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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12.09 23:33
박 후보와 문 후보가 경쟁하듯 '대통합'을 말하고 나선 건 부동표를 붙잡기 위해서다. 안철수 후보 사퇴 이후 15~20%에 이르던 부동표는 주말을 거치며 5~8% 수준으로 줄었다. 국민은 두 후보 발언이 득표용이란 걸 뻔히 뚫어보면서도 대통합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이대로 가면 누가 당선돼도 취임 반년도 못 가 반쪽짜리 정부를 면치 못할 것이다. 그만큼 국가·국민 분열은 심각하다. 두 후보가 부도수표를 내지 않고 국민 통합에 앞장서도록 국민이 적극적으로 압력을 넣어야 한다.
역대 모든 대통령 후보가 선거운동 기간과 당선 직후 여야를 넘어선 초당적(超黨的) 국정 운영을 다짐했으나 이뤄진 적이 없다. 대선에서 승리한 측이 패자(敗者)를 통합을 위한 진정한 파트너로 여기지 않고 구색 갖추기용으로 이용만 하려 한다는 의구심을 풀어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박 후보의 '국정 쇄신 정책 회의' 구상 역시 야당과 시민사회가 진지하게 호응하기엔 어떤 역할을 하는 기구인지 모호하다. 문 후보 측은 즉각 "열흘짜리 선거용"이라고 비판하고 나왔다.
문 후보가 말한 '대통합'은 반(反)박근혜 세력이 연대해 대선에서 승리한 후 공동 정부를 구성하고 그 정부를 뒷받침할 새 정당을 만들겠다는 말이다. 결전을 앞두고 같은 진영끼리 뭉치자는 선거 전략은 이해할 수 있으나 선거 이후에도 그렇게 가면 국민 절반의 반감(反感)을 살 뿐이다.
지난 4일 1차 TV 토론에서 문 후보는 "누가 대통령이 되든 여·야·정(與·野·政) 정책협의회를 만들자"고 제안했고 박 후보도 "검토하겠다"고 응수했다. 탕평 인사든 초당적 국정 운영이든 여야가 손뼉을 마주쳐야 실현될 수 있다. 두 후보는 대통합 구상을 선거용으로만 끝내선 안 된다. 여야 간에는 정치 쇄신안은 물론, 복지를 비롯한 여러 국정 분야에서도 공통 정책이 많다. 두 후보는 대통령이 될 경우 이런 정책들을 실현하기 위해 야당과 국회의 협조를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가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는 방안을 내놓아 대통합 정치의 가능성을 넓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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