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결단을 요구받고 있다②
<①편에서 계속>
북한의 핵 위협 아래 놓인 한국처럼 위태로운 국제 안보 환경을 가진 나라가, 그것도 한국 정도의 경제력과 기술력을 가진 나라가 핵무장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오히려 이상하다. 미국이 최초로 핵보유국이 된 이후, 핵무장을 이룬 나라들의 안보 환경이 현재의 한국만큼 처절한 경우는 없었다. 소련, 영국, 프랑스, 중국이 핵 개발을 완료했을 당시 그 누구도 오늘의 한국처럼 안보 위기가 절박한 적은 없었다. 오로지 이스라엘의 안보 상황이 한국과 비견될 수 있다.
미국 과학자들이 만든 보고서는 ‘미국의 확장억지력을 제공받고 있지만 국가안보가 중대한 위협에 직면하면’ 한국은 핵무장을 결심할지도 모른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미국은 한국이 핵 공격을 당할 경우 미국의 핵으로 ‘보복’을 해 주겠다고 약속했고, 미국의 확장억지를 믿은 한국은 자체 핵무장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제 한국은 미국이 제공하는 확장억지력(extended deterrence)의 신뢰성을 심각하게 따져보아야 할 때가 되었다.
북한이 핵무기를 실전 배치한 이후에도 한국은 미국의 확대된 억지를 믿을 수 있을까. 믿기 어려울 것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실전 배치하는 날, 미국의 핵 확장 억지라는 안전장치는 사실상 붕괴된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에 핵폭탄을 장착할 수 있게 되는 날, 한국은 핵 개발을 자제하라는 미국의 요구에 대해 과거 프랑스가 했던 말을 그대로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프랑스는 확장억지를 믿으라는 미국의 요청에 대해 “미국은 파리를 위해 뉴욕을 포기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었다. 미국 사람들은 대답할 수 없었다. 프랑스 사람들은 미국이 가진 수천 발의 핵폭탄보다 프랑스가 가진 몇 개의 핵폭탄이 프랑스의 국가안보를 위해 훨씬 더 유용하다는 논리를 전개했고 핵 무장을 단행했다.
한국은 미국에 “서울을 지키기 위해 로스앤젤레스(LA)를 포기할 각오가 되어 있느냐”고 물어보아야 할 것이다. 반면 핵무장을 완성한 북한은 미국에 “서울을 보호하기 위해 LA를 거는 바보 같은 짓은 하지 마라”고 위협할 것이다. 미국의 LA를 공격할 수 있을 정도로 핵무장한 북한이 한국을 무력 공격한다면 그때 미국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이미 수십 년 전 한스 모겐소(Hans J. Morgenthau) 교수는 “핵무장한 적국과 싸우는 나라는 일본처럼 대들다 죽든지 혹은 항복하든지 둘 중의 하나”를 택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핵무기 체계를 완성하도록 방치한 한국이 당면하게 될 바로 그 상황이다. 지금 당장 이 상황을 어떻게 빠져나올 수 있느냐를 궁리해야 한다.
이스라엘이라면 선제공격을 통해 아직 실전 배치 이전인 북한 핵 시설을 파괴해 버리는 전략을 택할 것이다. 전쟁하자는 것이냐며 반문할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북한이 정말 핵무기 체계를 완비하는 날, 한국은 전쟁이라는 ‘최악의 수단’도 쓸 수 없게 될 것이라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북한의 위협에서 벗어나는 방법이 있다. 한국도 재빨리 핵무장을 갖추면 된다. 한국의 핵무장은 ‘민족의 파멸’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에게 묻겠다. 한민족은 미국이나 소련, 인도나 파키스탄 민족보다 훨씬 열등한 민족이냐고? 남북한 모두가 핵을 가지고 있을 경우 남북한은 핵전쟁을 해서 다 죽어버릴 정신나간 민족이냐고? 케네스 왈츠(Kenneth N. Waltz) 교수는 “이 세상 모든 나라가 다 핵무장한다면 세상은 오히려 전쟁이 없는 곳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의 핵무장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가장 흔히 내세우는 이유는 ‘미국이 반대하기 때문에 한국은 핵무장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이다. 미국은 한국이 핵무장하고자 노력할 경우 어떤 입장을 취할까. 한국의 핵폭탄이 중동의 테러리스트에게 팔려나갈 것이 아닌 한, 혹은 한국이 미국의 적대국이 되지 않는 한, 미국은 ‘최후의 살길을 강구하는 대한민국’의 ‘팔을 분질러 버릴’ 나라가 아니다. 물론 미국은 한국의 핵무장이 초래할 국제 핵확산에 대해 우려한다. 그러나 미국이 모든 핵무장을 다 반대하거나 막는 것은 아니다.<③편에 계속>
북한의 핵 위협 아래 놓인 한국처럼 위태로운 국제 안보 환경을 가진 나라가, 그것도 한국 정도의 경제력과 기술력을 가진 나라가 핵무장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오히려 이상하다. 미국이 최초로 핵보유국이 된 이후, 핵무장을 이룬 나라들의 안보 환경이 현재의 한국만큼 처절한 경우는 없었다. 소련, 영국, 프랑스, 중국이 핵 개발을 완료했을 당시 그 누구도 오늘의 한국처럼 안보 위기가 절박한 적은 없었다. 오로지 이스라엘의 안보 상황이 한국과 비견될 수 있다.
