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얼음골은 어떻게 형성됐나?
입력 2019.07.30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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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산에 가면 평지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한 현상을 목격할 수 있다. 겨울에 얼음이 거꾸로 언다든지, 즉 위에서 내려온 얼음이 아니라 땅에서 올라간 얼음을 볼 수 있다. 또, 바위틈에서 겨울엔 따뜻한 바람이, 여름엔 시원하다 못해 차가운 바람이 부는 현상도 발생한다. 신기하기만 할 뿐이다. 이번 호에서는 바위틈에서 부는 바람에 대해서 알아보자.
우리나라 산악지대 사면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돌무더기들을 흔히 너덜겅, 혹은 너덜지대라고 한다. 한자로는 애추崖錐, 영어로는 talus라고 한다. 산 계곡부에 돌들이 쌓인 지대를 말한다. 백과사전에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온대지방의 애추 대부분은 과거 빙하기에 형성된 것으로 지금은 활동을 멈춘 화석지형으로 알려져 있다. 그 증거가 되는 것이 애추 표면의 암괴가 이끼로 덮여 있거나 암괴를 공급한 배후의 단애 노두가 신선하지 않으며, 식생의 침입을 받기도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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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대표적 얼음골, 즉 애추는 밀양얼음골. 밀양얼음골은 더운 여름철 얼음이 얼 정도로 찬바람이 나오고, 겨울에는 따뜻한 바람이 쉴 새 없이 분다. 신비한 바람골인 셈이다. 그 바람의 진원지가 바로 애추에 형성된 바위에서다. 1926년 일제 강점기에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반도 전체에 풍혈風穴은 149개소가 있으며, 그 중 남한에는 54개소가 분포하고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신비한 지형현상은 이미 고대로부터 있어 왔으며, 일제 강점기에는 이를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신증동국여지승람〉과 <세종지리지>에서도 빙혈과 풍혈이라는 이름으로 자세한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서울대 지리학과 박수진 교수는 “산 계곡부에 빙하기 때 만들어진 돌들 사이로 물이 흘러 흙이 쌓이고, 계곡부 아주 깊숙한 곳에는 흙의 영향을 덜 받고 햇빛의 영향도 받지 않는다. 이게 세월이 흐르면서 흙 주변에 바위만 일정부분을 형성하게 된다. 공기의 원리는 찬 공기는 밑으로 내려가고, 그 밑은 더 차가워진다. 겨울에 따뜻한 바람이 불어나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겨울의 바깥 차가운 공기가 바위틈 사이로 파고들면 밑에 있던 바깥공기보다 덜 차가운 공기가 자연적으로 위로 올라온다. 그게 겨울에 따뜻한 바람이 나오는 것이고, 여름엔 차가운 공기가 가득 채워져 있어 시원한 바람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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