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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

무인 수성탐사선 메신저호 11년 임무 마치고 산화

입력 : 2015.05.01 13:54 | 수정 : 2015.05.01 14:12


	수성 궤도를 돌고 있는 무인 탐사선 메신저호 /NASA 제공
수성 궤도를 돌고 있는 무인 탐사선 메신저호 /NASA 제공

무인 수성(水星) 탐사선 ‘메신저(Messenger)호’가 11년의 여정을 마치고 1일 새벽 장렬한 최후를 맞았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1일 오전 4시26분(이하 한국시각) 연료가 소진된 메신저호가 수성 표면에 충돌해 폭발하면서 임무를 끝냈다”고 밝혔다. 메신저호는 지구에서 보이는 수성의 반대쪽에 충돌했고, 14분 뒤인 4시40분에 교신이 영원히 끊겼다. 충돌을 앞두고 메신저호 트위터 계정에는 “이제는 작별을 고해야 할 시간”이라는 글이 올랐다.

메신저호는 표면에 충돌하는 순간에도 지구로 수성 표면에 대한 다양한 자료를 전송해왔다. NASA는 “메신저호는 시속 1만4000㎞의 속도로 수성에 충돌하면서 지름 15m가량인 분화구 형태의 흔적을 남겼다”면서 “이는 인류가 수성에 남긴 첫 발자취”라고 설명했다.

메신저호는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2004년 8월 발사돼 6년 7개월 동안 78억9000㎞를 비행한 끝에 2011년 3월 수성 궤도에 진입했다. 메신저호가 수성에 도착하는데 6년이 넘는 시간이 걸린 것은 지구와 금성 등의 중력을 이용해 탐사선의 궤도를 조정하는 ‘플라이 바이(Fly-by·중력도우미)’를 이용해 천천히 수성에 접근했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메신저호 미션을 통해 인류가 수성의 80% 이상을 알게 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무게 500㎏에 너비 2m, 높이 2.5m 크기인 메신저호는 두 대의 카메라와 레이저 고도계, 수성의 자기장 측정을 위한 자력계(磁力計) 등 7대의 장비를 동원해 수성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왔다.

지금까지 메신저호가 4104회 수성을 돌면서 지구로 보내온 사진은 27만7000장에 이른다. 과학자들은 이 사진과 각종 데이터를 분석, 수성의 극 지역에 얼음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수성 내부에 철로 구성된 핵(核)이 있다는 것, 탄소를 포함한 유기물이 있다는 점 등도 메신저호를 통해 처음으로 밝혀졌다.

유럽우주국(ESA)과 일본항공우주항공청(JAXA)는 차세대 무인 수성탐사선 ‘베피콜롬보(BepiColombo)’를 제작하고 있다. 베피콜롬보는 2017년 발사돼, 2024년 수성 궤도에 도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