미국 과학자들이 만든 보고서는 ‘미국의 확장억지력을 제공받고 있지만 국가안보가 중대한 위협에 직면하면’ 한국은 핵무장을 결심할지도 모른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미국은 한국이 핵 공격을 당할 경우 미국의 핵으로 ‘보복’을 해 주겠다고 약속했고, 미국의 확장억지를 믿은 한국은 자체 핵무장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제 한국은 미국이 제공하는 확장억지력(extended deterrence)의 신뢰성을 심각하게 따져보아야 할 때가 되었다.
북한이 핵무기를 실전 배치한 이후에도 한국은 미국의 확대된 억지를 믿을 수 있을까. 믿기 어려울 것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실전 배치하는 날, 미국의 핵 확장 억지라는 안전장치는 사실상 붕괴된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에 핵폭탄을 장착할 수 있게 되는 날, 한국은 핵 개발을 자제하라는 미국의 요구에 대해 과거 프랑스가 했던 말을 그대로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프랑스는 확장억지를 믿으라는 미국의 요청에 대해 “미국은 파리를 위해 뉴욕을 포기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었다. 미국 사람들은 대답할 수 없었다. 프랑스 사람들은 미국이 가진 수천 발의 핵폭탄보다 프랑스가 가진 몇 개의 핵폭탄이 프랑스의 국가안보를 위해 훨씬 더 유용하다는 논리를 전개했고 핵 무장을 단행했다.
한국은 미국에 “서울을 지키기 위해 로스앤젤레스(LA)를 포기할 각오가 되어 있느냐”고 물어보아야 할 것이다. 반면 핵무장을 완성한 북한은 미국에 “서울을 보호하기 위해 LA를 거는 바보 같은 짓은 하지 마라”고 위협할 것이다. 미국의 LA를 공격할 수 있을 정도로 핵무장한 북한이 한국을 무력 공격한다면 그때 미국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이미 수십 년 전 한스 모겐소(Hans J. Morgenthau) 교수는 “핵무장한 적국과 싸우는 나라는 일본처럼 대들다 죽든지 혹은 항복하든지 둘 중의 하나”를 택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핵무기 체계를 완성하도록 방치한 한국이 당면하게 될 바로 그 상황이다. 지금 당장 이 상황을 어떻게 빠져나올 수 있느냐를 궁리해야 한다.
이스라엘이라면 선제공격을 통해 아직 실전 배치 이전인 북한 핵 시설을 파괴해 버리는 전략을 택할 것이다. 전쟁하자는 것이냐며 반문할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북한이 정말 핵무기 체계를 완비하는 날, 한국은 전쟁이라는 ‘최악의 수단’도 쓸 수 없게 될 것이라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북한의 위협에서 벗어나는 방법이 있다. 한국도 재빨리 핵무장을 갖추면 된다. 한국의 핵무장은 ‘민족의 파멸’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에게 묻겠다. 한민족은 미국이나 소련, 인도나 파키스탄 민족보다 훨씬 열등한 민족이냐고? 남북한 모두가 핵을 가지고 있을 경우 남북한은 핵전쟁을 해서 다 죽어버릴 정신나간 민족이냐고? 케네스 왈츠(Kenneth N. Waltz) 교수는 “이 세상 모든 나라가 다 핵무장한다면 세상은 오히려 전쟁이 없는 곳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의 핵무장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가장 흔히 내세우는 이유는 ‘미국이 반대하기 때문에 한국은 핵무장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이다. 미국은 한국이 핵무장하고자 노력할 경우 어떤 입장을 취할까. 한국의 핵폭탄이 중동의 테러리스트에게 팔려나갈 것이 아닌 한, 혹은 한국이 미국의 적대국이 되지 않는 한, 미국은 ‘최후의 살길을 강구하는 대한민국’의 ‘팔을 분질러 버릴’ 나라가 아니다. 물론 미국은 한국의 핵무장이 초래할 국제 핵확산에 대해 우려한다. 그러나 미국이 모든 핵무장을 다 반대하거나 막는 것은 아니다.<③편에 계속>
- 이춘근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 |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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