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활정보

사과처럼 깎아먹는 수박, 천도와 백도를 합친 복숭아… 올여름엔 ‘인싸 과일’ 인기

사과처럼 깎아먹는 수박, 천도와 백도를 합친 복숭아… 올여름엔 ‘인싸 과일’ 인기

변희원 기자

입력 2021.07.10 14:00

 

 

 

 

 

지난달 14일부터 21일까지 크라우드 펀딩 와디즈에서 한국판 납작복숭아라고 불리는 ‘대극천 복숭아’ 펀딩이 진행됐다. 과일을 판매하기 전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모금을 해서 목표 금액이 달성이 되면 판매를 하는 방식이다. 유럽에서 주로 먹는 납작복숭아는 지난해부터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고, 최근 한국 농가에서 내놓은 비슷한 신품종이 대극천 복숭아다. 껍질에 털이 없고 아삭한 식감을 가진 천도 복숭아와 껍질에 털이 있지만 부드러운 식감을 가진 백도복숭아의 장점을 합쳐놨다. 대극천 복숭아 펀딩의 애초 목표 금액은 50만원이었지만 달성 금액은 1800만원이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한국판 납작복숭아라 불리는 '대극천복숭아'

6대 과일(사과‧배‧감귤‧단감‧포도‧복숭아)을 넘어 ‘인싸(트렌드에 익숙한 소위 인사이더) 과일’(이색 과일)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이한 모양이나 색깔을 갖고 있는데다 기존 품종의 장점만 갖다가 만든 신품종이기 때문에 기존 품종에 비해 뛰어난 맛을 자랑한다. 지난해에 유행한 ‘단마토’의 경우, 단맛을 가진 식물인 스테비아에서 추출한 ‘스테비오사이드’ 성분을 재배 과정에서 토마토에 스며들게 했다. 열량은 낮지만, 설탕에 절여 놓은 것처럼 단맛이 강하다.

이색 과일은 2~3년 전부터 맘카페와 소셜미디어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하다가 지난해부터 마트와 온라인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와디즈에서 펀딩이 진행된 신비복숭아, 하미과, 애플수박, 나디아 자두, 미니망고수박 등은 모두 목표 금액을 훌쩍 뛰어넘는 돈이 모여 마감됐다.

천도와 백도의 맛이 함께 나는 '신비복숭아'

지난해부터 눈에 띄게 늘어난 신비복숭아는 겉은 천도복숭아처럼 빨갛고 딱딱하면서, 속은 백도처럼 말랑말랑한 복숭아다. ‘신비’한 식감을 가졌다고 해서 신비복숭아다. 2000년대 초반 경북 경산에서 복숭아 농사를 짓던 이윤도 명장이 천도와 백도 품종을 교배해 만들었다. 재배와 저장이 까다로워 판매 기간은 1년 중 2주 밖에 안될 정도로 짧다. 천도복숭아보다 가격이 1.5~2배 정도 비싼데도 해마다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GS더프레시는 올해 신비복숭아 판매 물량을 지난해 보다 6배 많은 30t 규모로 준비했다.

 

이색 과일을 찾는 이유 중 하나는 ‘희귀템’(희귀한 아이템)이나 ‘한정판’의 매력 때문이다. 대극천 복숭아의 경우, 아직 재배 농가가 많지 않아 다른 복숭아 품종보다 물량이 적은 편이고 신비복숭아도 한정된 기간에만 먹을 수 있다. 모양이 특이한데다 희소성이 있는 과일을 인증하려는 심리도 인기에 한 몫했다. 10일 현재 인스타그램엔 납작복숭아와 신비복숭아 관련 게시물이 각각 3만5000개가 넘는다.

이색 과일을 찾는 또다른 이유는 크기 때문이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7~8월 두 달간 복숭아의 매출이 수박을 제쳐 여름 과일 판매 1위를 차지했다. 판매량은 수박보다 46% 높았다. 올해 6월 매출 역시 전년 대비 30% 늘어났다. 1~2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이 혼자 먹기 힘든 수박보다 작은 과일인 복숭아를 선호한 것이다. 이색 과일이 인기를 얻은 것도 기존 품종에서 크기가 줄이거나 복숭아, 자두, 앵두 등 작은 과일의 신품종을 개발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껍질이 얇아 사과처럼 깎아먹을 수 있는 '애플수박'

수박 주산지인 고창군은 2018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애플수박을 출시했다. 당시 애플수박의 무게는 2㎏ 내외, 당도는 평균 13브릭스 이상이었다. 일반 수박 7~8㎏에 당도는 평균 10브릭스이다. 애플수박은 과피가 얇아 사과처럼 깎아 먹을 수 있을 정도다. 최근에는 1kg도 안되는 애플수박까지 나왔다. 이마트는 지난해 까망 애플수박을 6만통 이상 판매했다가 올해는 25만통으로 대폭 늘렸다.

 

변희원 기자