐 국정 운영법은 물론 각료나 여당 의원들에 대해서조차 잘 모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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